그녀석의 역동적인 삶에 조의를 표하며...
처음하는 그것
단체로 하는 그것
남자들 뿐인 그것
싫어도 해야하는 그것
밤마다 괴롭고 주말마다 서글퍼지는 기숙사 생활 !!
그녀석과에 조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녀석에 별명은 손가락이다
어느날 화장실서 볼일을 보는데 녀석이 나타났다
바로 옆에서 서서쏴를 하며 반대쪽으로 살짝 돌아 서길래
<삼삼> : 야 !! 뭘 돌아서서 그러냐? 손바닥으로 가려지잖아
<녀석> : 손바닥은 무슨 ~ ~ ^^;;; ... 손가락이지-_-
***** 손가락 ... 그녀석이 수술을 받아야 한단다.....
그 소식을 듣고 잊어 버렸던 녀석에 대한 기억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갔다 *****
자동차에 얽힌 짧은 기억(1)
5~6년전 같은 회사 다닐적 .................
어느날 퇴근을 해서 기숙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차문에 붙어서 낑낑대는 녀석을 발견 하였다
물론 차랑 ... 무-_-흣한 짓거리를 하는건 아니다-_-;;
<삼삼> : 야 ~ 너 차랑 씨름하냐?
<손가락> : 키 안빼고 잠궜어 씨-_-양 !!
<삼삼> : 이런건 내가 전문 아니냐...집에가서 옷걸이 하나 가져와라
얼마후 옷걸이를 가져온 그녀석..................-_-;;;
내가 원한 옷걸이는 철사로된 가느다란 옷걸이 였지만
녀석의 손에는 프라스틱 으로된 양복걸이가 보무도 당당히 들려있었다
옷걸이에 녀석을 걸고 그걸 옥상에 널고 싶다는 충동을 억누르며
엄습하는 압박감에 심호흡을 몇번 하고서야 진정이 되었다
<삼삼> : 철사 옷걸이 없으면 "30Cm 자".... 같은 거라도 가져와 ^^;;
<손가락> : 자 없을텐데
<삼삼> : 비슷한 거라도 찾아봐
잠시후 나온 녀석의 손에 들린걸 보고
난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살인 충동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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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의 손에는 수줍은 모습의 "부엌칼"이 들려있었다
절망감에 머리털 쥐어 뜯으면 고민을 하다가 문득 !!
행여나(?) 하는 생각이 떠올라서
조수석을 가 보았다.....역시나(!)였다
당시 녀석에 차는 프라이드였는데 (녀석의 형이 타던 중-_-고)
지금은 모든차가 운전석에서 문짝 네개를 전부 잠그는
Auto lock 타입 이지만 녀석에 차는 문짝 하나 마다 수동 잠금이었다
내 상상대로 녀석은 운전석만 잠그고 나머지 문은
잠그지않은 것이었다 (보통 운전석 뒷자리는 거의 모든 차가 잠겨있음)
조수석 쪽에 서있던 내가 잠시 동안의 액션을(문을 여는것 처럼)
보인후.........................조수석 문을 열어 보였다
녀석은 나의 엄청난 기술에 입을 다물지 못하였고
그후에도 몇번 차키를 안빼고 문을 잠근 녀석.........
그때마다 난 부엌칼로 녀석에 차문을 열어 주었다-_-V
후일 녀석의 증언에 의하면 프라이드 운전하며 네개의 문을
전부 잠근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수있었다
그렇게 엉뚱하고 예사롭지 않은 그녀석 덕에
난 부엌칼로 차문을 따는 기술자(?)란
흉흉한 소문에 주인공이 되었었다
*****회사를 옮긴지 5년 정도가 지난 지금에 와서야 접한 소식....
근래들어 기운이 없고 가슴이 답답하여 검진을 받았는데
수술을 요하는 심각한 상태란다
그 소식을 듣고도 난 정말 믿을 수 없었다
녀석에 삶은 엽기 -- 그 자체 이기에 *****
자동차에 얽힌 짧은 기억(2)
당시 댕기던 회사 정문은 도로쪽으로 약간에 경사가있었고
경비실 옆 출근 체크기에 카드를 긁게 되어있었다
출근중인 그녀석 뒷자리에는 잠시후 일어날 엽기적 사건의 희생자인
아가씨 두명이 세상 모르고 졸고있었다
카드 체크를 위해 차에서 내린 그녀석;;
세상 모르고 졸고있는 두 사람;;
그리고 사이드 안잡아서 서서히 도로 쪽으로 밀리고있는 차;;
차는 정문을 지나 도로쪽으로 점점 밀리고
어떤 사고가 날지 모르는 위기 일발의 순간
녀석은 카드를 긁고 자기가 차를 끌고 왔다는 것도 잃어 버린채
식당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쿵" 하는 둔탁한 소리에 뒤를 돌아본 그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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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 어 ! 내차가 왜 저기에있지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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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출근 하던 차가 도로진입 직전에 막아준 것이었다
후일... 차에있던 두명에 아가씨는 이렇게 진술하였다
"운전할줄도 모르면서 왜 후진기어 넣었냐구 디지게 혼났어요"
"출근 못하면 못하지 앞으론 절대로 그차 안타요 ㅠ.ㅜ "
***** 많은것을 잃어 버리고 덤벙대던 그녀석
녀석에 병명은 "암" 이란다
왠지 모를 서러움에 터질것 같은 가슴.....하지만 !!!
내 마음에선 아닐거란 생각이 이상 하리만큼 자꾸만 밀려왔었다
녀석에 삶은 어떤 쪽으로 뛸지 모르는 개구리 인생 이기에 *****
자동차에 얽힌 짧은 기억(3)
어느날 인가는 퇴근을 하는데
좌회전 신호를 받기위해 녀석이 서 있었고
바로 뒤에는 허름한 트럭 한대가 서 있었단다
좌회전 신호가 들어오구 출발 하려는 녀석이
출발을 못하고 뒤로 밀린다
그렇게 밀리고 시동 꺼 먹기를 여러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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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호 바뀔때 까지 출발을 못했다 한다
다음 신호에 열받은 뒷차가 밀어 줘서야 출발을 했다는 역사적인 날 !!!
그날 저녁 녀석은 정말로 임팩트 하고도
서스팬스한 밤을 맞이하였다
1차선 으로 따라오던 차를 무시하고 2차선에서 U턴을 하다 사고를 낸 것이다
<삼삼> : 야 ~ 왜 사이드 밀러 확인 안했어?
<손가락> : 어제 잠을 잘못잤는지 고개 아프고 귀찮아서-_-;;;
<삼삼> : 차는 많이 고장났어?
<손가락> : 아니 조금 긁혔어
<삼삼> : 근데 너차는 왜 안끌고 왔어?
<손가락> : 어~~ 내차 팔아서 그차 범퍼값 해줬어........그랜져 였거든-_-
녀석의 인생이 엽기란걸 새삼 느끼게 해주는 사건이었다
**** "암" 이라니 --- 녀석의 인생에 시동은 꺼지는 것일까?
젊은꿈 펼쳐 보지두 못하고 폐차 신고를 해야만 하는 것인가?
뻔한 현실을 애써 부정하던 나는 녀석에 병문안을 가기로 맘 먹었다 *****
자동차에 얽힌 짧은 기억(4)
얼마후 사고 후유증을 깨끗이 잊은듯
녀석은 새차를 한대 장만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인가 지났을 무렵
녀석에 차는 심하게 긁혀있었고
녀석은 술독에 빠졌다 나온놈 처럼 퍼져있었다
다행인건 차만 긁혔고 인사 사고는 아니란다
워낙 서투른 운전 실력에 그랬으려니..............
그게 열받아 술한잔 했으려니........... 생각했는데
아침이 되고도 녀석은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삼삼> : 야 !! 출근 안해?
<손가락> : 안해
<삼삼> : 사고 날수도있지...그냥 액땜 했으려니 해라
<손가락> : 아씨~ 암튼 출근 못해 /-_-
<삼삼> : 사람 안다친게 어딘데.... 바보 색히 ! 즐~~잠 /-_-
하지만 난 출근을 해서야 녀석이 출근 하지못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녀석이 긁어놓은 차는...........다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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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차였다-_-;;; 그리고 그냥 튀었단다
사내 주차장 에서 일어난 일이니 회사는 발칵 뒤집혔고
결국 조용히 넘어 갈 수도 있던 그 사건으로
녀석은 팔자에 없는 시말서를 써야만했다
***** 정말 "암" 이라면 수술을 한다고 나을수 있는 보장도 없는것인데
병원으로 향하는 내내 나의 마음은 기도를 하였다
"녀석의 인생에 실수가 있었다면 .....
지금 녀석의 불행을 시말서로 대신하게 해 주세요" *****
>>>녀석과의 해후<<<
병원문을 여는 순간
잠들어있는 녀석의 영상위로 흐릿한 무언가가 덮여왔다
녀석은 곤히 잠들어있었고
파리한 빛깔의 핏기없는 피부는
2일전 끝난 수술의 후유증을 여실히 보여 주고있었다
녀석에 소식을 전해준 친구의 말을 빌면
수술을 시작하고 종양 제거를 하는데
갈비뼈가 방해를 해서
어쩔수없이 갈비뼈 한대를 잘라 내고서야
종양 제거를 할 수 있었단다
녀석의 곁에서 잠시의 회상과 인생의 개같음을 한탄할 무렵
인기척을 느낀 녀석의 눈까풀이 가늘게 떨려왔다
어색한 웃음으로 인사를 나눈 나는 떨고있었다
<삼삼> : 그...그동안 잘........;;;
바보같은 말이라니.... 아직도 핏자욱이 남아있는
녀석의 가슴에 둘러진 붕대를 보고도
왜 그런말이 나왔는지
만약 지금의 만남이 챗팅 이라면 "즐~~" 이라고 하고
그냥 나가서 소리라도 마음껏 지르고 싶었다
<삼삼> : 신이시여 부탁입니다 제발 시말서좀 받아 주세요 (T^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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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현실이다
<손가락> : 아씨 아파 디지것네
<삼삼> : 색히 왜 약한 모습 보이구 그래
나도 모르게 한줄기 눈물이 흘렀다
이게 아닌데 이미 말라 버렸다 생각한 눈물샘이.........
<손가락> : 아~ 돌팔이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여 ~
녀석의 인생은 왜 저다지도 꼬인단 말인가
그나마 잘되어도 부족한 수술이련만
그 수술 조차도 잘못 되었다니
실날같은 희망마져 무너져 버린 것이다
<손가락> : 정말 화나서 못살겄네...종니 아퍼
녀석의 아픔을 대신 할 수 있다면 조금 이라도 나누고 싶었다
<손가락> : 나 수술 하면서 갈비뼈 잘라 낸거 알지?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손가락> : 갈비뼈 잘라내고 종양인지 뭔지 제거 한것도 알지?
난 더이상 녀석을 응시 할 수 없었다
<손가락> : 근데 그담날 의사가 와서 뭐라는줄 아냐?
더이상 말하지 않기를 기도했다
자신에 아픔을 마치 남 이야기처럼 하다니
죽음 앞에선 누구나 초연해 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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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 씨-_-발..........오진 이었다고 미안하데 !!!!
난 내 귀를 의심했다
그저 놀란 눈으로 녀석을 바라 보았다
모든 사실을 확인하고 난 나는
녀석 주려고 사갔던 음료수 한박스를 몽땅 마시고 나왔다
빵빵한 아랫배를 부여쥐고 병원문을 나서는 내 귓가로
녀석에 오열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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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 형 !!! 내 갈비뼈 붙여놔 ~~~~~~~~~~~~~~
어느새 내 입가에는 허탈한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역시 녀석에 삶은 역동적 이었다
그중 으뜸인것은 이번 수술 사건이며
백미는 그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친형" 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