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전통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주권적인 뜻,” “윤리적인 뜻,” “개별적인 뜻”으로 구분한다. 주권적인 뜻은 “우주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결정하시는 하나님의 감추어진 계획”이고, 윤리적인 뜻은 “사람이 어떻게 믿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기 위해 성경에 밝히 계시된 하나님의 명령”이며, 개별적인 뜻은 “각 사람의 삶을 위해 세우신 하나님의 이상적이고도 세부적인 계획”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구분은 하나님의 뜻을 적용 대상 내지는 범위에 의해 나눈 것이어서, 결국은 하나로 통합될 수 있다. 주권적인 뜻과 윤리적인 뜻이 다를 수 없고, 개별적인 뜻이 또 그것과 다를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런 식의 구분은 나에게 왜 이런 고난이 찾아왔으며, 그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 적절한 답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만 적용 대상에 따라 그것이 보편적인 하나님이 뜻인가(윤리적인 뜻), 아니면 구체적인 하나님의 뜻인가(개별적인 뜻)를 구분할 뿐이다. 이런 구분은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예수의 십자가 죽음이라는 사건은 결국 주권적인 면에서 볼 때도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요, 윤리적인 면에서 보아도 하나님의 뜻이요, 개별적인 측면에서도 하나님의 뜻이다. 갓난아이가 갑자기 죽은 경우를 설명할 때도, 그것은 어느 측면에서 설명해도 하나님의 뜻이 되고 만다. 결국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것은 앞에서 살펴본 숙명적 관점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분류는 이번 주제, 즉 신자의 고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것은 오히려 “내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나의 길을 선택하는 데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를 묻는 문제에서 적절하게 다루어질 설명방식이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