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페이지 1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깨닫기전에 마음의 상처로 문을 닫아 버린 어르신들에게 고향의 모습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후원자들과 동행하는 시간을 통해 “참 동행”이 무엇인지를 느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름다운 동행의 등불이신 후원자분들과 시간을 내어 함께 동행해주신 단성 고등학교 교사,학부모,학생들 그리고 함께해주신 천안 후원단체 나눔마을 가족들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신 어르신들의 얼굴에 아직도 묻어나는 미소가 세상의 작은 빛이 되어 후원자분들의 앞을 밝혀 주시리라고 믿으며, 함께 동행해주신 단성고등학교 학생의 소감문을 함께 붙혀 드립니다.
@@@@ 외출. 그리고 아름다운 동행
언제인가? 선생님께서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행사를 소개해 주셨다. 한센병 어르신들을 돌보는 성심원에서 한센병 때문에 소외되어 정든 고향을 떠나온 어르신들께 마음의 고향을 찾아 떠나는 행사였다. 한센병에 대한 선입견과 나의 짧은 지식 덕분에 처음엔 조금 망설였다. 슬그머니 손을 들어 신청을 하고 약간의 마음 속 갈등은 있었지만, 한센병 환자들을 소재로 한 ‘잊혀진 사람들의 마을’이란 책을 읽고 나서 한센병에 대한 내 짧은 생각을 후회 했다. 그리고 이 책은 ‘아름다운 동행’을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전날 밤부터 떠는 가슴 붙잡아 가며 성심원에 갔다. 그 곳에서도 이 여행을 손꼽아 기다리시던 어르신들이 한 분 두 분씩 나오셨다. 안타깝게도 중환자실에 누워계시는 어떤 할머니께서 고향을 너무 보고 싶으셨는지 눈병에 걸려 못 가시게 되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차에 올랐다. 눈물과 한으로 문드러진 손. 그 손을 어찌 잡아야 할지 몰랐다. 생초의 어느 식당에서의 아침식사 때, 포크를 챙겨와 어려운 손놀림을 하시는 아저씨를 어찌 도와야 할지……. 이거 드실래요? 나물 좀 얹어 드릴까요? 하고 말도 걸어봤지만, 쑥스러운 미소만 주시는 아저씨 . 하지만 그 분은 치아가 없어서 죽을 드시는 분이셨다. 그것을 알고 내 국물까지 말아 드렸다. 그리고 고기도 잘게 잘라 드렸더니 너무너무 맛있게 드셨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나에게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큰 감동이었다.
차를 나누어 타고 첫 목적지인 대전 동물원으로 갔다. 어르신들을 걱정해 휠체어를 가져왔는데도 꼭 걸을 거라고 지팡이를 다잡으시는 어르신의 모습에 마음에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 동물들을 보면서 “와~ ,어이쿠~”를 연발 외치시는 천진한 모습에 나까지 덩달아 어린아이가 되는 듯했다.
점심을 먹는데 도가니탕이라............왠지 이상했다.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고 너무 더워서 친구들과 냉면을 먹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계속 후회했다. 나를 위한 동행이 아니라 어르신들을 위한 여행인데.......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마음을 지녀야 함을 뼛속 깊이 깨달았다.
천안으로 향하는 길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흥! 아까는 그렇게 쨍쨍하더니만’. 앞차가 물을 튕겨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아찔한 경험도 했다. ‘앗, 이렇게 교통사고가 나는구나!’. 이런저런 생각 하며 목천 독립기념관에 도착했다. 오는 길과 달리 햇볕이 쨍쨍했다. 코끼리 열차를 타고 독립기념관 주위를 돌았다. 잘 정돈된 시비들 중에 내가 아는 시비도 볼 수 있었다. 독립기념관은 아주 넓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성금을 모아 128만평, 흑성산을 뒤로한 명당에 세웠다고 한다. 지붕은 청기와로 되어 있었는데, 이것은 청와대와 이 곳 밖에 없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세워진 기둥 33개는 민족대표 33인을 의미하는 거라며, 내 파트너 할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다. 8.15를 기념하여 815개의 태극기가 휘날리는 광장 안으로 들어갔다. 총 7개의 기념관이 있었는데, 시간상 다 둘러보지는 못하고, 안내하는 분과 함께 제3기념관까지 둘러볼 수 있었다. 고구려 광개토대왕릉비부터 시작해 내가 아는 역사이야기가 흘러갔다. 이전에 봤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어르신들께 역사이야기를 들어가며 원통하고도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를 배웠다.
기념관에서 나오자 우리를 반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느 어르신이 자장면이 먹고 싶어 중국집에 들렀는데 문전박대를 당하고 나와 그렇게도 서러웠다는 얘기를 듣고, 기계까지 동원해 어르신들께 자장면을 만들어 주신다는 그분들! ‘나눔의 집’이라는 단체였다. 대전까지 오신 어르신들을 대접한다며, 목적지가 어디냐고 묻는 우리에게 “목적지 알고 따로 오면 그게 무슨 일행이야! 내 차만 졸졸 따라와!” 라고 하시던 스님. 하하 웃으며 식당으로 갔다. ‘와~ 얼마만인가!’ 빨간 송어가 식당 한 가득 차려져 있었다. 어르신들이 여행할 때 잊지 말아야 한다는 회. 덕분에 우리에게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것저것 드시며 나를 챙겨주시는 할머니. “이렇게 깨작깨작 먹어서 무슨 큰 인물이 돼? 푹푹 퍼 먹는 거야!” 라고 연신 일러주시던........... 맛있게 먹고 소개의 시간이 있었다. 임재순 팀장님의 진행으로 한 분, 한 분 소개를 하는데, 그만 눈물이 나는 할머니도 계셨다. 나는 오늘 늘 먹고 놀고, 어르신들께 무슨 도움이 됐는지 정말 죄송스러웠는데, 고맙다고 연신 손을 잡아주시는 어르신들께 정말 부끄러웠다. 이렇게 좋은 시간을 준비하기위해 학교와 여러 단체들의 숨은 정성이 있었다는 것이 정말 감사했다. 노란 티셔츠에 예쁜 시계까지 자랑하시던 아저씨도 어느덧 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콜콜~ 우리 모두가 행복한 꿈을 꾸었다.
열두시가 다되어 집에 도착했는데도 오늘의 감동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피곤한 몸을 안고, 행복을 가득담은 피곤으로 잠자리에 든다.
첫댓글 그래요 우리 언제나 최고일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할 수는 있지요 주어진 환경에서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친구가 있어 행복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