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학문적 지식과 탁월한 수행 체험이 어우러진 중국의 수행자 남회근의 「남회근 저작선」 제2권 『불교수행법 강의』. 유가, 불가, 도가경전을 두루 통달했으며, 폐관 수행을 통해 불법의 뜻을 깨친 저자의 핵심적 저작을 엮은 것이다. 수행자가 올바른 견지로 심신을 닦아 성취를 이루도록 도와주는 수행 지침서다. '현교와 밀교를 융회 관통하는 수증 차례'라는 테마로 연 28번의 강의해서 설파한 말씀을 모았다. 저자가 대승과 소승을 넘나들면서 직접 깨치고 실천해온 불교수행의 길로 우리를 인도한다. 저자 특유의 풍부한 학문 지식과 탁월한 수행 체험이 어우러져 있다. 동양과 서양, 어제와 오늘을 넘나드는 예화가 곁들여진 명쾌하고 재미있는 설명을 통해 이해를 도와준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소승과 대승, 밀종과 천태종, 도가와 유가 등 종파나 교파에 얽매이지 않은 채 다양한 수행법을 융회 관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수행하는 방법은 물론, 수행 중에 빠지기 쉬운 미혹과 그것에서 벗어나는 방법 등을 부처님 말씀에 바탕을 두고 짚어나간다. 아울러 부처님은 아들 라훌라존자에게 호흡을 닦으라고 권한 이유부터 현대인에게 호흡 수련이 좋은 이유까지 '견지', '수증', '행원'의 관점에서 밝히고 있다. 불교경전에 바탕을 둔 신뢰감 넘치는 설명이 불교수행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이해시켜준다.
저자 남회근 선생은 중국 명대의 고승 감산대사에 비유되는 인물이다. 감산대사는 유가에 통달했으며 대학 외에도 중용, 노자, 장자를 주해했고 풍수지리, 음양팔괘, 사주 등 통하지 못한 데가 없었다고 한다. 학문에도 뛰어나고 불학도 깊었으며 수행 경지도 훌륭했으니 일개 승려의 몸으로 당대를 뒤흔들었던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을 터이다.
남회근 선생도 그렇다. 20세기 초에 태어난 선생은 십대 때부터 사서오경과 제자백가를 섭렵하고 문학, 천문, 의약, 서예를 두루 배웠으며 무술 사부를 만나 검술에도 조예가 깊었다. 선생은 불교계 대가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웠고 더 깊은 공부를 위해 폐관 수행을 하며 대장경을 독파했다. 이후 티베트로 가서 여러 종파 스승으로부터 밀교의 정수를 전수받고 수행 경지를 인증받기도 했다. 이렇듯 선생은 유불도 삼교에 두루 회통하고 각 종파의 수행법을 익혔으며 그 경지마저 심오하니 현대의 감산대사니 허운선사 이후 중국 대륙이 낳은 마지막 스승이니 하는 찬사가 지나치지 않은 듯하다.
선생은 1950년대 이후 지금까지 학생과 일반인, 수행자 등을 대상으로 유가, 불가, 도가의 경전을 풀어 강의하는 일을 계속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렀고, 그 강의 내용을 책으로 펴내 독자들에게 인류의 지혜가 담긴 경전에 올바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남회근 선생은 1950년대 대만을 시작으로 홍콩, 미국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으며 현재는 중국에 머물고 있다. 2006년, 선생은 오랜 시간 염원하던 일을 이루었다. 남회근 선생은 중국에 교육 기관을 세워 후학을 양성할 원대한 계획을 품었는데, 그 결실이 중국 강소성 남쪽 오강시에 세운 태호대학당과 태호국제실험학교의 설립이다.
태호대학당은 중국 전통 문화를 연구 토론하여 교육의 기초를 닦고 심화하는 데 앞장서는 한편 중국과 서양의 인문 과학 기술을 실질적으로 아우르면서 세계적인 안목을 갖춘 인재를 기르기 위해 세워졌다. 또 태호국제실험학교는 급속한 산업화로 사회 각 분야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의 현실에 주목하여 아이들에게 전통 문화와 서양 문화, 심신의 균형 있는 성장, 자연 친화적 현장학습 등을 목표로 하는 기숙학교이다. 한마디로 단절되어 사라져 가는 중국 전통 문화를 살려내고 현대인의 삶에 유의미한 측면이 많은 서양 문화를 어울리게 하여 안목이 넓고 심신이 조화로운 인간을 길러 내려는 선생의 뜻이 담긴 것이다.
제24강 도솔천에 왕생하다 제일의제 사정단 대승보살의 가행 『현관장엄론』의 사십육 종 마경 육도 보살행 네 종류의 마경 소승의 수증 순서 대승의 수증 방법
제25강 이장자의 『합론』 불법의 시간과 공간 관념 때닭아 밝은 것이 허물이 된다 망념과 정, 성과 정 제전스님과 임주선 색온 수온, 상온, 행온
제26강 감각의 경계에 갇히다 사와 상의 작용 다시 행음을 말하다 『백법명문론』과 심불상응행법 오음해탈 심행의 전화 타좌의 3단계
제27강 지와 색신 지와 사 수행의 첫걸음 유식의작의, 천태종의 가관 가상이 만든 마경 영명과 청정을 지킴 육근의 누 임맥의 변화
제28강 행원만이 있을 뿐 삼천의 선행, 수천의 공덕 마음의 결사를 풀어내다 정의 자비와 지의 자비 심행의 동요 어떻게 기질을 변화시키는가 사중의 은혜와 삼도의 고통 행하고 행하며 다시 행하고 행하라
부록 삼계천인표 견사혹과 삼계, 구지, 단혹 증진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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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우리의 불교 공부는 인과가 전도되어 있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원인을 결과로 잘못 안다고나 할까요? 우리는 자성은 본래 공이라느니 모든 것은 인연에 따른다느니 하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배워서 알게 된 이론에 불과하며 우리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그렇게 오랫동안 고행을 거친 후 제자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우리는 그것이 기록으로 전해짐으로써 비로소 알게 된 것입니다. (…)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직접 수행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석가모니부처님과 마찬가지로 ... 더보기
- 우리의 불교 공부는 인과가 전도되어 있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원인을 결과로 잘못 안다고나 할까요? 우리는 자성은 본래 공이라느니 모든 것은 인연에 따른다느니 하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배워서 알게 된 이론에 불과하며 우리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그렇게 오랫동안 고행을 거친 후 제자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우리는 그것이 기록으로 전해짐으로써 비로소 알게 된 것입니다. (…)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직접 수행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석가모니부처님과 마찬가지로 선정의 길을 걸어야 하고, 진정한 수련의 길에서 스스로 연기성공(緣起性空)을 체득해야 합니다. (제1강 24쪽)
- 불법은 정(定)을 떠나지 않으며 타좌는 더더욱 떠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오랜 겁 동안 입정에 들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유용한 것은 아닙니다.(…) 젊은이 여러분, 함부로 장좌불와(長坐不臥)를 배워서는 안 됩니다. 그냥 앉아 있다고 좋을 게 뭐가 있겠습니까? 장좌불와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불법이 드러나지 않으면 불도(佛道)를 이룰 수 없습니다. 주의해야 합니다. 함부로 하다가 신체를 상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비록 대지에 있는 모든 것이 약이라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더 엉망이 되고 맙니다. (제5강 152쪽)
- 염법이란 무엇일까요? 마음을 다하여 자신의 인생 속에서, 심신의 온갖 변화 속에서 이들 이치를 스스로 체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불학을 연구하더라도 일단 타좌에 들면 이런 이치는 완전히 사라지고 맙니다. 불경을 볼 때에는 ‘아, 그렇구나!’ 하지만 일단 타좌에 들면 그만입니다. 여기는 기(氣)가 움직이는데 저기는 움직이지 않는다느니 하며 부산합니다. 불법에서는 기맥을 통하게 하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불법은 이치를 따져 정사유(正思惟)하라고 말합니다.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히 사유할 수 있습니다. 불법의 이치는 바로 정사유입니다. 정사유하면 곧 선정(禪定)에 들 수 있습니다. (제7강 183쪽)
- 자성은 원래 공입니다. 원래 공이라면 왜 이것을 “유위의 공[有爲空]”이라 했을까요? 공의 본성은 연기(緣起)인 까닭입니다. 공이기 때문에 비로소 온갖 것이 연(緣)에 따라 생겨나게 됩니다. 만약 연에 의해 만물이 생겨나지 못하는 공이라면 이런 것은 ‘완공(頑空)’입니다. 유위는 만법(萬法)으로서 본성의 공에서 생겨나는 연입니다. (제14강 364쪽)
- 수도는 곧 과학입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수시로 그것에 해답을 내놓을 수 있으면 수행 공부도 한 걸음 진보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나아질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불경을 건성으로 훑어보듯 해서는 안 됩니다. 불법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말하고 있지만 우리가 불법에 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18강 485쪽) 닫기
출판사 서평
『불교수행법 강의』는 대소승 경전과 논서를 넘나든다
『불교수행법 강의』는 30여 종에 이르는 선생의 저술 중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책이다. 역자가 옮긴이 말에서 밝혔듯 처음 책이 나온 후 독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이 책에는 보통 사람은 체험하기 어려운 수증 단계들이 등장해 글자로만 읽어서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많다. 또 대승 경전인 『능엄경』의 오십 종 마경을 말하다가 소승 경전인 『증일아함경』의 십념 법문으로 넘어가고 그러다가 또 『법화경』으로 건너뛴다. 『지월록』에 나오는 대선사들의 오도 과정...
첫댓글지난 100년 세월에 불교학 및 수행의 대가인 남회근(1918년 ~2013년) 법사님의 역저로 더 이상의 불교철학 수행지침서는 찾기 어렵습니다. 유 불 선을 통달한 800쪽 방대한 분량의 깊이 있는 내용입니다. 다소 읽기 어려운 책이지만 여유를 갖고 살펴 보십시요...나무아미타불(!)
800쪽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책은 무조건 좋아하는데 확 부담이 옵니다. ^^ 500쪽 정도는 타이핑도 하고 한 보름 집중하면 되는데,,, 재천님이 소개하는 책이라 관심이 갑니다. 읽을 수 있으면 카페에 올려놓겠습니다. <읽고싶은 책 목록>에 기록합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첫댓글 지난 100년 세월에 불교학 및 수행의 대가인 남회근(1918년 ~2013년) 법사님의 역저로 더 이상의 불교철학 수행지침서는 찾기 어렵습니다.
유 불 선을 통달한 800쪽 방대한 분량의 깊이 있는 내용입니다. 다소 읽기 어려운 책이지만 여유를 갖고 살펴 보십시요...나무아미타불(!)
방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것 같습니다.
재천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800쪽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책은 무조건 좋아하는데 확 부담이 옵니다. ^^
500쪽 정도는 타이핑도 하고 한 보름 집중하면 되는데,,, 재천님이 소개하는 책이라 관심이 갑니다.
읽을 수 있으면 카페에 올려놓겠습니다. <읽고싶은 책 목록>에 기록합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근 석달만에 책 구해서 오늘 아침부터 드디어 타이핑 하기 시작합니다. 재천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좋은 책 읽게 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8백쪽 방대하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