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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하우스] 14
1. # 풀하우스 마당
민혁, 지은 맥주 마시면서 얘기하는
지은 ; 그렇게 갈 거면서 끝까지 나한테 성질만 내구...하여튼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민혁 ; 보고 싶으면 나중에 또 만나면 되잖아요.
지은 ; .....전화도 하지 말라고 그러든데요?
민혁 ; 에? 아니, 아주 웃기는 놈이네.
지은 ; 그러니깐요, 아주 싸가지가 없다니깐요...나도 전화 안해. 치사해서
민혁 ; 그럼, 내가 가서 좀 때려줄까요? 나 싸움 잘 하거든요.
지은 ; 저두 싸움 잘 해요. 이영재씨 저한테 못 이겨요.
민혁 ; (웃는데)
지은 ; (괜히 눈물이 난다)
민혁 ; (보고, 안타깝다)
지은 ; (손등으로 쓱 닦는데)
민혁 ; (다정하게 웃으며, 지은의 눈물을 닦아주고)
지은 ; (씩 웃고)
민혁, 문득 지은에게 입 맞추고
그 둘의 모습을 보고 서있는 사람- 영재다
영재 ; ....
2. # 마당
민혁, 어색하고 쑥스럽다. 괜히 딴청 하는데
지은, 아직 상황판단이 잘 안되고
지은 ; 지금......뭐 하신 거에요?
민혁 ; ......
지은 ; 지금 뭐 하신 거냐구요?
민혁 ; .....(생각하다 농담처럼 가볍게) 아니, 그냥........지은씨, 놀래서 울음 그치라구요.
지은 ; ...진짜....놀래서 눈물이 쑥 들어갔네...
민혁 ; (웃는데)
지은 ; 저 이제 괜찮으니까요, 빨랑 집에 가세요
민혁 ; 혼자 있어도 괜찮겠어요?
지은 ; 네, 전 괜찮으니까요, 빨랑 가세요.
민혁 ; ...
지은 ; 그리구요, 만약에요, 다음에 또 저 운다고 방금처럼 이러면요......저한테 죽어요....아셨어요?
민혁 ; ....(씁쓸하게 웃으면)
지은 ; (콱)
3. # 마당- 현관
민혁, 차가 떠나고
일각에서 민혁 차가 가는 걸 바라보고 있는 영재
4. # 지은 방
지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인다
민혁의 입맞춤을 생각하니 쑥스럽고 민망하고,
그러다 다시 손에 낀 반지...영재가 생각난다.
5. # 영재방
지은, 영재 방문 열어보는데 영재가 없다
속상하다.
6. # 인서트- 아침
7. # 풀하우스- 2층 거실
지은, 방에서 나오다가 영재 방 쪽을 본다
괜히 방문을 열어보는데
8. # 영재 방
지은, 들여다보는데,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 영재
지은, 잘 못 봤나 눈 부비고 다시 보면
지은 ; (놀라서) 이영재씨?
영재 ; (쿨쿨)
지은 ; (누군가 얼굴 들여다보면 정말 영재다, 반가워) 이영재씨....
영재 ; ...
지은 ; (가서 흔들어 깨우고) 이영재씨, 일어나봐요...일어나봐요...
영재 ; (부시시 일어나고) 왜 이래? 사람 자는데?
지은 ; 언제 왔어요? 언제 왔는데? .......어제, 나간 거 아니었어요?
영재 ; 몰라, (하고) 야, 일어났으면 가서 빨리 밥이나 차려...
지은 ; .....
9. # 풀하우스- 주방
영재, 밥 먹는데,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지은
지은 ; 근데 언제 왔어요? (하고) 어제 나간다고 그런 거 아니었어요?
영재 ; ...
지은 ; 왜? 오피스텔이 뭐가 잘 못 됐대요? 그랬대요?
영재 ; ....어...
지은 ; 왜요? 뭐가 잘못 됐는데?
영재 ; 몰라, (하고) 야, 넌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어?.....사람 짜증나게
지은 ; 네?
영재 ; ...
지은 ; (콱...그러다 다시) 그러면, 언제....또 나가는데요?
영재 ; 아, 금방 다시 나갈거야...왜? 왜? 왜?
지은 ; ....(째려보고 으유...관두자, 밥 먹는데)
영재 ; .....(문득) 참, 근데....넌..... 베니슨가 어디가 간다더니, 왜 도루 집에 왔어?
지은 ; 네? (하다).....그냥 좀......일이 생겨서요
영재 ; 왜?....무슨 일이 생겼는데?
지은 ;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어요? 사람 짜증나게?
영재 ; 뭐? (젠장)
지은 ; 말시키지 말고, 밥이나 먹어요.
영재 ; ....
10. # 거실
영재, 입이 이만큼 나와서, 앉아있으면
지은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못 참겠다
지은 ; 이영재씨.
영재 ; ....
지은 ; (한번 더) 이영재씨...
영재 ; 왜? 뭐?
지은 ; 저기요, 내가 생각을 좀 해 봤는데요....
영재 ; 어이구, 닭 주제에 생각이란 걸 다 하구...웃기네....
지은 ; (참고) 요즘 들어서 왜 자꾸 나한테 그렇게 성질을 내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그렇게 성질만 내다가 헤어지니까, 내가 별루 마음이 안좋드라구요.
영재 ; .......
지은 ; 그러니까, 우리 일단 서로 대화를 해서 문제를 해결하자구요.
도대체 왜 그래요?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 왜 골이 났는데? 어?
영재 ; 됐어, 나는 닭이랑은 대화 같은 거 하고 싶지가 않고,
그냥 이렇게 있다가 그냥 헤어지고 싶으니까, 내비 둬
지은 ; 그러지 말고 얘기를 해 봐요. 네? (하는데)
영재 ; 됐다니까, 나는 너 같이 변덕이 죽끓 듯 하는 애랑은 별로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니까.
지은 ; 어? 변덕?
영재 ; 이랬다 저랬다, 울었다가 웃었다가, 또 금새 마음이 변해가지구...
지은 ; 네?
영재 ; (하다 못 참겠다) 야, 넌 애가 도대체 왜 그래? 내가 집을 나간지 얼마나 됐냐?
하루가 됐어? 이틀이 됐어? 근데 또 금방 남자를 집으로 데리고 와?
한지은 너 정말 그런 애냐? 그런 애야?
지은 ; 네?
영재 ; ....(아이씨- 괜히 말했다) 야, 됐어, 관두자...
지은 ; (당황) 어제, 유민혁씨 온 거요?.....(하다) 어떻게 알았어요?
영재 ; ....
지은 ; ...그건....그건 그냥 나 집에 데려다 준 거에요.
영재 ; 됐어, 누가 뭐래? (하다) 그냥 내 말은.....둘이 잘 해 보라구,
잘 해보는데 우리 서로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자구...
지은 ; ....
영재 ; 아무도 없는 집에 남자 끌어들이고 그러는 거...아주 안좋은 거야...
지은 ; 뭐라구요? 끌어 들여요?
영재 ; ...
지은 ; ....그게 그렇게 억울하면, 그럼 이영재씨도 강혜원씨 데리구 와요. 그럼 되겠네.
영재 ; 뭐?
지은 ; 그리고 자기는 뭐 강혜원씨 집에 안갔냐? 거기서 해파리 냉채도 먹었으면서...
영재 ; ...야, 거기서 그 얘기가 왜 나와? (하고) 그리고 나랑 혜원이는 15년을 알고 지낸 사이야,
어렸을 때부터 맨날 걔 집에 놀러 가고 그랬어...근데 너랑 형이랑은 얼마나 알았냐?
얼마나 알았다구...금방 그렇게 좋아가지구 헤헤 거리고...참 웃겨서
지은 ; 원래 남녀 사이라는 게 기간이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서로 얼마나 잘 통하느냐가 중요한 거지.
영재 ; 기간이 안중요한 게 아니라, 니가 그만큼 헤프다는 거야...(하는데)
지은 ; 네? 뭐라구요? 헤퍼요?......(하다)
영재 ; ....
지은 ; 됐어요, 그만해요, (하고) 왕싸가지하고 대화를 시도한 내가 조류다...조류 (일어나서 욕실로)
영재 ; 니가 조륜 거 이제 알았냐? 이 조류야? (하는데)
초인종 소리
영재 ; 야, 누구 왔어. 나가 봐. (하는데)
지은 대답 없고, 다시 초인종 소리
영재 ; 야, 누구 왔다니까....나가보라니까...야!!! (하는데 다시 초인종...우이씨 일어난다)
11. # 현관
영재 <누구세요?> 문 열면
민혁, 꽃다발을 들고 서 있다
당황하는 두 사람
민혁 ; 어, 영재 너 집에 있었구나
영재 ; 어...형....
민혁 ; (곤란하지만) 난 지은 씨 좀 볼 려고 왔는데...집에 있지? (하는데)
영재 ; 어........지은이 지금 집에 없는데...
민혁 ; 그래? 어디 나갔어?
영재 ; 어, 어디 간다고 나갔어?
민혁 ; 그래? (하는데)
영재 ; 어, (꽃다발) 이거 지은이 줄려고? 내가 대신 전해주께...(하고 뺏고) 그럼 바쁠 텐데 가봐...
민혁 ; ...
영재 ; 잠깐 들어왔다가 가라고 그러고 싶은데, 나도 지금 옷갈아입고 나가봐야 되거든...
(하고) 다음에 와.
민혁 ; ..
영재 ; 그럼 가, 다음에 또 봐, 형 (하고 문 닫으려는데)
지은 소리 ; 밖에 누구 왔어요?
민혁 ; ?
영재 ; (젠장)
12. # 거실
영재, 민혁 들어오고
지은 ; (영재에게서 꽃다발 뺏고) 이거 저 주실려고 갖고 오신 거에요? (하고) 고맙습니다.
민혁 ; 네...(하고) 그런데 영재가, 지은씨 어디 나가셨다고 그러든데?
지은 ; 네? (하다 영재보고)
영재 ; ....
지은 ; 네, 잠깐 요 앞에 좀 나갔다가요...방금 들어왔어요.
민혁 ; ....
13. # 주방
지은은 음료 준비하는데,
꽃향기 맡고 기분 좋다
14. # 거실
민혁, 영재 얘기하는
영재 ; (괜히- 결혼사진 만지고) 어이구, 사진이 삐뚤어졌네...
민혁 ; ...
영재 ; 근데 형은 오늘 웬일이야? 회사 안나가?
민혁 ; 어, 베니스 가는 스케줄 있었는데 못 가게 됐거든...
(하다) 지은씨 혼자 어쩌고 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영재 ; 궁금할 거도 많네...우리 지은이야 잘 있지...(하고) 그리고 이제 혼자도 아니고...내가 있는데 뭐..
민혁 ; 근데 넌 어제 오피스텔로 나간다고 들은 거 같은데? 왜 여기 있냐?
영재 ; 왜 여기 있긴? 여기 내 집이야, (하고) 내 집인데 뭐, 내가 나가고 싶으면 나가고,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고 그러는 거지... 하하하 (웃는데)
민혁 ; 착각하지마, 여긴 니 집이 아니야. (하고) 한지은씨 집이지
영재 ; 뭐?
민혁 ; 그리고 넌 어차피 혜원이한테 가기로 했다며? 혜원인 어쩌고 여기 와 있냐?
영재 ; (앗) 그건....형이 상관할 일이 아니잖아...
민혁 ; 상관하는 게 아니라, 너 하는 짓이 우습잖아...
영재 ; 뭐야? 우스워? (하는데, 지은 오고)
지은, 음료 갖고 오고
지은 ; 꽃이 너무 예뻐요.
민혁 ; 맘에 드신다니까 저두 기분이 좋네요.
영재 ; ....(맘에 안든다)
민혁 ; (영재에게) 참, 근데 너 지금 나가봐야 한다믄서?
영재 ; 어?
지은 ; 스케줄 있었어요?
영재 ; 어...
지은 ; 그럼 빨랑 나가봐요.
영재 ; .....
15. # 드레스 룸
영재, 옷 갈아입으려다가 젠장....옷이 없다
16. # 2층 거실
영재, 외출준비해서 내려오는데
지은, 민혁 보이지 않는다.
영재, 당황해서 두리번거리는데
영재 ; 아니, 둘이....어디 갔어? (당황)
17. # 마당
민혁, 지은 얘기하는
민혁 ; 괜찮아요?
지은 ; 뭐 가요?
민혁 ; ......(보면)
지은 ; 오피스텔이 뭐가 잘못 됐대요...좀 있으면 금방 또 나갈거래요.
민혁 ; .....
지은 ; 그래도 나 있을 때 가게 돼서....이제 좀 맘이 편해요.
민혁 ; 그래요? (하다) 난 맘이 안편한대...
지은 ; 네?
민혁 ; 그냥, 좀 속상하다....
지은 ; ?
민혁 ; 영재 없으면 맨날 여기 놀러오고 그럴려구 했는데...망했다.
지은 ; 왜요? 놀러 오세요. 괜찮아요 (하는데)
민혁 ; ....(픽 웃는)
18. # 주방
영재, 창문에 붙어서 보다가
영재 ; 지금 뭐 하는 거야? 뭐라고 얘기하는 거야? (하는데)
민혁이 쳐다보면 딴청하고
19. # 마당
민혁 ; (픽, 웃고)
지은 ; 왜요?
민혁 ; 지은씨
지은 ; 네?
민혁 ; 우리 나가서 드라이브할래요? 어디 나가서 바람도 좀 쐬고, 맛있는 거도 좀 먹구....
지은 ; ?
20. # 거실
지은, 민혁, 마당에서 들어오면
영재, 물 마시는 척
지은 ; 지금 나가요?
영재 ; 어? (하다) 아니, 방금 전화가 왔는데.....오늘 스케줄 다 취소됐대. 그래서 안나와도 된대....
지은 ; 그래요? ....난 지금 나갈려고 그러는데?
영재 ; 뭐?
민혁 ; 지은씨랑 같이 드라이브나 할까하구...
영재 ; (앗)
민혁 ; ....
21. # 거실
지은, 민혁, 나가는데
지은 ; 그럼 갔다 올게요.
영재 ; ....
지은 ; 참, 나 점심 먹고 들어올거니까, 밥은 혼자 좀 챙겨 먹어요...
영재 ; ......
민혁 ; 지은씨, 나가죠. (하면)
지은 ; 갔다올게요
지은, 민혁 나가고
영재 ; .....
22. # 마당- 현관
지은, 민혁 얘기하며 차에 오르는데
영재 ; (지은 팔 잡고 돌려세운다) 한지은, 가지 마
지은 ; (돌아보면 영재다)
영재 ; 야, 너....(생각이 안난다, 결국 한다는 소리가)....오늘 대청소하는 날이야.
지은 ; 네?
영재 ; 청소해야 돼. 너...
민혁 ; (픽 웃음 나고)
영재 ; ....
지은 ; 청소는 나중에 갔다와서 하면 되잖아요? (하고) 갔다 와서 할게요 (눈 흘기고)
민혁 ; 미안하다, 이영재 (하고 다시 지은 데리고 나가는데)
지은, 다시 차에 오르는데
영재 ; 가지마, 한지은 너.....지금 가면.....
지은 ; ?
영재 ; .....나 밥은 어떻게 먹어?
지은 ; .....
영재 ; (두근두근 하는데)
민혁 ; .....
지은 ; (마침내 민혁에게) 죄송해요, 저 못 나갈 거 같애요....
영재 ; (앗)
민혁 ; ......
23. # 길- 민혁 차
민혁, 어이없는 웃음
그리고 씁쓸함.....
24. # 풀하우스- 거실
지은, 청소하는데
영재, 흘끔흘끔 보고
영재 ; 야, 한지은
지은 ; 에?
영재 ; 너 왜 안갔냐?
지은 ; 네? (하다) 아니, 자기가....이거 청소해야 된다고 그랬잖아요?
영재 ; ....
지은 ; 그냥.....옛날 생각이 나서요.
영재 ; 옛날 생각?
지은 ; 옛날에 시사회장에서요....이영재씨랑 강혜원씨랑 둘이 같이 갔잖아요.
내가 가지 말라고...밥 안준다고 그랬는데...그래도 그냥 둘이 가드라.
영재 ; (앗)
지은 ; 그 때.....기분이 별루더라구요....
영재 ; ....
지은 ; ....
영재 ; 이제....다시는 안그래....다시는 안그럴게...
지은 ; (미소)
영재 ; ....
25. # 풀하우스-거실
지은 유리창 닦는데,
영재 걸레를 들고 옆에 붙는다
영재 ; 한지은, 이렇게 청소하니까 재밌지?
지은 ; 청소하는 게 그렇게 재밌으면, 자기나 혼자 실컷 하지...
영재 ; (콱)
지은 ; ...
영재 ; (보는데 지은이 이쁘다)
지은 ; 왜요?
영재 ; 아니, 그냥
지은 ; ?
영재 ; 너, 여기 뭐 묻었다.
지은 ; 에?
영재 ; 너 여기.....눈썹에
지은 ; ?
영재 ; 눈 감아봐...
지은 ; (눈감으면)
영재 ; (지은에게 두근두근 입맞추려는데)
그때 초인종 소리
두 사람 깜짝이야, 분위기 확 깨는데
영재 ; 누구야? (씨-)
26. # 풀하우스- 현관
영재, <누구세요?> 문 열면
동욱과 희진, 영재의 짐 가방을 들고 서 있고
동욱 ; 형, 안녕하세요.
희진 ; 안녕하세요.
영재 ; 너 웬일이냐?
동욱 ; 형, 짐 가져 왔는데요.
27. # 풀하우스-드레스 룸
동욱, 영재의 옷 정리하고
동욱 ; 다시 들어오시기로 한 건 잘 하신 거에요...그럼요 (하는데)
영재 ; (잔소리) 이거 다 구겨졌네....이건 다시 다려야되겠다.
동욱 ; 네, 놔두세요, 제가 다릴게요 (하다)
영재 ; 사무실에선 뭐라 그래? 다음 영화....이창훈 감독님 꺼 어떻게 됐다고 그러디?
동욱 ;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영재 ; ....
동욱 ; 참, 그리고 될 수 있으면, 형 사무실에 나오지 말래요.
영재 ; 어? 왜?
동욱 ; 어떤 기자가 지은이 뒤를 캐고 다닌데요.
영재 ; 뭐?
동욱 ; 아니, 형이 갑자기 결혼한 게 이상하다고 그러더니, 형이 무슨 약점 같은 거 잡힌 게 아니냐구요?
영재 ; 뭐?
동욱 ; 아니, 무슨 지은이가 사기꾼 꽃뱀이냐구? 결혼해서 돈 뜯어내게?
영재 ; 돈을 뜯어내?
동욱 ; 지은이 카드빚이랑, 은행 대출 한 거...그거 다 형이 갚아주셨다믄서요?
영재 ; 야, 그게 지은이 카드빚이야? 다 니가 한 거 아냐? 이 사기꾼아..
동욱 ; .....(앗)
영재 ; 그리구 또? 또 뭐라 그러디?
동욱 ; 집도 주식해서 말아먹고, 고졸에다가 부모 없는 고아라서...
일부러 형한테 접근해서 돈 때문에 결혼한 거라구
영재 ; 뭐?
동욱 ; ....
영재 ; 야, 너 그거 지은이한테는 얘기하지 마, 알았지? 얘기하면 죽어
동욱 ; 네, 전 그런 얘기 안하죠. (하는데)
28. # 풀하우스- 주방
지은, 희진 음료 마시며 얘기하는
지은 ; 뭐? 꽃뱀?
희진 ; 그렇다니까...아주 니 뒤를 캐고 다니면서 별별 소릴 다하고 다니나봐.
지은 ; ......
희진 ; 아니, 카드빚도 남편이면 갚아줄 수도 있고 그런 거지, 그게 무슨 돈을 뜯어내는 거야?
지은 ; 야, 그건 내가 여기 가정부 월급에서 제하는 거야 (젠장)
희진 ; 글쎄 말이야, 그런 기사 나가면 아주 짜증날 거 같지?
지은 ; (속상하지만) 난 그런 거 신경 안써, 나만 아니면 됐지. 뭐?
희진 ; 그래, 신경 쓰지마. 아니, 부모님 먼저 돌아가신 게 니 잘못도 아니잖아.
(하고) 또 뭐 부모 없는 사람은 영화배우랑 결혼하면 안된다는 거야, 뭐야?
지은 ; ....
희진 ; 그리고 또 세상에 돈 때문에 결혼하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그래서 뭐 어쩌라구?
지은 ; (버럭) 야, .....됐어, 그만 해
희진 ; (깜짝이야)
지은 ; (속상한)
29. #병원- 원장실
이원장 차트 따위를 넘기고 보는데
노크소리 나고
이원장 ; 네 (하면)
기자 ; 안녕하세요? 혹시 이원장님 되시나요?
이원장 ; 네, 맞는데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하면)
기자 ; (명함 주며) 예, 전 서울연예기자 김인수라고 합니다. 취재 좀 부탁드릴려구요
이원장 ; 네?
기자 ; 영화배우 이영재씨가 아드님 되시죠?
이원장 ; (경계하며) 네, 제 아들은 맞습니다만, 저는 뭐 걔에 대해서는 별루 할 말이 없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잘못 찾아오신 거 같습니다 (하는데)
기자 ; 아드님보다두요...(하다) 저기.... 한지은씨라는 분이 지금 며느님이 되시죠?
이원장 ; ?
30. # 풀하우스- 욕실
지은이 골똘히 이를 닦는데,
영재, 들어오는
지은 ; .....(골똘)
영재 ; (보다가) 야, 너 왜 그래?
지은 ; 에? 뭐 가요?
영재 ; .....
지은 ; 아니, 그냥.......(하다) 나보고 꽃뱀이라고 그런다믄서요?
영재 ; 뭐? (앗) 하여튼 동욱이 그 자식은....
지은 ; .....괜찮아요, 난 신경 안써요. 나만 아니면 됐지, 뭐...
영재 ; 그래, 아무 것도 아냐, 그냥 모르는 사람들이 떠드는 거, 신경쓰지 마
지은 ; 네, 신경 안써요....(하다) 아자아자 파이팅!
영재 ; 아자아자 파이팅!
지은 ; (입술 닦고 씩 웃는데)
영재 ; (보는)
지은 ; 왜요?
영재 ; 너, 여기 뭐 묻었어. 왜 자꾸 여기.....묻히고 다녀? 눈썹에
지은 ; ?
영재 ; 눈 감아봐...
지은 ; 에?
영재 ; 그냥.....잠깐만 눈감아 보라구
지은 ; (눈감으면)
영재 ; (지은에게 입맞추려는데)
그때 또 초인종 소리
두 사람 깜짝이야, 분위기 확 깨는데
영재 ; 누구야? 또 (씨-)
31. # 풀하우스- 현관
영재, <누구세요?> 문 열고
보면 아버지 서 있는
영재 ; (헉)
32. # 풀하우스- 주방
아버지, 영재 얘기하는
지은 음료를 내놓고, 앉는다
아버지 ; 니들...혼인 신고도 안돼 있다믄서?
영재/지은 ; (앗)
아버지 ; 게다가 지은이 얘가 빚이 많아서....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한 거라니,
도대체가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지은 ; ....
아버지 ; (버럭) 어떻게 된 거야? 왜 대답을 못해?
지은 ;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아버님...
아버지 ; (앗) 죄송합니다?
지은 ; .....
아버지 ; 아주 기가 막히는 구나...니들이 지금 제 정신이야?
지은 ; 죄송합니다.
영재 ; ...
아버지 ; (하는데) 아주 잘 한다. 공부도 때려치우고, 딴따라 하겠다고.....지 멋대로 살겠다고,
집 뛰쳐나가서 한다는 짓이... 그래, 이런 거냐? 이런 거야?
이렇게 사는 게 니 인생, 니 멋대로 산다는 거야?
영재 ; 네, 그러니까 아버진 상관하지 마세요.
아버지 ; 뭐?
영재 ; ....내가 알아서 내 멋대로 살테니까, 상관하지 마시라구요 (하는데)
아버지 ; (영재 뺨 갈기고)
영재 ; .....
지은 ; (헉)
아버지 ; 이 자식....나쁜 자식 (그래도 분에 못이겨, 마구 때리는데)
영재 ; (그냥 맞고 있다)
지은 ; (영재 앞을 가로막으며) 아버님, 때리지 마세요. 이영재씨는 잘못 한 거 없어요. 때리지 마세요....
다 제가 잘 못한 거에요...이영재씨 때리지 마세요...때리지 마세요. 어엉...(울음 터트리고)
아버지 ; ......
33. # 풀하우스- 영재방
영재 속상해서 앉아있는데
34. #커피숍
아버지, 지은 얘기하는
지은 ; 죄송합니다....저는 그냥.....아버님, 어머님, 할머님....속일려고 했던 게 아니라요....
그냥 어떻게 하다 보니까...그렇게 됐는데요.......죄송해요...정말 죄송해요....(하는데)
아버지 ; 그래요, 됐어요. 아가씨도 무슨 사정이 있었겠죠.
지은 ; 네? (앗- 아가씨)
아버지 ; 그렇지만 그 무슨 사정이 있었든지 간에, 사람이 해도 되는 일이 있고, 하면 안되는 일이 있어요
어떻게 돈 때문에....가족들까지도 속일 수가 있는지, 도저히 나는 이해할 수가 없네요...
(하다) 아니, 참 사실은 가족도 아니었구만...
지은 ; ....아버님....(하는데)
아버지 ; 이제.....그 아버지란 소리는 좀 듣기가 그러네요...
지은 ; ...
아버지 ; 아가씨는.....내 며느리가 아니잖아?
지은 ; ...
아버지 ; 길게는 얘기 안할게요. 이제 그만....우리 영재하고 헤어져요.
지은 ; 네? (헉)
아버지 ; 내 아들은 어쩌지도 못하면서, 아가씨한테 이런 말하기는 미안하지만......부탁할게요.....
(하고) 그만 가줘요. 지금은 내가 매정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이럴 수 밖에 없으니까,
아가씨가 이해를 해요.
지은 ; .....
아버지 ;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보는 일, 없으면 좋겠어요. (하고) 잘 가요. (하고 일어나는)
지은 ; ...
35. #아버지 차
차에 오르는 아버지
아버지도 속상하다.
36. #커피숍
지은 아직도 앉아있다.
그냥 앉아서 눈물을 떨구고 있는 지은
37. # 풀하우스- 거실
지은, 들어오는데 영재는 보이지 않고
38. # 풀하우스- 주방
지은, 쓰러진 의자, 물 컵, 등 난장판이 된 주방을 정리한다
39. # 풀하우스- 영재방
지은, 들여다보면
영재는 오그리고 누워있고
지은 ; 이영재씨.....자요?
영재 ; ...
지은 ; (들여다보고) 어디 봐요...(얼굴 돌려가며 살피는데)
영재 ; 됐어, 절루 가
지은 ; (속상하지만) 뭐.... 멀쩡하구만...어디 부러진 거도 아니고...
영재 ; ....
지은 ; 그냥,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그러지....뭐 잘 했다고, 대들다가 잘 한다...
으유, 이영재씨는 더 맞아야 돼. (하고) 아주 그냥 반 죽게 맞아봐야, 정신 차리지...
영재 ; 뭐?
지은 ; 일어나요....일어나서 밥 먹어.
영재 ; 싫어, 나 밥 안먹어.
지은 ; 왜요? 왜 안먹어? 나만 보면 맨날 밥타령만 하는 사람이.
영재 ; 야, 내가 지금 밥 먹게 생겼냐?
지은 ; (보다가) 잘 됐다, 나도 먹기 싫은데...우리 같이 먹지 말자
영재 ; 안돼, 너는 먹어야 돼
지은 ; 싫어, 나도 안먹어.
영재 ; .....
40. # 주방
영재, 지은 밥 먹는데
지은 ; .....
영재 ; .....
지은 ; ...(보다가) 이영재씨
영재 ; 어?
지은 ; 내가 웃기는 얘기 하나 해줄까요? 진짜진짜 웃긴 건데
영재 ; 으유....내가 너 그 소리 왜 안하나 했다...
지은 ; (실망해서)....하지 말까요?
영재 ; ....(보다가) 해봐
지은 ; (다시 신나서) 거북이랑 토끼가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었는데요. (하는데)
영재 ; 야, 그건 너 전에 했던 얘기잖아.
지은 ; 들어봐요, 이건 딴 얘기라니까 (하고, 다시) 거북이랑 토끼랑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었는데요.
토끼가 저 멀리 혼자 앞서서 달려가버린 거에요. 그래도 우리 거북이는 포기하지 않고 엉금엉금
열심히 기어가고 있었는데요, 땅바닥을 보니까, 어떤 달팽이가 또 열심히 기어가고 있는 거에요?
영재 ; 달팽이?
지은 ; 어, 거북이가 보는데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운 거에요. 그래가지고 <야, 타> 그러면서 달팽이를
등에 태우고 막 또 열심히 가고 있는데....좀 가니까, 이번엔 굼벵이가 또 열심히 기어가고 있는
거에요
영재 ; ....굼벵이?...어이구, 오만가지 벌레 다 나온다, 다 나와...
지은 ; (째려보고) 들어봐요...
영재 ; 알았어. 계속해봐
지은 ; 보니까 또 너무 안된거야, 그래가지고 <야, 굼벵이 너두 타> 그러면서 굼벵이를 등에 태웠어요.
영재 ; ....
지은 ; 근데 굼벵이가 거북이 등에 딱 타니까, 달팽이가 벌써 먼저 딱 타고 있잖아요. 그래서 굼벵이가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니까. 달팽이가 굼벵이를 딱 쳐다보면서....뭐라 그랬게요?
영재 ; ?
지은 ; (한번 더) 뭐라 그랬게요?
영재 ; 뭐라 그랬는데?
지은 ; <야, 꼭 잡어, 이 거북이 진짜 빠르다>....그랬대요?
영재 ; ...
지은 ; 우하하하, 거북이가 진짜 빠르다는 거에요....그래서 꼭 잡으라구...우헤헤
영재 ; ....
지은 ; 안웃겨요?
영재 ; 어, 웃겨...웃겨서 아주 미쳐버리겠다.
지은 ; (콱)
영재 ; (보다가)...한지은...
지은 ; 어? 왜요?
영재 ; 너 괜찮지? 괜찮은 거지?
지은 ; 뭐 가요?
영재 ; 내가 미리 얘기했잖아? 좀 힘들어도.....내가 장미 꽃 이만큼 사준 거, 마취제 약 발라놓은 거,
까먹지 마라.
지은 ; ......(웃다가) 저기 이영재씨
영재 ; 어?
지은 ; 미안해요 괜히 나 때문에
영재 ; 어? 뭐?
지은 ; 내가 내일 일산 가서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다시 뵙고 잘 말씀드릴게요.
영재 ; 뭐? 뭘 잘 말씀드려?
지은 ; 어머니, 할머니는 저 많이 좋아하시니까 내가 잘 설명드리면, 용서해 주실거에요.
아버님도 오늘은 너무 화가 나서, 그러신 거니까...내일 되면 다 잘 될 거에요 (하는데)
영재 ; 야, 됐어, 가지마
지은 ; 그래두...(하는데)
영재 ; 글쎄, 가지말라면 가지마.....가면 너만 다친단 말이야.
지은 ; ....
영재 ; 가지마 (하고 일어나고)
지은 ; .......
41. # 풀하우스- 지은방
지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만 헤어지라는 아버지의 말
지은, 그럴 리 없다. 그냥 화가 나서 하신 말씀이다...그렇지만 복잡하다
42. #인서트- 다음 날
43. # 풀하우스- 거실
영재, 나와보면 지은이 없고 텅빈
영재 ; ?
44. # 할머니 방 앞
지은과 엄마 서 있고
엄마 ; 어머니...어머니...지은이 왔어요. 잠깐 드릴 말씀이 있대요
45. # 할머니 방
할머니 ; (냉랭한 얼굴로 앉아있고)
46. # 본가 거실-할머니방 앞
지은, 몸둘 바를 모르고 서 있는데
엄마 ; 어머니...어머니 (하는데)
할머니 소리 ; 글쎄 나는 걔한테 들을 얘기가 없으니까, 그냥 가라고 그러라니까.
지은 ; (울먹) 할머니.....제가 잘 못했어요. 할머니....한번만 용서해주세요.
47. # 할머니방
할머니 ; .....
48. # 거실
엄마 ; 아무래도 안되겠네....오늘은 그냥 가요.
지은 ; ... 어머니 죄송해요.....죄송해요.
엄마 ; ...지금 와서 그런 말해야 뭐하겠어.....미안하지만 그만 돌아가 줘
지은 ; ....
49. # 공원
지은, 훌쩍이는
괜히 서러운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50. # 본가 주방
아버지 밥 먹고 있고, 어머니 시중드는
어머니 ; 아까 지은이.... 왔다 갔었어요.
아버지 ; ...
어머니 ; 어머님 뵈러 왔었는데, 어머님이 얼굴도 안보고 그냥 보내셨어요.
아버지 ; .....
어머니 ; 우는 거 보니까, 또 가슴이 아픈 게.....(울먹) 나쁜 애 같지는 않은데.....(한숨)
아버지 ; 어머님은....좀 어떠셔?
어머니 ; 그냥 그러시죠 뭐.
아버지 ; .....우리 랑은 인연이 없는 애거니 생각하시라 그래.
51. # 민혁 오피스텔
민혁 일하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지은에게 전화 오는
민혁 ; (전화 받고) 여보세요, 어, 지은씨?
52. #공원
민혁, 오면
지은, 우울하게 앉아있고
민혁, 무슨 일인가 걱정되고 안쓰럽다
민혁 ; 지은씨...
지은 ; (민혁을 발견하고 애써 밝게 웃는데)
민혁 ; (미소)
53. #공원
민혁, 지은 얘기하는
지은 ; 저는 요, 첨엔 이게 그렇게 나쁜 일인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보니까 정말 나쁜 일이 돼 버렸어요...
민혁 ; ....
지은 ; 이렇게 할려고 그랬던 게 아닌데...정말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지 모르겠어요......
아버님이랑 어머님, 할머님....저한테 정말 잘해주셨는데...
민혁 ; ....
지은 ; 이영재씨한테도 미안하고, 어른들한테두 너무 죄송해요.
민혁 ; ....
지은 ; 근데요, 또 너무 속상하구, 억울하기도 해요. 나는 진짜 아버님, 어머님, 할머님 너무 좋아했거든.
그분들 좋아한 건, 그건 정말 거짓말 아니거든요...
그리고 전 지금도 그분들 정말 너무 너무 사랑하거든요...
민혁 ; ....
지은 ; 그래서 지금 너무너무 속상하고 가슴이 아파요. (하고) 정말 속상해요... 속상해서 미치겠어....
씨... (눈물 나는 거 쓱 닦고)
민혁 ; 지금은 당황스러워서 그러시는 거에요. (하고) 나중에 시간에 좀 지나고 나면 이해해주실 거에요.
지은 ; 정말 그렇게 될 까요?
민혁 ; 그럼요.
지은 ; 그런데 그렇게 안되면 어떡해요?
민혁 ; .....
지은 ; 정말 어떻게 해야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민혁 ; ....
지은 ; 잘못 된 시작이니까....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되는 건가?...그래야 되는 건가...
민혁 ; ....
54. # 거실
영재, 지은 기다리는
시계 봤다가, 전화 거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영재 ; ......
55. # 거실
영재, 걱정스레 지은을 기다리고 있는데.....차소리
영재 ; ?
56. # 민혁차- 마당
민혁, 지은을 데려다주고
지은 ; 맨날 저 필요할 때만 불러내고 죄송해요
민혁 ; 괜찮아요, 또 제가 필요하면 전화해요. (하고) 얘기 들어주는 거 밖에 별루 도움도 안되겠지만
지은 ; 아니에요, 오늘도 너무 고마웠어요. 진짜에요
민혁 ; .....(미소)
지은 ; 유민혁씨도 고민 있으면, 저한테 전화하세요, 언제든지 제가 상담해드릴게요.
민혁 ; 네, (하고) 들어가요.
지은 ; 네, (하고) 그럼 가세요.
민혁 ; (가다가 다시) 지은씨...화이팅!
지은 ; 아자아자 화이팅!!!
민혁, 가고
지은, 손 흔드는
57. # 마당- 현관
민혁 차가 떠나도,
지은, 집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현관 앞에 앉아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아버지의 헤어지란 말이 걸린다
이제 어떡해야 하나.....
58. # 거실
지은, 들어오면 영재 기다리고 있는
영재 ; 이제 들어오냐?
지은 ; 네..
영재 ; 하루종일 어디 갔었어?
지은 ; 저기...어디 잠깐 좀.....(하는데)
영재 ; 형, 만나러 갔었어?
지은 ; ......네...유민혁씨 만나러 나갔다 왔어요.
영재 ; 그래? (기가 막히지만)
지은 ; 참, 밥은 먹었어요? 안 먹었으면 밥 차려요? (하는데)
영재 ; 형은 왜 만났어?
지은 ; 네?.......그냥 얘기 좀 하느라구.....
영재 ; 무슨 얘기했는데?
지은 ; 뭘 그렇게 자꾸 캐물어요, 좀 얘기할게 있어서 만났어요, 왜요?
영재 ; 니가 형이랑 얘기할 게 뭐 있어, 그리고 얘기할 게 있으면 나하고 하면 되지..
지은 ; 이영재씨한테 얘기 못하는 거도 있어요.
영재 ; 나하고는 못하는 얘기가.... 근데 형이랑은 된다구?
지은 ; .......
영재 ; 그런 게 뭔데? 어디 한 번 들어나 보자....
지은 ; ....
영재 ; 말해봐, 궁금해서 그래....도대체 니가 형하고 하는 얘기가 뭐야? 무슨 얘기를 해?
어디 또 여행 가자구? 아니면 또 둘이 키스라도 한번 더 하자고 그러디?
지은 ; 네? 뭐라구요?
영재 ; 둘이서 그렇게 좋은데, 나 때문에 이혼도 못하고 미안해서 어떡하냐?
둘이 아주 내가 미워죽겠네?
지은 ; ....
영재 ; 왜 말을 못해? 말 해보라니까?
지은 ; 만나서..... 나 힘들다는 얘기했어요.
영재 ; 뭐가? 뭐? 니가 뭐가 힘들어?
지은 ; 이영재 때문에요, 이영재씨 때문에 힘들어요. 항상 아프게 하고 상처만 주잖아요.
영재 ; (헉) 뭐?
지은 ; 내가 이영재씨 만나고 나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 줄 알아요?
영재 ; ....
지은 ; 내가 이렇게 아파하는데,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뭐가 힘들어? 뭐가 힘드냐구?
영재 ; 이젠... 아프게 안하면 되잖아..
지은 ; 아프게 안해요?
영재 ; 그래, 이젠 아프게 안하고.... 지켜주면 되잖아....
지은 ; 이영재씨가 어떻게 날 지켜 줘? (하고) 이영재씨는 지켜준다는 게 뭔 지나 알아요?
울면, 아이스크림이나 사주는 게, 그게 지켜주는 거에요?
영재 ; ....뭐?
지은 ; 아무 것도 모르면서...이영재씨는 아무 것도 몰라요. 사람을 좋아하는 방법도 모르고,
그걸 표현할 줄 도 모르고, 지켜주는 게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하고) 자기가 상처 주면서도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라구요.
영재 ; .....(아프다)
지은 ; 이제 저도 더는 아프긴 싫어요. (하고) 어차피 우리는 계약관계니까....잘못된 시작이니까....
이제 그만 끝내요.
영재 ; 뭐라구?
지은 ; 헤어져요. 이제 제발 그냥 강혜원씨한테 가요
영재 ; .....
지은 ; .....
영재 ; ...한지은...그럼, 한가지만 물어보자.
지은 ; ....
영재 ; 민혁이 형은 너 안다치게 해?.......
지은 ; ...
영재 ; 그 형은........너 지켜줄 수 있어?
지은 ; .....
영재 ; (앗)
59. # 풀하우스- 지은방
지은, 속상하고 마음 복잡하고
60. # 풀하우스- 영재방
영재도 마음 복잡하고
61. # 인서트- 다음날
62. # 풀하우스- 주방
지은 나오는데,
냉장고에 붙은 메모
<한지은, 그 동안 밥하느라 수고했다. 잘 있어라.
닭 그림에- 아자아자 파이팅!!!>
지은 ; ......(울컥)
63. #호텔- 회견장 일각
영재, 생각에 잠긴...마음이 복잡하다
영재, 문득 전화기를 들고 지은에게 전화 걸려다가.....그냥 관둔다
64. # 풀하우스- 거실
지은도 여러 가지 마음이 복잡하다
손에 낀 반지 만지작거리는데
초인종 소리
지은 ; ?
65. #풀하우스
지은 문 열면, 혜원이 서 있고
혜원 ; 안녕하세요?
지은 ; ...
66. # 풀하우스
혜원, 지은 얘기하는
지은 ; (반지 내주고) 이거 전해 준다준다 그러면서 자꾸 까먹었어요.
혜원 ; 이게 뭔데요?
지은 ; 이영재씨가 강혜원씨 청혼할려고 샀던 반지에요.
혜원 ; ....
지은 ; 어떻게 하다보니까, 제가 갖고 있게 됐는데요, 이제 돌려드릴게요.
혜원 ; ...
지은 ; 이영재씨는 강혜원씨 정말 좋아해요. 이영재씨 많이 웃게 하고...많이 행복하게 해주세요
혜원 ; 난 그렇게 못하는데....난 영재.... 웃게 못해요.
지은 ; (보면)
혜원 ; 제가 오늘 여기 온 건......들었어요. 두 분 헤어지신다는 얘기...
지은 ; ....
혜원 ; 그래서.....영재는 변명하는 거나 설명하는 거, 잘 못하는 애니까,
대신 내가 해줘야 할 거 같아서요.
지은 ; ....
혜원 ; 영재, 고집 세고 강한 척 하지만, 사실은 마음이 여린 아이에요,
바보 같이 자기 마음 잘 표현하지도 못하구...
지은 ; 알아요......저두...
혜원 ; 근데, 영재가 지은씨 좋아하는 건 모르는 거 같은데요?
지은 ; (앗)
혜원 ; 지은씨, 영재한테....한번만 더 기회를 줘요.
지은 ; ....
혜원 ; ....
지은 ; ....(울컥, 눈물도 나고) 그래도......지금은 어쩔 수가 없어요......아버님, 어머니, 할머니,
또 이영재씨.....많은 사람이....벌써 저 때문에 상처 입었구요......
그리고 저두 지금은 너무 많이 아파서요....
혜원 ; ....
지은 ; 잘 못된 시작이니까, 너무 늦기 전에 바로 잡고 싶어요.
혜원 ; ...
지은 ; ...
67. #호텔- 회견장 일각
대표, 동욱, 최실장 얘기하는
대표 ; ....
최실장 ; 대표님, 지금이라도 말려야 되는 거 아닙니까?
대표 ; ....
최실장 ; 그냥 슬쩍 이영재씨가 피해자인 것처럼 몰고 가는 방법도 있잖아요. (하는데)
동욱 ; 네? 그건 말이 안되죠. 우리 지은이가 무슨 죄가 있어요?
최실장 ; 아니, 어차피 한지은씨야,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질 거 아냐?
(하고) 우선은 이영재씨부터 살려야지.
동욱 ; 그래도 그건 절대로 안된다니까요 (하는데)
대표 ; 됐어. 그만들 해. (하고) 본인이 결정한 일이야,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 (일어나고)
68. #호텔- 회견장 입구
영재 준비하고 있는데
대표 오는
대표 ; 준비 됐어?
영재 ; 네...
대표 ; 다시 한번 더 얘기할게. (하고) 이제 너, 다시는 재기 못할 수도 있어.
영재 ; ....
대표 ; 이영재, 니가 가진 거, 모두다 잃게 돼.......그래도 괜찮은 거지?
영재 ; ....
대표 ; ....
영재 ; (굳은 얼굴에 억지로 미소.....그러다 문득) 아자아자 파이팅!!!!
대표 ; 뭐?
영재 ; (미소)
69. #기자회견 장
영재, 들어오면 카메라 후레쉬들 터지고
70. #기자회견 장
기자들 앉아있고
최실장 ;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와주셔셔 감사합니다. 기자 회견은 짧게 끝내겠습니다.
(하고)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영재 ; 안녕하세요, 이영잽니다.....(하고) 바쁘신데도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제가 사랑하는....어떤 여자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섭니다. (하고) 제가 지금 어떤 여자를 사랑합니다...
기자들 웅성대고
영재 ; 그 여잘 ....정말 많이 사랑합니다....(하고) 그 여잔.....작은 것에도 기쁨과 희망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구요, 함께 있으면 항상 즐겁고, 제게 행복이 뭔지를 느끼게 하는 여잡니다.......
(하다) 그래서...그래서....그 여자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 여자를 지키기 위해서 저는 지금.....이혼을 하려고 합니다.
기자들 웅성대고
영재 ; 궁금하시겠지만 그 여자가 누군지는 지금 밝힐 수가 없구요. 그냥 평범하고 착하지만.....
그렇지만 저에겐 너무나 소중하고 특별한 여자라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일어나면)
최실장 ; 죄송합니다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기자들,
<말하자면 불륜이라는 겁니까?>
<이영재씨 상대 여자가 누구에요? 밝힐 수는 없나요?>
<같은 연예인인가요?>
<결혼하고 나서 만났나요?>
<두 분이 어떻게 만났어요?>
<결혼생활 중에도 계속 만나왔나요?>
<정말 가정까지 버릴 만큼 그렇게 사랑합니까?>
<이혼하시고 그 여자분과 다시 재혼하시는 겁니까?>
<이미지에 치명타가 클텐데, 감수하겠다는 겁니까?>
71. #호텔-특실 룸
생각에 잠겨 있는 영재
지은과의 추억들이 떠오른다
입술에는 미소가, 그러나 눈에는 슬픔이
72. #풀하우스
지은도 곰곰이 영재와의 추억을 되새긴다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지은 결혼 반지 만지작거리고
73. #호텔-특실 룸
동욱, 와보면 영재 없고
동욱 ; (두리번) 영재 형, 형....(하며 찾는데 없다)
74. #영재차
영재, 차에 오르고
영재 버린 걸 뒤로하고 떠나는
75. #풀하우스
지은 ; ....
76. # 풀하우스- 전경
77. # 풀하우스- 주방
음료수 마신 컵들 너저분하게 나와있고
78. # 풀하우스- 거실
시간 경과의 느낌
인테리어도 좀 변하고,
거실의 웨딩사진도 없어지고
초인종소리
지은, <누구세요?> 뛰어나가고
문 열면, 꽃을 들고 서 있는 남자- 보면 민혁이다.
지은 ; (환한 미소로 반기고)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