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9일(일)~1월 22일(수) - 3박 4일 일정
1일째
12시 30분까지 김포공항 접선 시각에 맞춰 미리 고지 되었던 준비물을 챙겨 모였다.
안양 방면 멋진 명옥언니 사위의 차엔
명옥언니, 인숙언니, 경복씨가,
산본 리무진엔 운하 없이 은경언니가 홀로 나타나셨다.
중요 물건 가득 담긴 핸드백을 집에 빼 놓고 나왔다가
리무진 타려는 순간 알게 되어 집에 다시 다녀 허둥지둥 오느냐
훌륭 남편님이 김포공항까지 모시게 된 운하와
전철로는 경희와 숙희가 모였였지.
비행 시간 1시간 10분 후 티웨이 항공에서 내려
렌터카 셔틀을 타기 위해 바람 세찬 제주 공항 앞에서,
예약한 곳이 오케이 렌트카도 아니고, SK렌트카도,
제주렌트카도 아니라는 렌트 카 안내원 이야기에
속이 비어 쪼르륵 대는 배를 광장시장 찹쌀떡 한 개로 달래며,
입원한 연주 간호에 힘들어 하고 있던 정남씨와 통화하며
잠깐의 시간을 지루하게 보냈었다.
결국 늦게서야 인터파크 렌터카임을 알게 되어
무사히 차를 렌트하고
우리의 베스트 드라이버 경복씨가 운전하는 9인승 카니발에,
짐 실느냐 의자 모자란 경희, 숙희는
배낭 위에 불편한 허리를 폈었다.
차를 달려 ‘미스 칠’이란 음식점에 가니
5시부터 주문 가능하다는 블랙 타임이었고,
‘전복나라’라는 음식점에 도착해서야
전복 돌솥밥 정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경복씨가 귀한 아들 결혼 답례라며 사 주어서 맛있게 먹었었지.
저녁을 맛깔나게 먹고 숙소에 가던 길에
‘식자재 마트’란 커다란 간판의 마트에 들러
6개 묶음 4000원도 안 되는 아주 싼 삼다수 생수와
양배추, 파, 검은 도야지고기도, 제주 맥주도 골라 사서 싣고
절물 휴양림에 도착했다.
어두워진 늦은 시각 도착한 제주시 봉개동, 이 절물휴양림은
쭉쭉 뻗은 삼나무들과 푸른 이끼들이 덮여져 있는 검은 돌들과
반짝이는 도톰한 잎사귀들의 나무들이 가득한 곳이었고
무척 넓었다.
우리가 묵을 숲 속의 집까지는 데크길이 있어서
캐리어 가방을 끌고 들어가긴 편했지만
관리소에서 숙소까지는 280m의 제법 먼 거리였다.
꽉꽉 울어대는 우량 까마귀들과 붙임성 있는 고양이가 맞아주던
우리의 왕벚나무 숙소는
커다란 거실과 주방, 두 개의 방, 한 개의 화장실이 있었다.
따끈한 방바닥에 엉덩이도 행복했고
사 온 향 짙은 제주 위트 에일 맥주로 목을 달래며
여행 첫날 하루를 마무리했다.
2일째
새벽 먼동이 트기 전,
6시가 넘자 어두운 주방에서 경복씨의 쌀 씻는 소리가 났다.
부지런한 경복씨는 어느 곳에서나
몇 몫을 하는 귀한 인물이다.
고맙고 언제나 감동 주는 경복씨~
경희씨의 맛깔스런 배추김치도 썰어 놓고
제주 검은 돼지고기를 잘게 썰어 넣어
김치 찌개를 푸짐하게 두부도 넣고 보글보글 끓여
가져 온 화려한 밑반찬들로 아침을 먹고,
구수한 커피로 입가심한 후
어제 비행기에서 전원 껐었던 운하 휴대폰이
오늘까지 먹통이 되어
경복씨와 경희씨와 운하는 문 여는 시간 맞춰
삼성 서비스를 찾아 나섰다.
경복씨와 경희씨, 운하가 서비스 받고 돌아오기 전
세 언니들과 숙희는 주변 산책을 나섰는데
그늘 쪽은 눈이 녹지 않아서 미끄러웠다.
휴대폰을 작동 시킨 운하는 서비스 받고 돌아와서는
항생제 트러블이 생긴 것 같다고 말을 했었는데,
발목부터 무릎 위까지 붉은 발진이 가득했다.
소금 물로 씻어도 가라 앉을 기미가 없어서
주사가 필요할 것 같아 다시 집을 나섰는데
다행히 숙소 가까운 곳 작은 시골 병원 의사,
인자한 퇴직 교수 같은 분위기의 선생님께 주사도 맞고
3일치 약을 처방 받아 왔다.
참 다행이었다.
경복씨의 기동성덕에 빨리빨리 대처할 수 있어서
너무 너무 감사했다.
운하씨가 병원에서 돌아 온 후
점심을 먹고 절물휴양림 길 중 가장 긴 '장생길'을 걷기로 했다.
11.1km의 흙길 이었다.
사랑의 연리지 나무도 보고,
끝없이 넓게 퍼져 있는 조릿대 숲,
고사리류의 양치 식물들이 깔려 있어서 성인봉 숲 속의 모습도 생각이 났고.
쭉쭉 삼나무, 소나무 숲을 1시에 출발하여
5시가 되어서는 27,000보의 걸음 인증 샷을 확인하며
장생길 출구로 나와 노곤한 다리를 쉬게 해 주었다.
저녁은 용두암 근처 제주의 명가 ‘삼다도 횟집’에서 먹기로 했다.
정보통 은경언니가 추천해 준 몇 군데 중
선택한 곳이었는데
짙푸른 저녁 바닷물이 넘실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멋진 이층 건물이었다.
경복씨 수준에 맞게 건물 매각 기념으로 아주 통 크게 쏘았다나!!!
조물주보다 높은 건물주!
염치없게 많이도 먹었었다.
갈치회, 고등어회, 심심하게 맛있던 게장과
도미회, 감성돔회, 등 갖가지 회와
고소한 철판 볶음밥, 시원한 맑은탕까지...
배 두들기며 제주의 소주와
화려한 스키다시와 음식들 속에 파묻혔다.
음식점에서 돌아와
푸짐한 배와 따뜻한 잔등과 행복한 우리들의 머리는
맑은 공기를 들이키며 곤히 잠들었다.
3일째
오늘도 어김없이 경복씨의 쌀 씻는 소리에 잠을 깼다.
뽀얀 쌀 뜨물에 멸치 국물 우려내어 끓인
인숙언니표 청국장 정식으로 거하게 아침밥을 먹고
대영농장의 찬조품 한라봉 레드향 황금향 한박스와
경복씨가 챙겨 온 다양한 향 진한 커피들과 차로
디저트 확실하게 하고 ‘한라수목원’으로 향했다.
이곳엔 수선화를 보기 위해 찾았었는데
기대했던 수선화도 동백꽃도 기대에 못 미쳐서
입장료 무료인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며 한 바퀴만 둘러 본 후
바로 차를 ‘한담 해안 산책로’로 향했다.
제주 올레 15코스이기도 한 이곳은
푸른 바다의 파도를 맘껏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곳이었다.
명옥 언니는 이곳에서 귀한 껍질 벗겨 구운
비싼 오징어를 사 주셔서 감사히 먹으면서...
한담 해안 산책로에서 사진 놀이 하다가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을 가기 위해 애월에서 서귀포쪽으로 달렸다.
곶자왈 도립공원 가기 2km쯤 전에
은경언니가 전에 맛보았었다는
‘허파 곶자왈 화덕 피자집’ 앞에 차를 세우고
거대한 피자 두 판을 배 두들기며 먹었었다.
은경언니가 사 주신 책상만한 크기의 네모난 피자도 눈을 휘둥글게 했었지만
우리의 입맛대로 여섯가지 종류 피자를 주문해서
화덕에 담백하게 구워 주어
평생 먹을 피자를 하루에 골고루 다 먹은 기분이었고.
양이 너무 많아서 남은 피자를 챙겨
곶자왈 도립공원으로 향했다.
예전 교래휴양림 묵었을 때 보았던 곶자왈은
화산 활동때 분출 된 용암류가 불규칙한 암석지대로,
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을 이루어 진 곳이라는데
비비 꼬이면서 자라는 나무들이 영화 타잔의 분위기를 생각하게 하고.
이곳에 5코스 정도의 산책로가 있었는데
어제 많이 걸었던 휴유증으로
오늘은 4km정도의 오찬이길과 발레길만을 통과해서
테우리길로 가볍게 내려왔다.
전망대에 올라가서 보이는 흰 빛깔의 한라산의 정상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번 정남씨가 왔었으면
수준별로 한라 백록담에 오르느냐
스틱과 아이젠이 필요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지 못해서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애물단지가 된 아이젠과 스틱이었다.
곶자왈 도립공원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오면서 배추전이냐 김치전이냐
저녁 메뉴를 의논하다가 밥솥에 남은 밥으로 김치볶음밥으로 결정.
휴양림 매점에서 즉석 쌀국수와 돔배국수,
김치국수. 계란을 사와,
계란은 찌고, 즉석 국수에는 물붓고,
고소한 들기름에 김치 송송 썰어 볶아서 밥을 넣어
또 훌륭한 식사도 하고.
운하가 열심히 챙겨 온
귀한 성당 미사주와 치즈로 분위기 우아한 저녁을 마무리하며
오늘 만보기 22,000보를 확인하곤 뜨끈한 바닥에 몸을 눕혔다.
4일째
아침부터 이슬비 내리는 날씨에
오늘 계획한 주변 산책은 수준별, 복장별로 하기로 했다.
운하표 일본 우비를 단체로 입고,
그동안 생긴 쓰레기를 분리수거도 하고,
비 내려 촉촉해진 데크길을 걸어가
이름답게 유명한 절물 약수도 한 모금 넘겨도 보고.
우비 모자에 똑똑 떨어지는 빗소리를 느끼며
까마귀 울음소리 쟁쟁한 삼나무 숲에서
카메라 놀이에 한참을 빠졌다가 들어왔다.
이해인 수녀가 예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 지었다는
주옥 같은 시를 나무판에 새겨 놓은 곳이 두 곳에 있었다.
이곳 절경을 감동스런 시어로 표현한 것을 읽다보니
더욱 더 이곳의 아름다움이 가슴에 와 닿는다.
12시 퇴실시간 전에
오늘 이 곳에 묵을 낯선 가족의 짐을
작은 방에 미리 넣어 두는 것을 너그럽게 허용도 해주고
바리바리 짐들을 챙겨서
3일 동안 머물렀던 절물 휴양림을 떠났다.
차를 달려 동문시장 주차장에 능숙하게 차도 세우고,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고등어 쌈밥, 갈치조림, 흑돼지 주물럭, 고등어 구이,
우도 땅콩 막걸리,등을 인숙언니가 사 주셨다.
부군 이재수님이 태산회원들에게 사주라셨다면서...
또, 감사히 먹었네요.
동문시장 수산물 많은 곳에서
살아있는 튼실한 문어와 귀한 민어, 옥돔, 굵은 갈치,
자리젓, 자연산 돌미역 등을 사서
택배로 보내기도, 박스에 포장도 하고
차에 꾹꾹 눌러 실었다.
시장에서 나와서는 덕인당 보리빵집 찾아가
쫄깃한 찰보리빵이 아닌 달지 않은 보리빵을 맛보았다.
단팥이 들어있는 쑥빵과
달지 않은 팥이 들어 있는 보리빵과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담백한 식사 대용의 보리빵이 있어서
조금씩 사들고 출발.
바닷가 전망 좋은 이층 카페로 향했다.
한라봉차, 자몽차 맛은 좋았지만,
아보카도 담은 그릇이 맘에 안 들었었던 전망 예쁜 카페에서
대영 농장 과일들도 먹으면서 여유롭게 시간도 보내고.
비행기 출발 시간에 맞게 제주 공항에 도착해서
바리바리 쌓았던 짐들은 내려 놓고
경희와 경복은 4일간 우리의 발이 되어 주었던 차를
렌트카 회사에 차를 반납하고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짐들은 부치고
나는 처음으로 제주공항 면세점도 기웃거리다가
오후 7시 50분 출발의 늦은 저녁이라 햄버거와 김밥으로
저녁 요기를 간단히 하고,
공항 혼잡으로란 이유의 항공 딜레이 문자를 읽다가
30분 늦춰진 오후 8시 20분경
이스타항공은 무사히 출발하여 1시간 10분 후
다시 김포 공항에 도착하여 리무진과 전철로
집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이번 여행 중 있었던 일 중
랭킹 1위의 소식은 아무래도 운하의 좌우충돌 사건 4건일거다!
집에 들어와서까지 들은 4번째 운하의 좌우충돌 이야기는
‘공항버스 티켓예매소 앞에 스틱 고이 두었다는 내용’이였으니까!
아쉽게 참석 못했던 백교장님과 홍대장의 따님들
빠른 쾌유를 기원하면서
우리 태산회원들은 이번 겨울 제주 절물휴양림 여행으로
추억의 한 자락을 또 채웠다.
정말 감사합니다~모두 건강합시다~충성~^^
첫댓글 홍정남:여행기를 읽으니 제가 동행한 것처럼 그 모습들과 표정,웃 음소리 등이 생생하게 펼쳐지네요. 좌충우돌이 있어서 더 기억에 남을 여행이 될 것 같아요. 다음을 기약하며 건강하게 잘 지내셔요.
여행 후기가 기대됐는데 우리가 눈호강과 힐링하고 온 흔적과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낸 글쟁이 명숙언니 덕에 소중한 추억이 한 켜 쌓였네요. 다음엔 모두 함께하면 기쁨도 더 크겠죠?
다시한번 제주도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홍대장과 백교장님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여행이었습니다 모두모두 건강히 다음에는 꼭 함께해요
현은경:제주의 감동이 생생하게 주마등쳐럼~~~
행복한 순간을 함께 할 태산회가 있어 감사합니다
홍샘 백교장
두 따님의 쾌유를 빕니다
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내 맘속에는 절물휴양림의 우거진 나무숲만 생각나네요.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어집니다.
양경복:명숙언니의 글을 읽으며 다시 테잎 되돌리는 기분 들어요. 너무 생생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