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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회사에 다니는 필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커피를 맛있게 먹을 수 있나요?”이다. 사실 한 마디로 설명하기엔 난감한 질문. 하지만, 커피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는 상대방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며 어린양을 구원한다는 심정으로 차분히 설명을 시작하곤 한다.
커피를 맛있게 마시려면? 우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 주위를 살펴보면 커피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커피전문점에서 마셔 본 커피 맛을 잊지 못하고 이런 커피를 늘
곁에 두고 마시고 싶다는 욕망을 참지 못해. 급기야 적게는 몇 만원, 많게는
수십 만원을 호가하는 커피관련 추출장비와 커피세트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비싼 가격 때문에 몇 번씩이나 구입을 망설이지만 결정적으로 동행한 측근이 바람을 잡아 사고를(?) 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집에 돌아오면 '아차!' 싶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쓰린 마음을 달래며 이제 몇
잔을 만들어 먹으면 본전을 뽑을 수 있나... 나름대로 손익계산서를 뽑아 보게
된다. 물론 대개의 경우, 그 수고가 번거로워 어느새 찬장 한 구석에서 먼지만
쌓이게 되고, 결국 이사하는 날 우연히 발견되어 부부싸움의 원인을 제공하게
마련이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데에는 수십 가지의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그 방법은
크게 다음의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커피를 물에 끓이는 달임 법,
둘째 우려내는 법, 셋째 걸러먹는 법, 넷째 압력을 통한 추출방법 등이다. 퍼컬레이터, 커피프레스, 바쿰, 커피포트, 드립 커피머신,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등은 바로 이러한 방법에 따라 개발된 장비들이다.
그러나 누구나 부담 없이 맛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필자가 강력 추천하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커피프레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주위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도 다른 커피 추출기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 그럼 이제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보자.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한 필수 4대 요소는 물과 커피의 비율, 원두의 알맞은 굵기, 정수된 신선한 물, 커피의 신선도이다.
첫째, 물과 커피의 비율. 물과 커피의 비율은 물 180ml에 10g(약 2큰술)의 커피가 적당하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커피프레스는 대개 3컵용, 5컵용 그리고 8컵용이 있는데 각각 20g(4큰술), 50g(10큰술), 80g(16큰술)을 넣을 때 완벽한
커피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둘째, 원두의 굵기. 원두의 굵기는 어떤 기계를 사용해 커피를 만드는가에 따라 다르게 조정해야 하는데, 원두가 너무 잘게 갈아진 경우에는 본래의 맛보다는 쓴 맛이 더 많이 나기 때문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원두를 구입하는 장소에서 프레스용 원두로 갈아진 적합한 원두를 구입하거나 알맞은 굵기를 요청하면 된다.
세번째 물, 커피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물은 언뜻 쉬워보이지만 그만큼 신경쓰지 않게 되는 부분인데 맛있는 커피를 마시려면 절대 놓쳐선 안되는 부분이다. 맛있는 커피를 위한 물은 신선하고 차갑게 정수된 물을 끓는점 직전까지 끓여 사용하는 것이다. 위의 설명을 염두에 두고, 준비가 끝나면 프레스에
갈은 원두를 넣고 끓인 물을 부은 후 4분쯤 지난 후에 프레스를 눌러 잔에 부어 마시면 된다.
마지막으로 커피는 만들어서 바로 즐기는 것이 좋으며, 커피 프레스를 이용할 경우 20분 이내에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커피 원두는 갈아지면서 공기와
접촉하는 순간부터 산화가 시작되므로 필요한 만큼만 갈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개봉된 갈은 커피는 일주일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한 경우,
공기가 통하지 않는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비교적 오래 향이 유지된다.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 마케팅 양재선 과장<Sonja@shinsegae.com >
2003.03.06 16:14 입력 / 2003.03.06 18: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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