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알고지냅시다 첩첩산중 `에코델타시티`…환경영향평가 반려? (건설경제신문2012.11.04)

[이선진(꼴통)]

　보상문제로 삐걱대고 있는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조감도>이 또다른 복병을 만났다.

　수자원공사의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환경부의 지적사항을 대부분 반영하지 않고 있어 본안 심사 때 반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3일 환경부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에 따르면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해 환경부가 수질 개선 대책, 조류 보호 대책, 환경친화적 토지이용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의견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의견서에서 교육환경 문제를 지적했다. 에코델타시티에는 초등학교 4개, 중학교 3개, 고등학교 3개 등 교육시설이 대거 들어설 예정이다. 교육시설에 적합한 등가소음도는 55㏈ 이하다. 인근의 김해공항을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소음을 68~70웨클(WECPNL) 이하로 낮춰야 가능한 수준이지만 쉽지 않다.

　각종 산업시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도 위해도 기준을 초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됐다.

　보 설치로 인한 수질악화 우려도 제기됐다. 환경부는 의견서에서 “대저수문과 녹산수문 등으로 자연적인 하천 흐름이 제한받고 있어 서낙동강, 평강천, 맥도강의 수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5월 해당 지역의 측정 결과를 보면 물의 오염 지표인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COD(화학적 산소요구량)와 부영양화의 지표인 총인(T-P)이 5등급(나쁨)~6등급(매우 나쁨)으로 나타났다. 현행 사업계획상 수질등급은 2등급으로 맞춰야 한다.

　철새 등 조류보호대책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에코델타시티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을숙도와 가깝다. 환경부는 의견서에서 “기존 남측 명지지구, 북측 연구개발특구와 함께 친수구역 조성사업 추진시 철새 이동경로 단절 및 서식시 훼손이 크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토양오염 조사범위 확대도 주문했다. 수자원공사는 토양오염조사를 1188만6000㎡에 측정지점 7곳을 대상으로 조사했지만 환경부는 20곳 이상의 지역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서에서 밝혔다.

　앞서 환경부는 수자원공사가 실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의견서에서 △상위계획과의 적정성 △입지 타당성 △철새 등 조류보호대책 △서낙동강 등 수질개선대책 △환경친화적 토지이용 등의 대책이 마련되면 수용하겠다는 ‘조건부 동의’를 했다.

　실제 에코델타시티 사업에 대한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지난 5월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는 30여분간 중단됐다 재개되는 등 소동을 겪은 바 있다. 　 　

　심상정 의원은 “에코델타시티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이같은 조건부 동의로 수용됐지만 정작 이같은 사항을 전혀 충족하지 않은 채 환경영향평가(초안)가 실시됐다”며 “에코델타시티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승인해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종합감사에서 “본안(환경영향평가)이 구비돼 오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에코델타시티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환경부가 반려하면 사업이 중단된다. 이럴 경우 수자원공사 등 사업 주체들은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환경부가 재심의하는데는 3개월 정도가 걸린다.

　환경부 관계자는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워낙 규모가 큰데다, 친수구역에 개발하는 첫 사례가 검토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부산 강서구 강동동과 대저2동 명지동 일원 1188만㎡에 5조4386억원을 들여 첨단산업 국제물류 연구개발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형 자족도시와 하천, 자연생태계, 친수공간을 활용한 수변도시가 건설하는 것이다. 사업비는 부산도시공사가 1조800억원(20%)을, 한국수자원공사가 4조3200억원(80%)을 부담했다. 제2의 4대강 사업으로 불리는 친수사업지구 5곳 가운데 사업 규모가 가장 크다.

김태형기자 k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