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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초록온배움터'는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한 생태공동체 구현을 목표로 하는 모임이다. 사진은 이 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생태건축 과정 모습. 부산초록온배움터 제공 |
- 귀농생활·산야초 활용은 물론 생태건축 등 의식주 변화 시도
지난 15일 오전, 부산 교육대학 인근의 '공간초록'에 중·장년 층 10여 명이 모였다. 초봄 치고는 제법 쌀쌀했던 이날은 '부산초록온배움터'의 2012년 봄학기 산야초 주간반 개강일. 말이 교실이지, 단층주택 방바닥에 앉아 수업을 듣는다. 변변한 난방시설조차 없어 바깥의 한기가 그대로 밀려들었지만 차 한잔으로 언 몸을 녹이며 시작된 생태수업은 꽤 진지했다.
■산나물은 왜 산나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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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부산초록온배움터'의 올해 첫 강의에서 회원들이 강사의 말을 듣고 있다. |
'부산초록온배움터'는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한 삶과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작년부터 다양한 생태교육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산야초 교실의 강사는 방양희 씨.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에서 소래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숲연구소 강사로 활동 중이다. 들살이생태놀이터도 운영하고 있다.
방 씨의 수업은 수강생들에게 생강나무차를 대접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칼슘이 들어 있고 어혈을 풀어준다는 설명에 수강생들은 한 컵씩 받았다. 개강 수업에서 방 씨는 결혼 직후 남편을 따라 귀농하게 된 동기와 그곳에서의 삶을 소개했다. 귀농 후 산골마을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전수받은 농사비법에 대한 얘기도 풀어냈다. 각종 유기농에 대한 경험담은 수강생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어떤 풀이 산나물이 되는가보다 왜 산나물이 되는가부터 알아야 한다"며 앞으로 진행될 강의의 개요를 설명했다. 방 씨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맞는 환경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태적인 삶도 꿈만 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기초적인 지식과 관심, 그대로 실천해보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우리 조상들은 논밭에서 곡식을 길러먹는 것과 함께 산과 들의 거친 산야초를 채취해 나물, 묵나물, 장아찌, 차, 약초 등으로 쓰면서 순환적인 삶의 기초로 활용했다"면서 "자생하는 산야초의 효능을 알아내고 그것을 우리 밥상에 올리거나 약초로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석유와 같은 외부에너지를 쓰지 않고, 노동은 최소화하면서 생태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의식주부터 바꾸자
초록온배움터에 참여하고 있는 정중효 씨는 "개인의 삶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바꾸지 않으면 환경생태적인 삶은 불가능하다"면서 "온배움터는 의식주와 에너지, 건강문제에 생태적인 관점을 접목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초록온배움터는 산야초 강좌뿐만 아니라 ▷생태건축 기초과정 ▷상생활법(자연의학) ▷산야초 심화과정 ▷천연염색과 바느질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자립 과정 등을 마련한다. 생태건축 수업은 오는 21일부터, 산야초 직장인반도 실습을 겸해 함께 개강한다.
생태건축 과정은 아파트로 대변되는 우리나라의 주택 개념을 넘어서기 위한 강좌로 이번 봄학기에서는 건축구조와 건축재료(대안적 건축재료), 건축 시공을 중심으로 공부를 한다. 경남 함양군에 있는 온배움터(녹색대학)의 이종원 교수가 직접 강의하며 자연형 태양열주택과 나무다루기 기본 과정을 진행한다.
자연의학의 여러 분야 중 '활법'은 음식이나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손과 발 등 신체 부위를 이용해 우리 몸을 돌보고 풀어내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