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 공동기획] 고속철도가 시속 300km라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것은 멈출 수 있는 기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차량 20여대가 연결되어 있는 고속열차의 길이는 무려 388m이고, 무게는 780톤이나 된다. 코끼리 한 마리의 무게를 5톤으로 보면, 코끼리 156마리의 무게와 같은 셈.
만약 고속열차가 빨리 달릴 수만 있고 멈추지 못한다면 가공할 만한 무기로 돌변하게 된다. 시속 300km로 달리는 780톤의 무서운 질주는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따라서 고속철도는 안전하게 정차하기 위해 3중 제동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먼저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화시켜 다른 열차에게 주거나 열로 소모시키는 전기 제동 방법이다. 즉, 고속으로 달릴 때는 만들어진 전기를 전차선으로 보내 인근에 운행 중인 차량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회생 제동을 하며, 역이 가까워져 저속으로 달릴 때는 발전된 전기를 저항기를 통해 열에너지로 바꿔 외부로 방출해버리는 발전 제동이 사용된다.
더운 여름날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전동차 밑에서 후끈거리는 열기가 올라오는 이유는 바로 발전 제동시 나오는 열 때문이다.
회생 제동을 하려면 전동기에서 발전된 전기를 전차선의 전기와 성질이 같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장치가 복잡한데, 총 소비전력의 약 10%를 회생 제동으로 자체 발전하여 사용할 수 있다. 고속철도는 달리면서 인근에 운행 중인 열차가 없는 경우 등과 같이 회생된 전기를 보낼 수 없을 때는 자동적으로 발전 제동으로 바꾸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만일 전기 제동이 고장을 일으키면 마찰 제동을 하게 된다. 마찰 제동은 자전거나 자동차에서 볼 수 있듯이 돌아가는 쇠판을 다른 물건으로 마찰시키는 기계적인 방법이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