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좁은 땅에 묘지라는 우리들의 흔적을 만들어 놓아 후손들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자원으로서의 산을 이용하고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묘지문화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어떨까.
묘지 이용에 관한 우려와 문제제기는 이미 고려 경종 때부터 문헌에 나타나 있다.
전국의 분묘수는 2002년 말 현재 약 2,000만 기로 총 묘지면적이 전체 택지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며, 서울 면적의 1.6배, 전국 공장부지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매년 20여만 기의 신설묘지로 여의도의 1.2배만한 산지가 묘지로 탈바꿈한다.
산은 헌옷을 기운 것처럼 볼썽사나운 모습을 드러내고, 제대로 임업경영이
안 되기 때문에 목재 소비량의 90% 이상을 외재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땅 한 평이 아쉬운데도 요즈음은 농경지까지 잠식되고 있어 살아 있을 때보다
죽어서 차지하는 땅의 면적이 더 넓다고 한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묘지공급 부족으로
서울은 2년, 수도권 지역은 5년, 전국은 10년 이내에 집단묘지의 공급이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50년 후에는 어디에도 묘지를 쓸 곳이 없게 된다고 하니 걱정스런 마음이 앞선다.
영국시립 런던묘지에서는 유해를 묻은 후에 장미를 심고 그 장미가지에 망인의 신원을
새긴 표찰을 매어둔다고 한다. 묘지가 아니라 넓디넓은 장미 화원이요, 바람 불면 표찰이
살랑거리는 소리가 나는 게 다를 뿐이다. 한 그루 장미로 돌아가는 소박한 자연 회귀의
이승 마무리다. 이 장미무덤이 함부르크, 뮌헨 등 유럽 전역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다른 한 묘지는 군데군데 큰 수목이 서 있는 숲이요, 광활한 잔디밭이 펼쳐진 것이 고작이다.
한 가족이나 가문 또는 친지끼리 어느 나무 아래 일정한 잔디밭을 사들이고 죽어서 유해를
그 잔디밭에 뿌리면 그만이다. 곧 그 나무가 집단 영혼을 대변케 하는 일종의
‘수목장(樹木葬)’이랄 수 있다. 한 그루 나무의 한 가지 잎새 하나로 해마다 다시
피어나니 영생 염원을 충족시킨 것이 되기도 한다.
일본에서도 뼈 항아리를 묻고 그 위에 화목(花木)을 심는 수목장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무를 자르고 산을 헐며 묘석을 세우는 산림 훼손을 막고, 무덤 관리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 후손들에게 ‘묘지강산’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는 묘지문화를 수목장(樹木葬)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세대가 내려갈수록 성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점차 묘소의 위치를 잃어버려 무연분묘가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들은 자연의 일원으로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삶의 발자취는 가족과 우리를
아는 이의 마음속에 남도록 했으면 한다. 이 좁은 땅에 묘지라는 우리들의 흔적을 만들어
놓아 후손들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자원으로서의 산을 이용하고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묘지문화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어떨까. /
/글 / 조정웅(전 서부지방산림관리청장)/
수목장의 형태
-수목장의 형태를 구성해 보았습니다.
1. 수목장의 취지
현대의 개성화되는 장례의식과 생사관에 맞춘 가장 자연친화적인 장묘법으로 사람과 나무는
상생하며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회귀한다는 섭리에 근거하였으며, 고인을 화장하여
그 골분을 지정된 수목 아래에 묻어서 그 수목과 숲에서 함께한다는 것이 수목장(樹木葬)의
취지 (스위스, 독일, 뉴질랜드, 일본, 영국 등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자연장의 형태)
2. 수목장에 사용되는 수목(영생목)의 종류
수목장에 쓰이는 영생목(永生木)은 참나무,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등으로 구성(타국의 경우)
되어 있으며 수령은 통상 10~120년생 정도가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실시할 경우 영생목의 선택은 연구를 더 해봐야 할 것이다.
3. 수목장의 종류
수목장은 유가족의 희망에 따라 3가지 형태로 구성
1) 개인 영생목 - 1구의 골분만을 매장하는 경우(1평)
2) 가족합장용 영생목 - 몇 그루의 영생목을 가족 구성원용으로 하는 경우로 가족정원 형태로
꾸밀 수 있음(4평~10평)
3) 공동영생목 - 영생목을 구매할 경제적 능력이 없거나 집단 산골을 필요로 하는 경우
(기 조성지)
기타 화단형, 정원형등의 자연장형태도 좋을 듯 하다./
~~~~~~~~~~~~~~~~~~~~~~~~~~~~~~~~~~~~~~ 관심이 있는분은 아래로/
독일의 수목장림(樹木葬林)에 대하여
우리나라는 매장묘지문화로 64만ha가 묘지로 조성되어 있고 이중 개인묘지가 69%로 산림훼손등 국토이용의 장애가 되고 있는데 최근 유럽에서 산림경영 대단지를 장지로 선뜻 개방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세계 인구는 2003년 말로 약 63억이며 향후 80억에 이를 것이란 예측을 UN이 발표한 바 있다. 인구의 증가는 자연의 파괴와 훼손을 가져오며 따라서 식량부족 및 여러 가지 질병의 발생에 의한 사망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여 세계 각국은 자국의 실정에 맞는 장례문화의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 유럽의 스위스와 독일이 장지로 삼림경영대단지를 선뜻 개방한 것은 임업계에 신선한 사건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필자는 2003년 7월중 15일간 독일을 방문하였으며 그곳 산림공무원(Mr. Hartmut KieneKroos)과 함께 수목장림 현장을 보고 얻은 정보를 정리하여 소개한다.
◇ 공동영생목 표식
유럽 장례문화의 어제와 오늘
유럽에서는 일찍이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서 인간은 사후에도 영생한다는 믿음에 따라 시신을 교회 구내 또는 부락 주변의 집단 묘지에 모시고 수시로 꽃으로 단장하고 벌초하는 등 정성들여 가꾸면서 고인에 대한 흠모와 사랑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인식하는 장례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과학문명이 발달하면서 장례에 대한 국민의식도 변화되었고, 인구의 증가대책과 똑같이 사망자의 처리도 사회문제화 되면서 유럽 각국은 국토의 효율적 이용에 대한 전략적 차원에서 장례문화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 실례를 보면 영국의 런던묘지에서는 유해 매장지 위에 장미를 심고 장미원으로 가꾸어 산 자와 죽은 자의 사용공간을 줄여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위스의 경우 좁은 국토에서 생명터전인 목초지나 주거지의 더이상의 훼손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1990년에 세계에서 제일 먼저 산림경영임지에 수목장림을 개설하였다. 수목장의 전제조건이 화장에 의한 골분만을 지정된 수목 주변에 묻어주는 것으로 산림파괴나 또는 어떠한 훼손도 허용치 않는다.
독일의 경우 헤센(Hessen) 주정부는 인접 스위스의 수목장림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장례특허를 취득한 스위스 ‘FriedWald Gmbh’ 회사측에 기술이전료를 지불한 후 헤센 주정부 산하 라인하츠하겐 산림관리소(Forstamt Reinhardshagen) 관할 산림지에 수목장림을 개설·운영하게 되었다.
◇ 공동영생목 수목장림 454번
독일의 장례문화 변화 과정
독일의 종교 문화도 스위스와 마찬가지로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교회 구내 또는 부락 근교에 묘지를 마련하였으나 근세부터 기존묘역의 수용력이 한계에 부딪혀 하나의 편법으로 매장기간을 25~30년 시한부로 정하여 교체매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 제도 역시 국민들의 수요를 더이상 충족시킬 수 없는 실정이다.
설상가상 보수적인 장례문화를 이어주고 있는 농촌에 새로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데 최근 도·농간 문화생활에 차이를 느낀 청·장년들이 매년 도시로 옮겨가 쉽게 향락문화에 접근하면서 건전한 종교관과 국민의식도 상실되고 있다.
대체로 조상의식이 희박해지고 있고 후손들의 묘지관리를 기대할 수 없게 되어 마침내 묘지관리업체에게 유료위탁관리를 하고 있으나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아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마침내 정부는 독일국민의 독특한 이념적 애림사상을 승화시켜 미래 영원한 안식처를 아름다운 산림지대로 옮겨 주검이 곧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진다는 장례문화를 서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시도하고 있다.
한편 헤센 주정부로서는 목재산업이 침체되어 있고 삼림의 환경적 기능이 증대하는 추세이므로 임목처분보다 유리한 임지대부료와 입목의 판매수입을 관리업체와 공유할 수 있는 실리적 수익사업으로 판단, 수목장림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 분위기이다. 그러므로 헤센 주정부는 앞으로 타지역에도 지속적으로 수목장림 개설여부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으나 수목장림이 개설된 지 불과 2~3년도 못되어 수용력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다. 결국 독일의 대표적인 산림지대인 오덴발트(Odenwald) 내 프랑크푸르트(Frankfurt)시 남부의 산림지에 제2의 수목장림을 개방하였다.
◇ 수목장림을 설명하는 독일공무원과 필자
수목장림의 운영현황
■ 독일 수목장림의 뜻
사람과 나무는 상생하며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회귀한다는 섭리에 근거하였으며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하여 그 골분을 지정된 수목 아래에 묻어서 그 수목과 숲에서 함께한다는 것이 수목장(樹木葬)의 취지이며 수목장림이란 종래의 주거지 주변과 공원 등에서 실행되고 있는 소규모가 아니라 대면적의 산림경영임지를 장례특허회사와 대부계약을 체결하고 100년간 골분매장지로 쓰여지게 된 일단의 삼림지를 말한다.
■ 수목장림 위치 및 임상
독일 북부 삼림지역인 헤센 주의 조그마한 도시인 호프가이스마(Hofgeismar)로부터 19㎞ 떨어진 인적이 드물고 아늑한 곳에 위치한 참나무숲을 발견케 된다. 이 일대가 라인하츠 국유림으로써 이 속에 126ha의 수목장림이 개설되어 있다.
주변의 임상은 대체로 참나무,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등 혼효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참나무는 40년에서 165년생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밖의 수목은 20~150년생으로 보인다. 2003년 말 현재 영생목으로 판매된 수종의 대부분이 참나무 160년생 이상으로 추정되며, ha당 70~100본이 생립하고 있다.
■ 영생목(永生木) 용도별 유형 및 거래가격
영생목이란 골분들이 묻히는 한 그루의 수목을 말하며 곧 그 나무가 개인 또는 집단영혼을 대변케 하는 것이다. 1개 수목에는 최대한 10구의 골분매장이 허용되고 있으나 구매자의 희망에 따라 3가지 형태의 영생목으로 나뉘어진다. 첫번째 유형은 한 그루의 영생목에 1구의 골분만을 매장케 하는 경우이다. 둘째, 가족합장용으로 한 그루의 영생목을 구입하는 경우이며, 마지막 세번째 유형으로 타인간의 골분매장이 불가피한 경우인데 영생목을 구매할 경제적 능력이 없거나 몇구의 매장지만을 구입할 때 공동영생목(Gemeinschaftbaum) 한 그루에 함께 묻히게 되는 경우이다.
영생목의 거래가격은 60년생 한 그루에 최소한 3,500유로(한화 490만원)이나 최대 4,000유로(한화 560만원)까지 호가되고 있는데 이와같은 가격의 결정요소는 나무모양과 수령 및 위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생긴다. 다만 공동영생목에 한두 구의 골분매장지(burial spot)를 사고자 할 경우 한 자리 거래가격은 약 750유로(한화 105만원)이다.
영생목이 병충해 및 산불 등으로 고사되거나 멸실되면 대체 수종을 식재하여 준다.
◇ 가족용 매장지 수목장림 번호표시
■ 고인의 표식과 기록유지
영생목에 묻힌 고인의 이름이나 그 외 어떠한 표식도 할 수 없으며, 관리업체측이 제공한 플라스틱 표찰(영생목 고유번호)만 수간 눈높이에 부착될 뿐이다(예 : FW.400번 → FriedWald 400 → 수목장림 400번째 나무란 일련번호를 뜻함). 가족용 매장지가 아닌 타인간 공동영생목의 표식내용을 살펴보면 F.W.Gemeinschaftbaum 100번으로 씌어 있는데 우리말로 ‘공동영생목 100번’이란 뜻이다. 표찰규격을 보면 둥근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직경이 약 7cm이고 두께는 0.5cm이다.
영생목의 크기와 위치 식별은 GPS(위치확인시스템)에 의해 정확히 측정·보존되며 1개 영생목에 묻힌 10구의 골분으로 산화한 고인의 인적사항, 사망일과 매장일, 영생목 고유번호 등 상세한 사항도 기록 보존된다.
■ 수목장림 이용의 전제조건과 매장요령
시신은 화장에 의해 처리된 미세한 골분을 반드시 부패가 용이한 나무상자 또는 종이보자기로 감싸서 수목장림에 운반하며 산림관리소 직원의 도움을 받아 지정된 위치에 매장한다.
매장방법은 수간 중심으로부터 3m 이내에서 동서남북향에 적당하게 배치하여 30㎝ 정도 깊이로 묻은 후 주변의 지피식물로 덮어준다.
■ 수목장림의 관리운영 규정
수목장림의 관리회사는 계약기간(100년) 동안 총체적 관리 책임을 지며 일체의 계약체결 및 기록 유지 등 행정업무를 수행하며 반면 수목장림 내 수목의 보호·관리 등 현장업무로서 영생목 선발 및 골분매장지(spot)의 지정은 관할산림관리소의 책임이다. 실례로서 현지에서 영생목을 선발하여 관리회사에 통보하면 Darmstadt시에 소재한 관리회사로 통보되고 구매자와 계약을 체결한 후 영생목의 고유번호를 부여받게 된다.
이때에 영생목 또는 골분매장지 등의 판매수익금은 회사와 산림관리소간 약정된 비율에 따라 배분된다
◇ 공동영생목 수목장림 번호표시
라인하츠 산림지 일원의 기후 및 지리적 여건
독일의 북부지역인 라인하츠 산림지 일대는 대륙성 기후로서 온대에 속하고 강수량은 한 해 500~700mm로 적은 편이나 연중 고르게 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 북부지형을 보면 약 1만2,000년 전에 독일의 남쪽 높은 지대에서 북쪽으로 마지막 빙하가 흘러내려와 형성된 평야지대이다. 그러므로 임지가 습하여 참나무,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등 활엽수가 번창하고 있으므로 산불이 거의 발생치 아니한다.
독일의 수목장림에 관하여 그 개설배경과 여건 그리고 운영실태를 살펴보면서 독일국민이 이념적으로 삼림을 보는 마음이 엮어낸 - 새로운 장례문화를 실천하고 있는 - 미래지향적 의지야말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