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해진 가운데 팔딱팔딱한 땅끝마을 생새우무침 두접시를 시켜놓고 소주 한잔 마시며 일정에 대한 긴급 논의를 하였다.
결과 일기가 잦아들어 배가 뜨는 시간을 기다리기에는 약간은 비좁은 땅끝마을을 벗어나 그곳보다는 물이 훨씬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주는 해남으로 기숙을 결정하고 작전상 후퇴를 결행하였다.(나중에 결과적으로 악천후 때문에 약간의 기대감들은 허무한 메아리로 끝났다.)
해남을 향한 우리 일행은 휴식을 위한 찜질방팀과 일합을 겨뤄야하는 당구팀으로 나뉘어 시간을 보낸 후 장대비가 쏟아지건말건 바깥세상하고는 단절된 삼겹살집으로 이동 선후배지정을 곁들이며 소주 한잔 분위기가 무르익자 강영엽선배님이 자연스레 사회를 자청하여 족구단의 현안토론과 발전방향에 대한 나름으로는 심도높은 토론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뜻밖으로 그동안 소통과 대화가 없었던 우리 족구단에 정말 귀중한 제안들이 흘러나왔다.
구장에 나와서는 감독영향하에서 지휘통제를 받아야하며
서로간 최소한의 족구장 온다 간다는 진출입 예의를 지키는 예절있는 족구단이 되었으면 한다는 의견...
출석여부를 사전체크하여 일요족구시 운영하겠다는 선감독의 화답,
동문사회안의 족구단이니 좀 더 편안하게 운영하였으면 한다는 등
아주 건설적인 제안 등등 실제 족구단에 필요한 대화들이 주류를 이뤘다.
기도패쇄증 진료서를 몸에 지닌채 술한잔 할 수 없는 홍구형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거나하여 해남 워커힐호텔 숙소로 이동, 넓은 강당같은 온돌방에 나누어 잠을 자기로 하였으나 이미 한 몸이 돼버린 일행들..
술과 안주를 들고 방과 방을 옮겨다니며 5% 부족한 주량들을 채우는 모습속에 이미 내일은 없어 보였다.
새벽 4시 50분 인터넷을 켜고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순간 호남 제주 흐림에 강풍주의보..
적어도 주의보라 함은 "주의하라는 뜻이지 하지말라는 뜻은 아니다"라는 해석을 하는 강영엽선배님의 재치있는 입담을 농담삼으며 보길도에서 이번 행사를 주관하였던 최종선선배에게 득달같이 전화를 하는 강영엽추진위원장... 날씨가 이상없다는 최종선선배의 얘기도 미덥지 못하였음인지 보길도 해양경찰로 있는 7회 동문에게 전화한 번 해보라고 얘기한다.
통화결과 풍랑주의보 해제!!!
다음부터는 모두가 바빠져 서두른다.
홍구형이 불뚝 일어나 목욕을 시작하고 이방 저방 모두가 기상이다.
첫 배 6시 40분배를 타기 위해서다.
어제 종일 운전하시느라 고생하였던 홍구형이 또 운전대를 잡으신다.
열심히 달려 도착하니 6시 50분...
첫 배는 저만치 보길도를 향하여 물을 가르고 있었다.
다음 배는 8시란다.
여유를 찾았음인지 급할 것 없는 일행들..
땅끝 주변 산책이 자연스레 이뤄져 여기저기 설레는 마음으로 사진속에 담기 바쁘다.
차량을 실은 노화도행 장자호가 서서히 물길을 가르며 움직인다.
여객실 따뜻한 바닥이 편안함이 느껴지는데 옆으로 갱상도 아주머니들이 십수명 자리를 잡는다.
잠시후 또 우리가 앉은 앞으로 재경 경북 영양군 보길도탐사회 아주머니들 20여명이 자리를 잡고
설레임 속 수다를 떨어대며 주변 남성들의 시선따의는 아예 무시하며 게임을 즐긴다.
40여분 노화도 선착장 어제 내내 애태웠을 최종선선배가 우리를 마중 나와 있다.
반가운 최종선 2회 선배님이었다.
안내를 받으며 장자리 이장댁으로 안내되어 그냥 도서벽지 촌사람처럼은 보이지 않는 이장님(나중에 알아보니 수협전무를 지내셨음)과 인사를 나누고 담소 뒤 올라온 밥상..
이장사모님의 솜씨로 어제 잡아 숙성이 잘된 쫄깃쫄깃한 보신이 수육과 육개장, 우리가 노래를 불렀던 미리 준비해둔 전복, 그리고 삼치구이, 홍어회등 푸짐한 밥상이 우리들 배를 불리웠다.
(이장님 집은 한옥으로 축조되어 보길도에서도 썩 좋은 한옥이라고 하였는데 옛날 백기완대통령후보가 수행원들과 묶고 간 집이라고 한다.)
어차피 모든 일정과 행사에 차질이 빚어져 원래 계획은 모두 없어진 채 우리에겐 하루 일정만 필요한 상황.. 그래도 일요족구는 쉴 수가 없어 보길초등학교로 이동하였으나 아쉽게도 전날 많은비로 운동장이 젖어 불가능한 상태를 확인하고 돌아서려는데 왠 트럭 한 가 학교 운동장입구를 막아선다.
조금 후 프라스틱 박스를 내려 놓는데 아주 튼실한 전복이 수십마리 담겨있다.
이 또한 전복업자가 우리를 위하여 가두리에서 방금 건져온 전복이란다.
아침에 실컷 전복을 먹었지만 "전복나라""전복공화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최종선선배가 이곳에 정착하여 참 좋은 인과관계를 구축해 놓았구나라는 생각이 스친다.
일행은 최선배가 일하는 작업장도 구경할겸 회사로 이동 따뜻하게 준비해둔 칡차를 마시고 회사마당에서 족구를 하기로 하였다. 비록 시멘트 바닥이지만 족구에 대한 한을 풀어야겠기에 지게차에 네트를 묶고 다소 어설프긴 하였지만 오기도 어렵고 언제올지도 모르는 보길도 족구를 즐겼다.
그리고 보길도 투어에 나섰다.
생각보다는 섬이 아릅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은 섬이라고만 생각하였는데 아주 큰 산들과 계곡이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내륙 깊숙한 큰 산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였다.
그리고 생각지 않았던 최선배의 지인에게 배 살림만에 보관중이던 싱싱하고 고소한 아나고 회를 대접받았는데 정말 때묻지 않은 보길도의 인심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넉넉해진다.
돌아오는 길 내려올 적 웬수진 고스톱팀들이 다시 뭉쳤다.
이배근(3회사무총장)선수의 프로화된 고스톱실력이 강영엽, 김정남 선수를 멍들게 하였지만 그래도 길고 길 이동시간을 깔깔대며 짧은 느낌으로 올라올 수 있게하여 오랫동안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기인 여정에 함게 해주시고 멸치박스 선물과 운전까지 해주신 강홍구, 문치윤 형님들...
만면에 솔선과 가르마를 타주신 강영엽보길도추진위원님,
악천후속에서도 우리를 기다려 맞이해주시고 현지 모든 로케이션을 스폰하신 최종선선배님,
3회 김정남, 이배근 친구들...
서로 형님동생 키재기로 일정 내내 다투던 선효수감독 오풍교총무...
궂은 일을 도맡아 마음 편하게 해 준 11회 김필수단원...
새벽처럼 신도림역에 나와 꼼꼼히 챙겨준 최홍부총무...
츄리닝과 유니폼을 선택하고 안내한 이다은 단원...
모두가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고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는 못하였더라도 마음으로나마 함께해준 단원 모두에게
꼭 다음에는 함께하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 올립니다.
첫댓글 수고하셨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대동족구단 바바람을 뚫고 보길도 전지훈련 잘 다녀오셧네요 같이 할 수 없어 서운했지만 후기를 보니 나도 거기에 동참한 기분이네 담에는 가이 할 수있도록 할께요 수고하셨습니다 족구단 화이팅
선배님,,, 감사합니다.
매년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