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국제대회들과 선진 프로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한국선수들의 소식을 쉽게 접하고 있노라면, 가슴 한구석에서 찡하게 울려퍼지는 자랑스러움에 콧잔등이 따듯하게 달궈지곤한다.
2002한일 월드컵의 조추첨이 지난 12월 1일 부산의 BEXCO에서 열렸다. 한국은 공교롭게도 세계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루이스피구가 소속해있는 유럽의 전통적인 강호 포르투갈(FIFA랭킹 4위)과 한조가 되었고, 북중미의 신흥강호이자 월드컵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미국, 그리고 16년만에 월드컵 예선을 통과했으며 유럽 조예선에서 가볍게 1위를마크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지었던 폴란드 등과 한조가 되었다. 벨기에,러시아,튀니지 등과 한조가 되어 최고의 행운을 안은 일본에 비하면 썩 대진운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어차피 경기는 치루어지고 승부는 결판나는 법. 경기가 시작되어야 이야기도 시작되는 법이다.
지난 6월 12일 아쉽게 막을 내린 컨페더레이션컵에서 한국팀은 본선 4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이 대회를 통해 배운 것이 많은 대회였다. 전세계 축구팬들의 예상을 뒤엎고 결승전까지 진출해 자국 축구팬들 뿐만아니라 전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던 일본은 불과 1년이라는 시간동안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 준우승을 비롯해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하며 아사이의 맹주로 추대되었다.
대회기간중 세리에 A에서 활약하고 있는 ‘나카타히데요시’는 호주와의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넣음으로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었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이동국, 안정환 선수보다 한 수 아래라고 평가되던 ‘오노신지’는 이번대회를 통해서 전세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으며 유럽 유수의 구단으로 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번대회 프랑스와의 결승전까지 단 한 골을 허용한 일본의 수문장 ‘가와구치’는 세리에A의 AC밀란으로 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세계 축구를 주도 하고 있는 가장 큰 무대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브라질의 호나우도, 호마리우, 히바우두 그리고 골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크등의 북중미 간판선수들도 모두 이탈리아와 스페인 리그에 모여있다. 마찬가지로 세계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포르투갈의 영웅 '피구(PIGO)'와 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조국 프랑스에 줄리메컵을 안겨주었던 알바니아계 '지네딘 지단'도 이탈리아 세리에A에 몸담고 있다. 이외에 영국의 프리미엄리그와 독일의 분데스리그가 그 다음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러시아 프로리그는 유럽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있을까, 러시아 축구의 현주소는 어떤 것이며 2002한일 월드컵을 향한 유럽 예선에서 러시아의 성적은 어느 정도일까.
수원 삼성의 '개구 장이' 데니스 선수와 안양 LG의 골문을 철벽으로 지키고 있는 '신의손' 사리체프 선수의 모국인 러시아. 러시아의 프로리그는 '프리미어 디비젼'이라고 불리우며 16개 팀이 우승컵을 다투고 있다. 그리고 2부리그 격으로 '프리미어I'과 '프리미어II'이 있으며 프리미어 디비젼의 꼴찌 두개팀은 '프리미어I'의 상위 두개팀과 리그를 맞바꾼다. 프리미어 디비젼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훌륭한 팀들이 있는데 스파르타크와 다이나모 같은 팀들이 그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특히 모스크바 다이나모는 전설적인 골키퍼 '야신'의 소속팀으로 소비에트컵 6회 우승과 유럽의 클럽리그 결승전까지 진출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러시아 간판 프로팀이다.
어릴 적부터 축구 조기교육을 받을 수 있는 축구 전문 학교가 있으며 이곳에서 각자 자신에게 맞는 포지션을 전문코치를 통해 습득해 나갈 수 있다. 경기당 1골이 채 안되는 실점률을 보이는 '신의손' 사리체프도 골기퍼 전문 코치에게 어릴 적부터 많은 지도를 받았다고 한다.(러시아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GK강국이다.) 그러나 근래들어 러시아의 축구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경제난과 정치적 혼란 등이 주된 이유였겠지만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심판의 뇌물수수 문제도 거기에 한 몫 거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에서 아이스하키와 함께 국기로 통하는 축구이기에 대표팀의 부진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 그러나 (비공식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러시아의 프로구단들이 마피아의 손에 넘어간 후로는 오히려 성적이 좋아지고 있고 정부에서도 최근 공식적인 지원을 시작했다고 하니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러시아는 2002월드컵 유럽예선 1조에서 선두로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지었고 일본,튀니지,벨기에 등과 F조에 속해 러시아로선 최고의 대진운(일본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을 갖게 된 셈이다.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축구에 만큼은 막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러시아 정부와 구단주(마피아?)의 노력이 결실을 이룬 듯 보인다. 축구에 울고 축구에 웃는 러시아인, 그래서 러시아 프로리그가 열리는 시즌이 되면 열광적인 팬들때문에 축구장을 피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있다. 특히 모스크바, 뻬쩨르부르크에 있는 한국인들은 프로축구와 아이스하키가 열리는 시즌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러시아 축구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다음의 사이트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