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3일 수요일 아침,
2009학년도 '사랑하는 제자들'의 졸업을 축하해 주기 위해 학교에 갔습니다.
교문 앞 길에는 꽃시장이 벌어졌고,
교문 위에는 졸업 축하의 현수막과 함께,
2010학년도 대학별 합격 현황의 현수막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높다랗게 걸려 있었습니다.


< 서울대 4명 > 의예과 김정은 사회과학계열 정순지 공과대학 박소현 과학교육과 김유경
< 의과대 3명 > 서울대 의예과 연세대 의예과 한림대 의예과(수석 합격)
< 입학사정관제 전형> 6명 전원 합격 - 이화여대 수석 합격
고려대 9명 연세대 7명 성균관대 11명 서강대 3명 이화여대 13명 한양대 13명 경희대 10명 시립대 4명
한국외대 4명 숙명여대 6명 건국대 10명 중앙대 7명 홍익대 5명 교대 2명 성신여대 9명 숭실대 4명
세종대 11명 서울여대 13명 동덕여대 13명 - 2월 3일 현재 서울권 대학 200여명 합격 중 -
오늘 졸업을 맞이하고 모교를 떠날 제자들처럼,
학교를 떠난 지 1년을 맞는 나도 합격자 현수막을 보면서 글자 그대로 감개무량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은 떠나도,
학교의 역사는 이 현수막처럼 영원히 반복되는 증거 앞에 서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합니다.
2010학년도 고교 입시에서 처음 실시한 <학교 선택제>는 그 학교의 대학 합격 결과에 따라 중학생들의 선택이
판가름 납니다.
우리 학교는,
올해 서울 여고들 중에서는 12위, 전국 여고들 중에서는 15위의 대학 합격 결과가 나왔다는 교육부의 발표가 있었고,
그 영향 때문인지 4대 1이 넘는 학교선택율을 기록하였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해가 갈수록 <명문 상일여고>의 입지를 굳히는 소식이라서 가슴 뿌듯했고 기뻤습니다.
교정에 세워 놓은 합격생들의 명단이 붙은 게시판 앞에도 제자들이 많이 모여 서서 합격생들의 이름을 짚어 보고
있었습니다.
인생의 큰 굽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이 합격생 명단에서 미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가르치고 제자들은 배우면서 보낸 3년 동안 의 결실을 확인하는 자리라서 모두들 진지하고
긴장감이 느껴졌습니다.


대강당에서 졸업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여고는 10시, 여중은 11시, 미디어고는 12시.
1시간 간격으로 육하학원 산하 3개 학교의 졸업식이 차례로 진행되었습니다.
개식사-국민의례-졸업장 수여-상장 수여-이사장 치사-학교장 환송사-송사-답사-졸업가 제창-교가 제창-폐식사.
식순은 예년과 같았지만, 진행은 간략하게, 대신 합창단의 흥겨운 축가와 율동으로 졸업의 축하와 기쁨과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치하를 드리는 분위기를 연출하여 축제처럼 즐거운 자리가 되었습니다.



교장의 자리에서 물러나 오늘은 내빈의 자격으로 단상에 오른 나도 졸업생들을 내려다 보며,
더 큰 길로 들어서는 '사랑하는 제자들 ' 한 명 한 명에게,
축하와 격려와 행복의 기원이 담긴 인사를 마음 속으로 건넸습니다. ****
* 꽃보다 더 예쁜 너희들의 졸업을 축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