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둔 엄마가 읽어 볼 만한 책, 세상의 딸들이 읽어 보았으면 하는 책.
한국 사람에게는 가슴 속에 '한'이 있다. 한국에서 엄마로, 딸로 살아가면서 가슴 속에 묻어 둔 '한'을 이 책을 통해 다 풀어 놓으면 좋을 것 같다.
엄마와 딸의 관계를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가장 가까운 관계이면서도 가장 먼 관계, 친구이면서도 원수? 세 딸아이를 키우면서 가슴 아프고, 속상하고, 힘들었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쓴 신달자 작가의 에세이이다.
아내와 딸을 보면 풀리지 않는 숙제 같은 문제들이 늘 존재한다는 것을 보고 느낀다. 그러면서도 딸 아이는 엄마를 찾고, 엄마는 떼 쟁이 딸을 포기하지 않고 키워간다.
자신의 한을 딸들에게 풀지 마라. 이것은 딸들에게 이자를 붙이는 괴로움이다.
엄마의 자질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다. 자신의 한도 인내하라.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폭력은 쉽게 발견되는 데 그 폭력적 대화는 결국 무거운 우울증을 불러오게 되고 삶 자체를 증오의 심정으로 반격하며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마셜 로젠버그 박사는 '비폭력 대화'라는 대안적 삶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이다.
우리가 모르고 저지르는 폭력이 너무 비일비재하므로 그것이 우리의 행복을 무너뜨리고 개인의 일상을 마비시킨다.
유독 빈번히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폭력적 대화는 엄마와 딸 사이에 제일 많다.
엄마와 딸은 서로 상대를 자기 자신으로 보기 때문에 어떤 실수,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새를 참지 못하고 쏘아붙이는 것이다.
다이애나 루먼스의 시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 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 하리라.
아이를 바로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더 많이 아는 데 관심 갖지 않고
더 많이 관심 갖는 법을 배우리라.
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도 더 많이 날리리라.
들판을 더 많이 뛰어 다니고
별들도 더 오래 바라보리라.
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하리라.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리라.
아이가 어릴 때 우리는 잘 인지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고 대학을 가고 꿈을 가지고 인생의 목표를 세우며 자기만의 생을 걸어갈 때 엄마와의 갈등이 가장 심해진다. 아이들에게 자기만의 성격과 고집이 만들어지고 엄마가 하는 말과 행동이 전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게 되면서 엄마와 서로서로 대화로 풀어 가는 것이 아니라 공격적으로 '나는 이렇게 할거야' 자기 목소리만 내고 엄마의 생각은 무시해 버리려고 한다.
한국의 엄마들은 아이가 말을 배울 때 '베이비토크'를 사용한다. 과자를 까까라고 하고, 밥을 맘마라고 하고 더러운 것은 찌찌라고 하고 때리는 체벌은 맴매라고 한다.
우리말의 응용을 어긋나게 하는 것은 아이가 말을 배울 때부터 시작된다. 의사소통을 주고 받는 것으로 가르치지 않고 아이의 말 한마디에 '됐다' '그냥 줘라'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 '이뻐' '이뻐' 하면서 다 들어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것을 멈춘다.
서양에서는 아주 어릴 때부터 '베이비토크'의 싹을 자른다. 올바르게 가르치고 스스로 알아 가게 만든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이는 방법을 터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