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의병정신의 계승과 선양(정운종)
제천은 구한말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목숨을 걸고 분연히 일어난 의병 봉기의 진원지이며 해외 항일운동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였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의병 도시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1895년 을미의병 당시 류인석(柳麟錫) 장군이 제천시 봉양읍 공전리에 팔도 유림을 모아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자 전국의 의병들이 호좌의진(湖左義陣)의 기치아래 구국의 휏 불을 높이드니 제천이 바로 한말 의병 봉기의 진원지이자 해외 항일운동의 전초기지가 된 연유다.
제천시는 그동안 제천의병의 숭고한 위국헌신의 나라사랑 정신을 현재와 미래의 범국민적 애국애족 정신으로 승화시키고자 많은 사업을 기울여 왔다. 1995년 처음 거행한 의병제가 2017년 올해로 22회째가 되지만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다투어 나름대로 의병제를 열고 있는 것도 제천의병제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아 틀림이 없다.
제천이 다른 지자체 보다 먼저 의병정신을 선양하고자한 일은 의병제만이 아니라 을미의병 창의 120주년을 맞이한 2015년에 전국 39개 시군이 참여한 ‘대한민국의병도시협의회’를 설립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점을 빼 놓을 수 없다. 제천이 주도한 제1회 전국의병도시협의회의 독도방문을 비롯해 의병 도시간의 자매결연, 자전거 순례 등의 사업과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제천 의병학교 운영도 두드러진 제천의병정신 선양사업으로 손꼽힌다. 자전거 순례사업은 의병도시 간 협력, 소통, 화합을 통해 의병정신을 전국적으로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지만 의병도시 시민간의 교류 협력 확대라는 차원에서 사회적 대 통합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업이라 하겠다.
의병정신은 곧 국가안보의 정신적 자산
제천시는 이밖에도 의병도서관을 의병정신의 요람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동영상실, 상설전시실, 의병열람실 마련은 물론이고 각종 강의 및 세미나 등을 통해 의병정신 함양에 기여토록 하고 있으며 의병전투 격전지 순방, 의병 사료 토론회, 의병 관련 독후감 공모 등을 통해 학생 및 일반 시민들에게 의병정신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한편 제천의병의 발상지와 항일구국 투쟁의 현장을 제천시 관내 주요 관광지 방문과 연계, 관광 코스 화 하여 관광객 유치 및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제천의병도서관은 제천시립도서관, 제천여성도서관, 봉양도서관, 기적의도서관 등 지역의 여러 도서관과 연계하여 운영함으로써 제천 시민의 정신적ㆍ 문화적 중추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제천시가 몇 년 전 전개한 일본 약탈 문화재 반환 운동도 제천의병의 의미를 되살리고, 그 역사성과 사상적 토대를 새롭게 열어 가는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 받았다.
돌이켜 보면 일본이 임진왜란 이후부터 2차 대전에서 패망하기까지 한반도 곳곳에서 최소한 100만점이상의 문화재를 약탈해갔으나 아직도 반환은 요원하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과거 임진왜란 당시는 말할 것도 없고,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약탈자들과 관변 고고학자들이 조상의의 무덤을 파헤쳐 금 세공품과 옥 장식, 청자, 돌조각품, 탑등 유물을 닥치는 대로 약탈해간 것은 물론, 사찰들에서 값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귀한 사리함들을, 도서관에서는 수만 점의 서책들을 약탈하여 일본으로 실어 나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천시가 제천의병정신을 약탈문화재 반환 운동으로 승화 발전시키려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제천의병정신의 범국민적 확산
제천시민 모두가 제천의병의 후손이라는 자긍심과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면 제천의병의 소중한 기록들을 부단히 발굴하는 작업도 게을리 할 수 없다. 제천의병들이 주검을 무릅쓰고 일제와 싸운 거룩한 역사의 현장을 범국민적 안보교육장으로 새롭게 단장하는 일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와 아울러 제천에서 희생된 수많은 의병들의 희생정신을 선양하기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하여 자랑스런 의병 후손들을 위한 위안의 밤을 갖는 것도 의병정신을 교육적 사회적으로 선양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구한말 호좌의병진의 의병활동과 정미의병활동의 중심지였던 제천에는 의병 관련 사적지가 많이 남아있다. 제천향교와 아사봉 뿐만 아니라 의병전시관, 의병골- 의병 7인 묘역, 영호정(제천의병장 집결지)등 많은 의병 관련 사적지가 널리 홍보되고 학생들이 자주 찾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제천의병전신을 교육적으로 선양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의병 정신의 올바른 인식과 계승은 시대적 요청이며 국가적 안보관이 절실한 시기에서 볼 때 시대와 지역을 뛰어 넘은 의병의 희생, 호국 정신은 그 자체가 국가 안보의 정신적 자산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오는 10월 19일부터 사흘간 의병광장, 자양영단, 순국선열묘역 등 제천시 일원에서는 제천의병 창의 122주년 제천의병제가 열린다. 고유제, 혼불채화 봉송, 한시백일장, 기념식, 제천의병 학술세미나, 의병사료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제천의병제에 제천 시민들은 물론 전국의 많은 국민들이 제천의병제의 의미를 이해 하고 체험 할 수 있도록 제천인 모두가 홍보대사라는 인식에서 참여하고 성원할 것이 바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