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제2의 이용대 발굴할 계획이다 - 이옥현 전 KT&G 감독

[민턴맨(나선태)]

제2의 이용대 발굴할 계획이다 - 이옥현 전 KT&G 감독

이옥현 전 KT&G 감독은 올해 28년간 정들었던 팀을 떠났다. 인생의 절반을 바친 일터에서 떠나 지금은 조금은 여유롭게 삶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배드민턴에 대한 사랑과 열정만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래서 11월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꿈나무 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합숙훈련을 통해 제2의 이용대를 발굴해내는 프로젝트에 총감독직을 맡게 되었다. 이옥현 감독을 만나 근황과 새로운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28년간 정든 팀을 떠나셨는데 요즘에는 어떤 일들을 하면서 지내시나요?
A. 대구에 있는 집에서 지내면서 운동도 다니고, 등산도 다니면서 가끔 대구지역 고등학교, 중학교 훈련장에도 찾아가면서 지내고 있이요. 협회 이사로 경기위원장을 맡고 있어서 대회 때마다 일을 보고 있는데 감독 시절과는 다르게 부담이 없어요. 감독 때는 선수들과 밥 한번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바빴는데 지금은 일하기 훨씬 여유롭습니다.

Q. 이제 현직에서 은퇴를 하셨는데 어떠신가요?
A. 성적이나 훈련 그리고 선수관리 등 이런 저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 홀가분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매일하던 일을 갑자기 안하니까 섭섭하기도 합니다.

Q.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아내가 작년 말 세상을 떠났어요. 8개월 동안 병마와 싸웠는데 너무 고생이 심했지요. 그때 나는 대전에서 주말에나 한번 씩 보러가고는 했는데 ‘이건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그동안 가정에 소홀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사람 병간호와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서 1980년에 입사해 28년 동안 근무했던 KT&G 감독직에서 물러났습니다.

Q. 1980년 KT&G 감독을 맡기 전까지 선수시절과 지도자시절 어디에서 활동하셨나요?
A. 전주서중학교에서 처음 배드민턴을 시작해서 전주농림고, 영남대를 졸업하고 공군 그리고 금복주와 부산럭키에서 선수생활을 했습니다. 금복주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 김학석 부회장이 코치였고, 럭키에서는 최일현 전 삼성전기 총감독이 코치였죠. 대표선수는 69년부터 10년간 했고, 80년 KT&G 감독을 맡으면서 주니어대표팀 감독을 겸했고, 89~90년까지 대표팀에서 코치를 했다. 주니어대표팀과 대표팀에서 박주봉, 김문수, 황혜영, 안재창 등을 지도했습니다.

Q. 28년 동안 KT&G에 계시면서 힘든 일은 없었나요? 그리고 팀에서는 어떤 선수들을 가르쳤나요?
A. 특별히 힘든 일은 없었지만, 장이 바뀔 때마다 지원이 들쭉날쭉할 때가 많아서 울고 웃을 때가 많았죠. KT&G에서는 심은정, 김미향, 이명희, 권희숙, 배승희 등의 대표선수들을 지도했어요. 권희숙의 경우 우리팀에서 훈련해서 대표선수까지 된 케이스죠.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A. 앞으로 어린 선수들을 상대로 우수선수를 발굴할 계획입니다. 초등학생 5, 6학년 꿈나무를 대상으로 보름정도 합숙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을 지켜볼 겁니다. 제1차 꿈나무선수 국내특별훈련을 11월 9일부터 22일까지 2주간 밀양중학교에서 실시할 예정입니다.
합숙기간에는 가장 기초적인 것을 가르칠 생각이고요. 남녀 각각 12정도를 선발했는데 구체적인 훈련내용은 협회와 감독, 코치들과 상의해서 최종결정할 예정입니다.
최용호 화순초 코치와 이득춘 주니어대표팀 감독이 감독을 맡았고, 정권 옥현중 코치와 김명현 범서고 코치가 아이들을 가르칠 겁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하는 합숙훈련인데 초등학교 때부터 옥석을 가려보자는 취지죠. 지금의 실력보다는 자질과 발전가능성을 볼 생각입니다. 앞으로 제2의 이용대를 발굴될 겁니다. 제2의 이용대, 제3의 이용대를 발굴하고 한국배드민턴계의 밑받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그렇다면 선수들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입니까?
A. 기초적인 풋워크와 스윙이 가장 중요하고, 순발력과 민첩성, 유연성을 봅니다. 또 얼마나 두뇌플레이를 하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체력에 대한 열세를 두뇌플레이나 게임운영으로 커버할 수 있어서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를 좋아하고 스스로 노력하는 선수들을 좋아합니다.

Q. 후배 지도자들에게 한마디 한 말씀 해주신다면?
A. 현실적으로 성적내기에 급급해 성적위주로 팀을 운영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이 많은데 선수들에게 기초를 확실하게 가르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어려움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기초를 확실히 해야만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겁니다. 지금은 성적을 내기위해서 경기력 위주로 선수들을 지도하다보니 기초가 부족한 선수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린 선수들은 잔재주보다는 기초적인 훈련을 더 많이 시켰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후에 성인이 되어서는 선수들이 머리를 쓰는 두뇌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또 그런 점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 출처 : 월간배드민턴
글_박민성 / 사진_백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