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장. 새로운 믿음(1)
2주일이 지나서 숫도다나 왕은 붓다를 궁전으로 초대하여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리풋타도 초대되었고, 고타미 왕비, 야소다라, 난다,
순다리 난다 그리고 라훌라도 모두 참석했다.
가족적이고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붓다는 호흡을 가다듬는 방법, 마음속의 생각들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방법 그리고 좌선이나 걸으며 명상하는 방법 등을 그들에게
가르쳐주었다. 그는 그들이 일상생할 속에서도 명상 수행과 마음챙김을 통해
매일매일의 걱정과 좌절감 그리고 초조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라훌라는 사리풋타의 옆에 앉아 조그마한 손을 그의 손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라훌라는 사리풋타를 매우 좋아했다.
붓다와 사리풋타가 수도원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을 때 모든 사람은
두 사람과 함께 문까지 걸어 나왔다. 난다는 붓다가 합장을 하며 한 사람씩 작별
인사를 할 때 붓다의 발우를 들어주고 있었다.
붓다가 발우를 돌려받지 않자 어찌해야 좋을지를 모르게 된 난다는 붓다가 발우를
다시 가져갈 때만 기다리며 수도원으로 그를 따라갔다.
그들이 수도원에 이르렀을 때에야 붓다는 난다에게 수도원에서 한 주일 동안 머물면서
비구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보지 않겠는가 하고 물었다.
난다는 형을 사랑하고 존경하고 있었으므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옆에서 지켜본 비구들의 조용하고도 여유 있는 생활에 스스로 끌려드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게 한 주일을 보낸 뒤 붓다가 그에게 다시 몇 달 동안을 더
수도원에서 지내면서 그의 지도 아래 비구 생활을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묻자
난다는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붓다는 사리풋타로 하여금 난다에게 초보적인 수행
방법을 가르쳐주고 그를 비구로서 입문시키도록 부탁했다.
붓다는 난다가 한동안 비구 생활을 하는 문제에 대해 왕께 우선 상의를 드렸다.
왕은 난다가 비록 훌륭한 젊은이이기는 하지만 장차 국왕이 되기 위해 필요한
강인함과 결단력이 부족하므로 붓다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붓다는 난다가 매사를 분명하고 결단성있게 처리할 수 있도록 수련을 시키겠노라고
말씀드렸다. 왕은 이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