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품으로 가야겠다고 정한 마음엔 설레임과 걱정스러움으로
밤새 잠못들고 뒹굴다 아침을 맞는다.
다리를 다치고 앉은뱅이로 산에대한 그리움을 키워온지 오늘이 꼭 70일째이다.
참으로 삭막하고 우울한 나날의 정지된듯한 삶이였다..
하루가 너무 길었고 먼산을 바라보며 한숨과 몸부림속에 키워온 갈망이 아니던가...!
오늘 드듸어 그렇게 갈망하고 원하던 산의 품으로 걸음마를 시작하련다.
집사람의 핀잔과 눈흘김 그리고 차갑고 사나운 바람 어느것도 방해가 될수없다.
이미 난 산의 포근한 내음을 느끼고 있으니...!
허리배낭에 간단하게 챙겨 넣고 스틱도 손에쥐고 절뚝거리며 집을나선다.
전같으면 걸어서 산행초입으로 향했을텐데 오늘은 마을버스로 이동한다.
달북마을에 오전 11시쯤 내린다.
바람의 기세는 입춘을 무색케하며 차갑게 내앞에 버티고 선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초입에 드니 너무나 상쾌한 기운이 가슴 구석구석을 파고들며
온 몸에 포근한 행복과 톡톡 터지는 상큼한 애너지를 느끼게 한다.
한발한발 천천히 조심스럽게 산의 품으로 안겨간다..
얼마나 애타게 그리던 품이던가...!
앙상한 겨울산의 모습이 조금은 안스러웠지만 내 마음의 고향같은곳임이 틀림이 없다.
휴지에 물베어들듯 산내음은 내 온몸에 스며들어 따뜻하고 편안함으로 정화시켜 간다.
아주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짝사랑하는 애인을 품에 안은듯 포근하고 행복하기만하다.
비록 뒤뚱거리고 시원치않는 걸음마지만 살얼음판을 걷는것처럼 조심조심
애타게 키워온 그리움과 몸부림속의 갈망을 조금씩 조금씩 내려 놓아 본다.
욕심부리지 말자 이제 걸음마의 시작이 아니던가...!
70일간 멈추어 있었던 삶을 잊지말자...!
좋은길로 천천히 조금이라도 산을 만지고 느끼는것으로 만족하자...!
산밑에서 산내음만 맡고 가기로 하고 왔는데 서툰 발걸음은 자꾸만 욕심을 부린다.
스스로 자신에게 다독거리며 가라앉혀 발걸음을 붙들어 본다.
금정산 갈멧길 혼자걷지말라던 문구가 생각난다.
그래 난 혼자가 아닌가...!
이제 케이블카로 가서 보리밥 한그릇 먹고 케이블카 타고 내려가자...!
케이블카도 얼마전에 교체했다니 한번 타보기로 하자...!
아쉬워하는 시원찮은 발걸음을 달래며 보리밥 한그릇과 오뎅몇개를 먹이고
케이불카에 주저앉게 했다.
절뚝거리며 설레이던 마음따라 다니느라 수고했다..
넉넉잡아 2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를 오늘은 3시간반이나 걸렸지만
너무 큰일한듯하고 가슴뿌듯한 하루였다.
금강공원으로 하산 동래온천(금천탕)에 푹 담구며 행복감에 젖어 본다.
첫댓글 오랬만의 산행에 행복했겠네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저도 많이 조심합니다.
걱정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