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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 드루킹의 댓글 조작 사건의 교육학적 의미
교육평론 원고
안재오
제목 : 드루킹의 댓글 조작 사건의 교육학적 의미
1.서론 : 드루킹 사건
최근 한국 신문과 언론을 달구는 주제가 민주당원 드루킹(필명)씨의 댓글 조작 사건이다. 이는 친노, 친문의 파워블로거이자 경제적 공진화모임(경공모)의 대표인 김모씨(필명: 드루킹)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각종 여론을 조작했다는 사건이다.
이들은 매크로 프로그램( 같은 명령을 반복 수행 )을 이용하여 기사에 대한 공감표시(좋아요) 들을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에 달린 공감(좋아요)와 비공감(화나요)의 대결을 풍자한 그림
신문, 방송에서는 드루킹과 민주당 김경수의원 연결 여부에 초점을 맞추지만 여기서는 댓글에 대한 교육철학적인 분석을 주로 다룬다.
세계적으로도 댓글과 악플 그리고 가짜뉴스, 즉 페이크뉴스 등이 물의를 빚고 있긴 하지만 필자가 볼 때 한국의 인터넷 댓글 문화에는 특수한 부분이 많다. 댓글에 워낙 민감한 것이 한국의 정서이다. 그래서 댓글에 대한 숱한 이야기들이 있다. 댓글 알바로 돈을 많이 번다는 이야기도 있다.
우선 한국의 포털 즉 네이버 기사에는 댓글을 달 수 있고 거기에 대한 공감 여부나 그 정도를 알 수 있게 순위가 매겨진다. 특히나 실시간 검색(실검 이라고 하지요)도 순위가 붙는다.
이처럼 한국인들의 특기는 항상 순위 매기기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이게 한국 포털 문화의 한 특징이다. 이는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항상 성적 경쟁, 등수, 줄세우기 등에 길들여진 한국인들의 교육 사정을 반영한다. 그리고 제일 위의 댓글 일명 베댓글은 일종의 정답 구실을 한다. 정치면 기사의 경우 핸드폰으로 기사를 검색하는 네티즌들은 기사보다는 댓글을 먼저 보고 이를 통해 기사나 그 기사가 묘사하는 상황을 평가, 판단한다. 특히 정치인들의 기사에 있어서 이 댓글은 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런 맥락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이 일어난다.
‘드루킹’ 김모씨로 추정되는 인물(앞줄 오른쪽)이 지난 2016년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10ㆍ4 남북정상선언 9주년 행사에 참석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시사타파TV=뉴스1]
2. 댓글에서 보는 학벌주의 교육의 흔적
도대체 우리는 왜 이렇게 인터넷 검색, 즉 정보 찾기 마저도 순위를 매기고 여기에 흥분할까? 도대체 타인들이 어떤 사건이나 소식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는지가 나한테 무슨 소용이 있길래 이런 순위가 설정 될까? 하는 의문을 가진다.
이는 모든 일에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내리기를 못하는 한국의 타율적인 교육 때문이다. 정답만이 옳고 나머지는 잘못이다 라는 정답주의 사고를 반영한다. 혹은 1등은 정답이다 라는 1등을 향한 한맺힌 소망의 반영이다.
한국 대학에는 서열이 있고 또 학과마다 다 수능점수로 서열이 정해진다.
평준화되기 전에는 고등학교에도 모두 서열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일류, 이류 삼류 혹은 똥통하는 식으로 줄을 세워놓았었다.
이런 면에서 고교 평준화를 실시하여 입시의 압박을 들어주고 고교 서열을 없앤 고 박정희 대통령께 감사한다.
하기 요즘은 일류대에 들어간 졸업자 수를 가지고 새롭게 고교 서열이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서열이나 순위 등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부분이 분명 있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의 성적에 등수를 매긴다든지 학교의 서열을 따지는 것은 불필요한 것이다.
매사에 순위를 정해야 하는 한국인의 기질은 유교 문화에서 일부 기인한 것이다. 왜냐하면 유교 문화는 이런 서열(序列) 혹은 위계질서(位階秩序)를 무척 중시한다. 장유유서(長幼有序)라고 연장자와 젊은이들 사이에는 질서가 있다는 말한다.
그런데 어린 시절의 서열이나 순위 등은 곧 바뀔 수가 있기 때문에 등수를 매기는 것은 잘못하면 아이들에게 큰 상처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종합 1위를 한 나라는 노르웨이인데 그 원인은 스포츠 영재 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노르웨이에서는 13세 전까지의 어린이는 스포츠의 기록이나 점수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이들의 몸무게와 키도 묻지 않는다.
따라서 13세 전에 왜소한 아이라도 기죽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다가 나중에 키가 쑥쑥 자라 건장한 체격이 될 수 있고 금메달 까지 딸 수가 있다. 스키 크로스 컨트리 부분에서 금메달 3개를 딴 노르웨이의 요하네스 클라예보(21) 선수가 그런 케이스이다.
노르웨이의 요하너스 후스플로트 클라에보가 2월 13일 평창 알펜시아크로스컨트리스키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스프린트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런 다른 나라의 사례와는 달리 한국은 어린 나이부터 항상 기록이나 점수 혹은 등급의 압박을 받는다.
이런 학벌주의 교육의 잔재가 성인이 되어서도 고스란히 남아 있기에 네이버는 이를 돈 버는데 이용하여 댓글의 순위를 나타낸 것이다.
우리 나라에만 댓글의 순위가 있다. 공감을 많이 받으면 순위가 올라간다.
그러니 드루킹 이니 뭐니 다들 불법적으로 라도 순위를 조작하여 선거나 지지도 등을 높이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높은 이유도 바로 이런 네이버 댓글 알바의 힘이 크다. 사람들은 모바일의 기사의 베댓을 보고 거기서 “문재인 잘한다” 라고 하면 그게 정말인줄 안다. 그리하여 드루킹은 “베댓이 바로 여론이다” 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네이버가 댓글 정책을 변경한 이후 포털 '다음'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진보 측 열성 지지자들이 대거 네이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포털에서 네이버의 장악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작년 말과 올 초에 박근혜 전(前)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지지파와 반대파(태극기세력)간 갈등이 최고조로 이르면서 댓글 전쟁은 격렬해졌다.
지지자와 반대파들은 트위터·페이스북 등에서 기사 링크를 공유해 우르르 몰려가 공감과 비공감을 눌렀다.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과 같이 매크로(같은 명령을 반복 수행) 프로그램을 쓰는 사례도 이때부터 본격화됐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4.20 조선기사 : 네이버, 댓글을 공감순으로 줄세워… 여론조작 판 깔아줬다)
여기서 하나 조선일보 분석이 놓친 것은 “네이버가 댓글 정책을 변경한 이후 포털 '다음'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진보 측 열성 지지자들이 대거 네이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포털에서 네이버의 장악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라는 구절에서 나타난다. 네이버의 장악력이 커져 진보측 열성 지지자들이 네이버로 몰려든 것이 아니라 네이버의 댓글 정책이 좋았기 때문에 그리로 몰려 든 것이었다.
즉 학벌주의, 줄세우기에 물든 한국인들의 심성을 네이버가 잘 읽었기에 사람들은 네이버로 몰려 든 것이다. 이처럼 네이버는 교활하고 영리하게 댓글 정책으로 사업을 키웠다. 사람들은 베댓글을 순수한 일반시민의 평가로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옳은 판단이라고 본다. 그러나 드루킹의 사건에서 보듯이 베댓글은 모두 치열한 댓글 정치꾼들의 선전 선동이 많다. 특히 정치 기사에서 그렇다.
네이버는 이제 이런 댓글정책을 그만 둬야 한다. 신문이아 정치에서 말하는 것처럼 아웃링크제도를 시행하든지 아예 댓글의 순위 등을 못달게 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베스트 댓글, 즉 1등 댓글을 보는 독자들의 심리상태가 문제이다. KBS 뉴스에서 보는 것처럼 사람들은 기사 자체보다는 댓글 그것도 베스트 댓글만 보고 기사에 나타난 정치인들이나 정책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이는 판단이라기 보다는 그냥 “따라가기”이다.
필자가가 여러분 강조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정답주의, 주입식 교육에 물든 나머지 스스로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힘을 상실했다. 방송에서 보이는 것처럼 어떤 정치인에 대한 기사에서 최초로 뜬 댓글이 부정적이면 대중들의 투표 의향도 그대로 부정적으로 된다. 한국인들은 사태에 대한 판단력과 주체성이 부족하다.
이런 이유에서 중앙일보는 다음과 같이 썼다.
신이 된 네이버
드루킹 게이트’에서 보듯 네이버는 여론의 전쟁터다. 드루킹은 ‘여론이란 네이버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인 것이다. …온라인에서 지면 오프라인에서도 지는 것이다’고 적었다. 그의 주장대로 전쟁은 주로 댓글을 놓고 벌어진다. 드루킹이 했던 것처럼 집단의 힘이나 특수 프로그램을 동원해 특정 댓글의 ‘좋아요’ 수를 압도적으로 늘리면 그 댓글이 맨 윗자리를 차지한다.
그리고 그것이 ‘국민 여론’이 된다.
(중앙일보 기사 2018.04.21. )
이런 드루킹의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이 가능해지는 원인은 네이버에서 댓글 공감수를 가지고 베스트 댓글을 올리는 이유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어떤 문제에 대한 정답을 스스로 찾지 않고 모범답안을 보고 그것을 최고의 판단으로 아는 국민들의 학벌주의, 성적순 심리학 때문이다.
사실 이것이 현재 한국의 모든 문제의 뿌리이다. 한국인들을 어떤 정치적인 사건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하기를 포기하고 1등 즉 베스트 댓글이 시키는대로 판단한다. 1등을 정답으로 혹은 모범답안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부화뇌동하는 군중 심리학이 한국의 정치 수준을 끌어 내린다.
3. 결론 학벌주의 교육의 극복
그러나 이런 베댓글 맹목주의가 한국인들의 선천적인 특성은 아니고 그 원인은 결국 잘못된 교육 관행에서 찾아 진다.
이렇게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포기한 한국인들은 당연히 창의성도 없게 되고 결국 헬조선이니 삼포세대니 중소기업 격차 같은 문제를 야기한 것이다.
이 모두가 학벌주의 교육 탓이고 미국식 단선제 학교 제도 때문이다.
독일식 복선제를 도입하고 미국의 기독교 창의성을 도입하면 한국의 창의력은 획기적으로 높아 진다.
학벌주의 교육은 국민의 판단력, 사고력, 창의성을 자라지 못하게 한다. 강제로 배운 학습은 혼에 머물러 있지 못한다, “어린 시절의 학습은 일종의 오락이어야 한다” 는 플라톤의 자유주의 교육은 서양의 교육적 전통이 되었다. 또한 “교사의 역할은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고 창조하게 만들어 주게 하는 산파의 역할” 이라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 교육이 기독교와 결부되어 서양의 발전을 낳았다.
한국은 거의 모든 시험이나 교육이 결국 암기이다. 이는 컴퓨터로 말하면 메모리 키우는 작업에 해당한다. 특히 사법시험 같은 게 살인적 암기의 끝판왕이다. 거의 10만 페이지를 법서들을 읽고 암기해야 한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사법고시를 볼 때도 법전을 주고 각종 참고서를 볼 수 있게 한다. 한국은 법조문과 법이론의 암기가 예전 사법시험의 승패를 좌우했다면 독일은 법적 추론 능력, 법 해석과 법의 현실적 적용 등 결국 재판능력을 법관의 자질로 본 것이다.
한국의 교육은 이렇게 데이터만 입력시키는 교육이다. 하다못해 수학마저도 거의 암기력에 의존한다. 즉 공식 암기와 문제 유형 암기가 전부이다. 물론 머리가 좋은 학생들은 이를 빨리 익혀 남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는다.
한국의 교육은 교육 즉 가르치고 키운다는 원래의 목적은 완전 팽개치고 오직 우열(優劣)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즉 누가 더 똑똑하고 빠른가 하는 게임이다. 흔히 이를 줄세우기 교육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것도 의미가 없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인간들의 지적 능력이나 이성적, 감성적 능력은 황폐화된다.
필자는 독일 유학시절 유학생 가운데 한국에서는 수학 천재라고 불린 어떤 명문 대학 출신 물리학 학생이 독일 대학 수학 시험에서 낙제 했다는 말을 듣고 쇼킹했었다.
그 수학천재가 독일에서 낙제한 이유는 한국은 오직 수학이 문제풀이 뿐이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수학 시험도 구두시험(oral test)로 본다. 거기서는 문제풀이보다는 각종 이론의 개념적 이해를 중시한다. 우리 나라에도 수학 참고서에 “개념 원리”니 “개념과 유형” 이니 하고 개념을 겉으로는 중시하지만 속으로 들어가 보면 개념은 없고 오직 문제풀이 밖에 없다. 가령 “수열의 극한” 같은 항목의 경우 기본적인 성질에 대한 설명은 없고 수열극한의 공식을 제시한 후 극한의 계산으로 들어간다.
이처럼 오직 암기력만을 중시하는 한국의 시험제도 혹은 교육제도가 드루킹의 댓글 조작이 가능해 지는 토대를 만든 것이었다. 드루킹은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할 줄 모르는 한국인들의 심성을 교묘히 파고든 것이었다. 그는 특히 불법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댓글의 공감수(좋아요)를 늘여 자신의 글을 최고의 댓글(베댓글)로 만들었고 이를 통해서 자기가 편드는 정당을 최고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댓글이 여론이다” 라고 큰 소리친 것이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을 뽑은 것도 국민들이 아니라 자기들이 만든 것이라고 자랑했다. 즉 댓글 여론 조작을 통해서 국민들을 가지고 놀았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의 증거도 많다, 가령 지난 대선 경쟁 기간중 당시 문재인 후보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드루킹과 같이 있는 사진들이 있고 드루킹의 단체를 부인이 적극 지지하는 사진도 있다.
이런 학벌주의 교육의 병폐를 치료하기 위한 수단으로 필자는 꾸준히 독일식의 학교제도, 교육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즉 복선제 학제(dual ladder system)을 도입하고 실업계는 일·학습병진제(dual system)를 시행해야 한다. 이것만이 공부를 잘하는 애들도 살리고 못하는 애들도 살리는 길이다. 지금의 한국은 공부 못하는 애들은 갈 곳이 없다. 그러면서 공부 잘하는 애들도 결국 바보로 만든다. 서울대에서 최고점을 받는 비결이 철저한 암기라고 한다. 즉 수업시간에 교수들이 한 말을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그대로 베껴 답을 쓰면 A+를 받는다고 한다.
한국의 최고 대학에서 그렇게 사고(thinking)없는 교육을 시키니 학생들은 창의성과 판단력을 잃고 무능하게 된다. 사회가 점점 병들어 간다.
한국의 대학들은 학생들을 사색가(thinker)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속기사(速記士)로 만들고 있다.
함석헌 선생은 “생각하는 민족이라야 산다” 라는 말을 남겼다. 한국의 교육은 생각하지 않고 암기하는 민족으로 만들고 있다. 암기만 한 머리는 현실에서 아무런 쓸모가 없다. 왜냐하면 현실은 교과서와 항상 다르기 때문이고 선생님과도 다르기 때문이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나 자신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공식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실은 이처럼 독창성과 창의력을 필요로 한다. 독창성과 창의력 그것은 예술뿐 아니라 실은 바로 생존 경쟁의 현실 , 아니 그냥 일상적인 현실에서 항상 필요한 요소이다.
머리 나쁘고 공부 잘 못하는 애들을 저급하게 취급하는 나라는 결국 똑똑한 애들도 그렇게 된다.
이러니 헬조선이라는 말이 실감을 가지는 것이다. 사실 요즘 젊은이들은 거의 민란을 일으킬 정도의 불만에 도달했다.
하시바삐 교육제도를 개혁하여 공부지옥, 취업지옥을 벗어 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