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는 누구에게 고해성사를 해야 하는가,
가톨릭의 고해성사는 개인이 신청하고 신부가 집례 합니다.
하지만 신부 역시 인간이기에 그들도 죄를 지을 수 있고
또한 용서받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
"콘돌은 날아간다"의 작가가 어떤 메시지를 의도했던 간에 저는
전수일 감독이 크리스천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만약에 크리스천이라면 가톨릭 크리스천일 것입니다만, 콘돌은
청도 교 시대를 다루는 “주홍 글씨”라는 작품과 아주 흡사합니다.
-
간통을 범한 유부녀 헤스터 프린, 질투에 불타는 그녀의 남편 칠링워스 의사,
간통 상대로서 괴로워하는 목사 딤즈데일, 사생아 펄 등 네 사람의
7년간에 걸친 심리 갈등을 묘사한 "주홍글씨는 마녀 재판이 횡행하던
17세기 청교도 식민지 보스턴에서 일어난 간통사건을 그린 작품입니다.
-
죄의 징표인 "A"(Adultery)를 주홍빛 천으로 만들어 그 둘레에 금실로
화려하게 수놓아 당당하게 달고 다니는 여자 헤스터,
이와 달리 간통 상대인 딤스데일 목사는 자신의 죄를 드러내지 못하고
죄책감에 시들어 가다가 마지막 순간 마을 사람들에게 고백하고 숨집니다.
-
처음부터 딤스데일 목사는 죄를 고백하고 헤스터와 함께 형벌을 받아야
했지만 그 기회를 잃고 말았던 것입니다. 용기가 없었던 것이죠.
그럼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해야 하는 목사는 죄책감에 몸부림치다
마지막에서야 짐을 내려놓았습니다.
-
물론 하나님은 그의 죄를 당연히 처음부터 알고 있었겠죠.
한편 부인의 간통의 상대가 목사라는 사실을 알아챈 헤스터의 남편
칠링워스는 복수심에 불타지만 목사의 죽음으로 그만 삶의 목적을 잃고
방황하다 죽습니다. 목사와의 사랑을 간직한 헤스터는 여생을 마을에서
-
살다 목사 곁에 묻히는 앤-딩이 휴머니스트 나다니엘 호손의 한계입니다.
한편, 박 신부는 연미를 귀여워하고 아꼈는데 급한 일로 저녁 약속을
지키지 못합니다. 밤늦게 집으로 가던 연미는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박 신부는 장례식장에서 그녀의 언니 수현을 만납니다.
-
장례식이 끝난 후 연미의 유품을 들고 수현의 집에 찾아가는 박 신부,
그리고 어느 날 연미의 방에서 자신과 연미가 함께 찍었던 사진을 발견합니다.
수현은 박 신부에게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얘기하고 집을 나서지만
여행사 일을 하지 못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
연미의 유해를 떠나보내던 날 두 사람은 모텔에서 서로를 탐닉하는데
아마도 수현은 신부에게 고해를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범인을 잡았다는 연락을 받은 박 신부는 경찰서에서 범인을 보고
두 번째 충격에 빠집니다. 범인은 성당에서 자신에게 자위 문제로
-
고해성사를 했던 소년이었는데 그가 연미를 박 신부로부터 구해주고
싶었다고 소리칩니다. 영화 후반 박 신부는 고해성사를 위해 외국을
돌아다니는데 그 과정이 고통스럽게 표현됩니다. 박 신부는 용서를
하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지만 수현은 용서할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
과연 박 신부는 고행의 길의 끝에서 고해성사를 했을까?
헤스터의 가슴에 붙여진 주홍색의 'A'라는 머리글자 "간통"(adultery)은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의 삶을 살고 있는가를 말해주는데 가해자는
스스로가 구원을 받고 용서를 받는다면 그것이 올바른 것인가.
-
더 나아가서 어떻게 인간이 인간의 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단 말인가.
2013.8.31.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