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국이 전국 21개 주의 월마트 60개 점포를 전격 동시 조사해 불법취업자 250명을 적발했습니다. 전에도 비슷한 단속이 있었습니다만 이번 경우는 매우 특이합니다.
이번 단속은 여러 가지 의문을 남기고 있습니다. 첫째는 왜 하필 월마트냐는 것이고 두 째는 불체자가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한 곳도 단속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또 주간 근무자가 아니라 청소 등 힘든 야간일을 하는 사람들을 주대상으로 했느냐는 것과 왜 이런 방식으로 단속에 나섰느냐는 것입니다. 우선 왜 이런 방식의 단속이 실시됐다고 보십니까.
▲불법취업자 단속은 이민국 책임인 것으로 보통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을 계기로 고용주도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이를 주지시키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직접 고용이 아닌 하청업체의 불법취업자 고용 여부에 대해서도 계약주가 책임을 지도록 강조 하고 있습니다.
이번 단속이 실시되기 한 주일 전에 법무장관이 불법취업에 대한 엄중 단속을 강조하는 성명이 있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불법취업자에 대한 단속이 주요 이슈가 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단속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사전에 매우 치밀하게 계획된 이민국의 작전인 것 같습니다.
△‘하필 월마트냐’라는 문제 제기도 있습니다. 월마트가 특별 단속의 대상이 된 것은 좀 특이합니다.
▲금방 말씀 드린 것처럼 월마트의 명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월마트는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 알려진 기업입니다. 그리고 많은 저임금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업종입니다. 월마트가 단속의 대상이 되고 많은 수의 불법취업자가 적발이 되면 뉴스의 초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단속의 효과가 크다는 점이 감안된 것 같습니다.
월마트는 지난 98년과 2001년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불법취업자 고용에 대한 이민국 경고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민국의 경고를 소홀히 했다가 모델 케이스로 습격 대상이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월마트 단속의 또다른 의미는 월마트의 규모 때문일 것입니다. 월마트가 고용하는 인력은 전국에 걸쳐 모두 110만 명이나 됩니다. 월마트 한 곳만이라도 자발적으로 또 철저하게 불법취업자를 가려 내면 바로 이민국 업무 가운데 110만 건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정부입장에서는 매우 경제적인 단속이 아닐 수 없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소재 월마트는 단속에서 제외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내년 재선을 앞둔 부시 대통령을 위한 공화당 행정부의 정치적 고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지사 소환 투표에서 공화당의 슈워제네거가 당선돼 오랜만에 공화당 주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부시는 내년도 선거에 캘리포니아의 도움이 크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50개 주 가운데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고 새공화당 주정부가 갓 들어선 곳에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단속을 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야간일을 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을 집중 조사했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첫째는 저임금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업체 가운데 불법취업자가 많고 이를 가장 시급하게 단속해야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봅니다. 이른바 3D 업종에서 불법취업이 많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월마트 단속에서 적발된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동유럽계 불체자였습니다. 불체자나 불법취업하면 아시아인이나 히스패닉을 연상합니다. 이민국은 꼭 아시아인이나 히스패닉이 아니라도 불법취업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사가 담겨 있습니다.
△모든 법률 집행에서 명분과 현실이 충돌할 경우가 많습니다. 법을 집행하는 데 매번 현실적 고려가 개입되면 문제가 많습니다. 그러나 불법취업 단속이 자칫하면 경제를 뒤흔드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면 법이 명분과 현실 사이에서 제자리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변호사의 입장에서 보면 법의 공정한 처리는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노동시장에서 저임금 단순 노동력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 미국 경제에 미칠 파급이 상당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단속대상이 된 월마트가 싼 가격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같은 저가 영업 정책이 가능했던 것은 그같은 저임금 단순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월마트 단속이 미칠 파장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우선 각 고용주들이 직원을 채용할 때 취업자격확인서(I-90)에 신경을 쓸 것입니다. I-90양식은 지금까지 각 업주들이 소홀하게 다루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취업 자격 확인에 무심했거나 오히려 이를 악용했던 업주들은 조심스러워질 것입니다. 주류 사회 업체는 물론 한인 타운 업체의 업주들은 앞으로 값싼 노동력을 채용하기 어렵게 되고 상대적으로 고임금의 단순노동력을 써야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생산이나 판매 코스트가 상승하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또 물가 상승 등 미국 경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반면에 물가 상승과 제조 및 판매 코스트 상승이 불가피하더라도 적법한 노동 시장 확보가 중요하다는 주장도 없지 않습니다.
1986년 11월6일 제정된 취업자격확인서 작성 의무 규정은 고용주에게 피고용자의 취업 자격을 스스로 확인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을 어길 경우 1차에는 200-2,000달러의 벌금을 2차에는 2,000-5,000달러, 3차의 경우는 3,000-6,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습니다. 법규 위반의 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형사처벌의 길까지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한인 타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한인타운의 식당 등 영세업소나 다운타운의 봉제업계는 저임금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앞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수익이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생존의 문제에 부닥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불체자들이나 불법취업자들은 취업이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는 한인타운의 큰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인 타운에는 어떤 대비책이 필요합니까.
▲먼저 직원의 I-90양식 작성과 취업자격 여부를 재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겠습니다. 만약 단속 대상이 돼면 업체나 업소 자체가 커다란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더라도 취업 자격을 갖춘 사람을 고용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언젠가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도 타당하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 고임금 노동력을 채용하고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경영의 합리화와 구조조정도 필요하겠습니다. 불법취업 단속을 강제 조치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이에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