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 년 전 용산전자상가 내 중고 LP점에서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음반 하나를
1,000원에 사왔다.
SONGS OF THE HEBRIDES
소프라노 알리슨 피어스가 수산 드레이크의
하프 반주로 부르는 옛 켈트인들의 민요였다.
수록된 모든 곡이 보석 중의 보석이었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동일 음반이나
곡이 소개된 것을 찾을 수 없었다.
5년 쯤 지나 똑 같은 음반은 아니지만
피어스의 동종의 음반이 사이트에 떴다.
내가 가진 것에 비해 음질이 뒤떨어진다.
그리고 원문 가사나 영문 번역본이
우리나라 사이트는 물론 구글에도 없다.
혼자 듣기 아까워 어렵게 악보를 찾아내
그 중 The Death Farewell,
옛 캘틱어로 된 가사를 번역해 올린다.
죽은 연인을 그리는 내용이다.
지난 설날, 한나절만 치매를 앓는 어머니가
액자 속 아버지 얼굴을 만지고 또 만지며
“당신은 참말로 무정하고 무정하요,
내가 그렇게도 안보고 잡소..?
꿈에라도 한번 나와서 나 잔 데려가시오.”
아들보다 젊은 사진 속 아버지가 씩 웃으면
“그렇게 속없이 웃기만 하니 당신은 안늙제.”
하며 사진 액자를 내동댕이치신다.
https://youtu.be/NPjlISD5Y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