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정방폭포 4·3위령공간 조성
김두영 기자 승인 2023.05.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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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상인·주민 반대로 2차례 위치 변경...29일 제막식
제주특별자치도와 정방4·3희생자유족회는 29일 서귀포시 동홍동 정방폭포 인근 서복공원 부지에 조성된 정방폭포 4·3희생자 위령공간 제막식을 가졌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정방4·3희생자유족회는 29일 서귀포시 동홍동 정방폭포 인근 서복공원 부지에 조성된 정방폭포 4·3희생자 위령공간 제막식을 가졌다.
인근 상인과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2차례나 위치가 변경됐던 정방폭포 4·3위령공간이 마침내 조성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정방4·3희생자유족회는 29일 서귀포시 동홍동 정방폭포 인근 서복공원 부지에 조성된 정방폭포 4·3희생자 위령공간 제막식을 가졌다.
이날 제막식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위성곤 국회의원, 이종우 서귀포시장,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한권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과 4·3유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4·3희생자 위령공간이 조성된 정방폭포 일대는 산남지역 4·3 최대 학살터로 알려져 있다.
4·3 당시 군부대 정보과에서 취조받던 주민 중 즉결 처형 대상자들은 대부분 해안 절벽으로 끌려와 희생됐으며 정방폭포 일대에서 확인된 희생자 수만 250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학살 직후 토벌대가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게 하면서 희생자 상당수의 시신이 수습되지 못하고 행방불명됐다.
제주도는 관광지로만 알려진 정방폭포에 얽힌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2021년 12월 말 정방폭포 인근인 자구리공원에 4·3희생자 위령공간을 조성하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위령공간 설치 예정지 맞은편인 칠십리음식특화거리에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만큼 지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근 상인들이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이에 제주도는 정방폭포 교차로 바로 옆인 서복전시관 주차장에 위령공간을 설치하려 했지만 예정 부지 바로 인근에 화장실이 있어 희생자를 기리는 장소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접수되면서 지금의 위치에 위령공간이 조성됐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제주4·3의 비극은 섬 곳곳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이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공간은 아직 부족해 마음이 아팠다”며 “오늘 제막식을 통해 정방폭포에 서린 슬픔과 아픔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 곳곳에 퍼져있는 유적지를 잘 정비해 후손들이 4·3의 역사를 잊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제주도민의 희생과 헌신으로 만들어진 4·3정신과 가치가 세계 평화모델로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