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희의 시 세계는 생기발랄하고 감각적인 시적 언어의 운용과 그러면서도 삶의 쓸쓸함과 아픔을 껴안는 깊은 시적 통찰을 담고 있다. 그의 셋째 시집『내 몸 위로 용암이 흘러갔다』에는 시적 연륜과 불혹(不惑)을 넘긴 나이만큼 시의 내용과 표현이 깊고 진중해졌다. 시집 맨 앞머리에 실려 있는 이 시는 한명희 셋째 시집의 서시(序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시인은 어느 날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신이 전혀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이방인의 말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도 나를 통역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불혹(不惑)의 나이에 한명희 시인은 삶의 뒷면, 그 서늘한 그늘을 봐버린 것인가. 시「이방인」은 한계적 존재요, 생의 단독자인 우리 인간의 운명을 간결하고 분명한 어조로 묘파하고 있다. 아무도 통역해주지 않는 자신의 삶과 또 이 세상의 참된 언어를 찾아 고행의 길을 떠나야만 하는 운명적 존재가 바로 시인이 아닐까. 한명희 시인은 그 힘든 길을 쉼 없이 걷고 또 걸어갈 것이다.
첫댓글 내가 이 난을 좋아 하는 이유는 시인들의 섬뜩한 언어를 유람하는것이기도 하지만 '이종암(이종태군의 친지일것으로 보이지만)' 시인의
맛깔나는 해석이 너무나 감칠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