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에 대한 소식을 듣고 제품의 명칭을 일일이 검색해 본 결과,
폴레토라는 단어에서 "코메디아 델라르테에 등장하는 어릿광대로 작은북을 치거나 피리를 부는 난장이 요정"
이상의 정보를 알아 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묘하게 그 캐릭터의 개념과 큐에 인레이 된 모습은 전혀 낯설지 않고 친숙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시대도 전혀 다르고 지역적인 연관도 별로 없는 "하멜린의 피리부는 사나이" 이야기가 오버랩 되었지요.
아시다시피 "하멜린의 피리부는 사나이"는 13세기 독일의 하멜린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온통 쥐로 들끓던 마을에 한 사나이가 나타나서 도시 전체의 쥐를 없애주는 조건으로 거액의 돈을 받기로 했는데,
막상 쥐들이 사라지자 돈이 아까와진 사람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이 사나이는 피리를 불어서 이번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도시 밖으로 나가서 땅속으로 사라져버렸다는 내용입니다.
어렸을 때 이 이야기를 동화로 읽으며, 그려진 삽화의 이국적 분위기에 매료되었었습니다.
동시에 몹시 궁금했었습니다.
"그 피리는 무엇으로 만든 어떤 피리였을까....곡조는 무슨 곡조였을까....
몇 살까지의 아이들이 따라 나섰을까.... 어른들은 왜 안 따라갔을까....." 등등 호기심이 커져 갔었지요.
큐에 인레이 된 폴레토를 보는 순간,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하멜린의 피리부는 사나이가 떠올랐습니다.
"하멜린....." 의 캐릭터는 키가 큰 사나이인데 반해,
폴레토는 작고 귀여운 난장이 이므로 이미지 측면에서의 연관성이 적은 데다가,
"하멜린....." 분위기는 다소 신비스러우면서도 왠지 살떨리는 긴장이 깔리는 음산함이 있는데 비해
폴레토는 밝고 쾌활한 축제의 흥겨움과 깜짝쇼 같은 마술이 벌어지는 서커스 분위기입니다.
어쨌든 두 캐릭터의 공통분모는 마술(매직)입니다.
사람의 힘과 능력을 뛰어 넘어 소원을 이루어 주는 기적으로서의 마술 - 그야말로 매직이지요.
인간의 그런 염원이 서양에서는 요정이나 마술사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면
동양에서는 산신령이나 도깨비, 월궁항아님 같은 선녀 등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런 개념의 연장선에서 폴레토를 본다면, 역시 그 키워드(Key word)는 매직, 즉 마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롱고니의 장인들이 이 큐를 만들면서 모든 당구인들이 한 번씩은 꿈꾸었을
"마법에의 염원"을 담겠다고 의도했었는지 여부를 알 길은 없습니다.
당구인들이 꿈꾸는 마법에의 염원 - 어떤 절대큐가 있어서 내 스트로크의 단점을 훌륭하게 보완해 주며
매 샷이 최상으로 이루어짐으로 어떤 공이라고 칠 수 있어서 누구와 겨루더라도 이기게 해주는 큐....
혹시 폴레토가 이 큐를 소유한 사람에게 그런 염원을 이루어주지는 않을까....?
1. 다른 인물들이 정면으로 묘사된 것과는 달리 폴레토는 측면으로 표현되었습니다.
2. 버트의 최상단부인 조인트....스테인리스 스틸 재질
3. 포어암 부분에 하프 스플라이스로 처리된 버터플라이 문양 - 흑단의 검정과 비취색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입니다.
4. 아크릴 재질로 인레이 처리를 한 포어암 하단부
5. 브라이어 우드로 포어암과 그립부를 연결했구요.
6. 제대로 발색이 된 에보니의 블랙에 "폴레토" 을 인레이한 마키트리 목공예 기법
7. 폴레토를 상징하는 소품 - 작은 북(드럼)과 북채인데, 얼핏 처음에는 케익인 줄로만 알았었다는.....
8. 뭐, 잘 몰랐을 때는 케익으로 볼 수도 있었겠습니다.
9. 폴레토를 표현한 각 부분의 확대사진 몇 장.....
모자와 저고리, 저고리에 달린 레이스, 바지, 어릿광대가 신는신발 등이 섬세하게 표현되었구요.
10. 파스텔 톤의 색채감이 놀랍습니다.
나무에다 염색을 한 것일텐데.....재간색의 은은한 톤에 그라데이션을 더해 부분적인 입체감까지 더하고.....
마법의 힘이 당장이라도 흘러나올 것만 같은 저 우스꽝스러운 신발과
무릎을 높이 들고 깡총거리며 걷는 걸음걸이가 연상되는 발놀림을 보면서,
저 뒤를 쥐들이 따라갔고, 아이들이 넋을 잃고 이끌렸을 것이며, 혹시 그 힘으로 당구공들을 잡아당겨 주지는 않을지.......
혼자서 동화적인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롱고니 본사쪽에서는 이 폴레토가 가장 먼저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롱고니에서는 이런 멋진 큐를 계속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왠지 이 시리즈는 지금 놓치면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은 가벼운 불안감을 느낍니다.
첫댓글 유구로되 무언입니다...........만.....그래도 한 마디...........큐에 욕심이 없는 저로써도 맨 아래 사진을 보고 ........쫌 흔들립니다.....ㅠㅠ
발목을 감은 문양의 모습은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의 좌대를 장식한 문양과 비슷하네요. 봐도 봐도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