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장 광고를 보면 잘 나가는 기업이 보이는데, 러시아 월드컵에선 한자 광고판이 많이 보인다. 중국 기업은 자국 축구팀이 러시아에 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업종 구분없이 광고판을 대거 장악했다, 그만큼 잘 나간다는 뜻인가? 다른 의도가 있는가? 궁금하다. https://bit.ly/2MARlSj
러시아 월드컵 경기를 지켜보면 경기장 주변을 둘러싼 펜스 광고가 눈에 확 들어온다. 아디다스, 카타르 항공, 가스프롬, 맥도널드, 비자, 기아자동차, 완다(萬達), 비보(VIVO) 등등. 주목할 것은 중국기업 광고다.
러시아 월드컵엔 중국기업 광고가 무려 7개로, 전체 스폰서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한다. 월드컵 예선에 탈락한 중국이 월드컵 광고 시장에서 미국 기업보다 더 큰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축구팬들이야 비교적 가까운 러시아에서 월드컵 경기가 열리고 있으니, 스스럼없이 찾는다고 하지만, 거액을 들어야 하는 광고는 다르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월드컵 총 광고액인 24억 달러(2조6000억원 상당) 중 중국 기업의 광고액은 8억3500만 달러에 달해 전체 30%를 넘어섰다. 이는 미국 기업 광고액인 4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주최국인 러시아(6천400만 달러)보다는 10배 이상 많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만 해도 중국 기업의 공식 스폰서는 1개였는데, 이번엔 무려 7개다.
스폰서로 참여한 중국 기업들은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인 완다(萬達)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비보(VIVO), 가전기기 업체인 하이센스(Hisenseㆍ海信), 중국 2대 유제품 생산 기업인 멍뉴(蒙乳) 등 유명 기업부터 전동스쿠터 생산 기업인 야디(雅迪)와 가상현실(VR)기기 생산업체까지 다양하다. **사진은 로스토프나돈서 열린 브라질-스위스 경기
이같은 현상은 러시아-중국간의 정치경제적 관계에다 축구광으로 소문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축구굴기(堀起ㆍ우뚝 섬)’와 관련이 깊다. 중국 기업에게 러시아는 가깝고도 손쉬운 큰 시장이다. 실제로 지난 몇년간 러시아 중앙아시아권에서 열린 주요 스포츠 국제행사에는 중국 기업이 대거 스폰서를 참여한 바 있다.
또 월드컵 경기장을 많이 찾는 유럽 축구팬들에게 유럽대륙에서는 아직 무명에 가까운 중국 기업의 이름을 알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에 있는 시진핑 주석은 '축구굴기'를 내세우면서 축구 진흥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시 주석은 평소 공개 석상에서도 자신을 축구팬이라고 지칭할 정도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지시로 2015년 구체적인 축구 발전 계획을 수립했는데, 2050년까지 월드컵을 유치하고 축구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 중국 기업 스폰서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게 우연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