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무시무시한 군부가 아니고 꼬시고, 달콤하고, 무쳐먹고, 초장에 찍어 먹는 말랑~말랑한 먿을 수 있는 군부가 있답니다.
주말에 바닷가에 갔다가 군부를 조금 땄어요. 바위면에 붙어 있는거라 부착면에 물때가 있어 잘 안따는데 몇개 따보니 살이 뽀얗고 깨끗하길래 군부무침 좋아하는 딸을 위해서 땄어요.
보기는 좀 징그럽고 이상하게 생겼어요.
화석으로 보는 고대 생물 삼엽충을 닮은것도 같고요.
등갑은 홍합 껍질처럼 단단하고 몸통을 빙 둘러 시멘트 같은게 붙어 있어 손질하기가 엄청 까다로워요.
그래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깨끗히 손질하면 뽀얗고 단단한 살이 나오는데
오독오독 식감에 꼬소하고 약간 단맛도 나면서 참 맛있어요.
어릴때 어머니들 반찬으로 무침해 주시면 맛나게 먹은 기억이 있어요.
보면 가운데 길쭉한 부분이 여자고무신 바닥을 닮았다고 어른들은 '신짝'이라고도 했어요. ㅋㅋㅋ
거제도 주변 섬동네에선 신짝이라고들 한다네요.
암튼 이걸 따서 그릇에 담고 물을 끓여 부어요.
인터넷에 오른 글들 중에 삶으라고 되어 있는데 삶으면 절대 안되요!
돌덩이 처럼 딴딴해져서 치아를 다칠수도 있어요!
이 과정이 경험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네요.
끓인 물을 부어서 국자로 저어가며 30초? 정도 데쳐서 물을 따라내고 바가지 처럼 요철이 있는 그릇에 담아 장갑끼고
박박~ 매매~ 문지르던가 비비던가 합니다.
예전 엄니들은 시멘트 바닥에 몽돌로 문질렀어요.
그러면 철판같은 등갑이랑 옆구리에 시멘트 같은게 깨끗이 제거 됩니다.
하나하나 내장 손질하고 여러번 헹구면 사진처럼 뽀얀 인물이 나와요.
그냥 초장에 찍어도 먹고, 야채랑 무치기도 하고, 초고추장에 무치기도 하는데
식초가 들어가면 먹는 도중 점점 질겨져요.
데치는 시간만 잘 조절하면 말랑말랑 쫄깃하고 고소해서 별미랍니다.
어른들은 생으로도 드시더군요.
근데 손질을 해놔도 보기에 쪼매 징그럽지요?
무침 하려니 귀찮아서 초장에 찍어 딸이랑 순삭 해버렸어요.
갯바위에 지천으로 붙어 있으니 바닷가 가시면 한번 체험해 보세요~~
●아래 글은 군부에 대한
지식백과에서 퍼옴
학명Acanthopleura japonica (Lischke, 1873)
생물학적 분류계 : 동물계(Animalia)
문 : 연체동물문(Mollusca)
강 : 다판강(Polyplacophora)
목 : 신군부목(Neoloricata)
과 : 군부과(Chitonidae)
특징
우리나라 전 연안의 암반 및 큰 자갈 조간대 중 · 하부에서부터 수심 3m까지의 조하대에서 흔히 발견되는 몸통길이 5cm 전후의 중형 군부류이다. 전체 몸통의 크기에 비해 각판이 차지하는 정도가 매우 크며(4/5) 각판은 보통 곰팡이에 의해 부식되어 있거나 마모에 의해 거칠게 닳아 있는 개체가 흔하다. 육질부는 전체적으로 작고 짧지만 단단한 가시들로 덮여 있다. 기질에 대한 부착력이 매우 강해서 물리적 자극을 받은 상태에서 도구 없이 떼어 내기가 매우 어렵다.
첫댓글 이름도 생물 처음 보았어요
바닷가에선 익숙한 먹거리예요. 연희 어렸을땐 시장도 없고 반찬꺼리가 없으니 엄니들이 자주 해주셨는데 요즘은 손질이 까다로워서 거의 안먹어요. 맛은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