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메리(Wes Montgomery)의 음악세계
너무나 유명한 사람, 그래서 쓸 말이 많은 사람에 대한 글 쓰기란 원래 더 힘들다. 웨스 몽고메리의 경우가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양반은 쓰자면 끝이 없고 안 쓰자니 미안하고, 이러다 보면 그저 '재즈기타의 대명사’ '기타의 대빵’이라고 쓰고 마는게 속편할지 모르겠다. 그만큼 '모던재즈 기타’라는 분야에 있어서 웨스 몽고메리의 역량을 넘어서거나 비교의 대상은 없다.
웨스 몽고메리는 1925년 3월 6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주에서 출생했다. 그리고 하드밥과 소울재즈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는 1950~60년대에 걸쳐 독보적인 기타 작품들을 발표했다. 여기서 독보적이라 함은, 위에 그려진 만화에서처럼 그의 손에서 생산되는 다채로운 기타 음색을 그 전까지는 좀체 들을 수 없었다는 뜻이다. 또한 재미있는 사실은 웨스의 전매특허 중 하나인 엄지손가락 연주법은 기타 소리가 시끄러워서 이웃에게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플랙트럼(피크)’대신 두툼한 엄지손가락으로 슬쩍슬쩍 쳐대던 것에서 발전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그의 엄지 손가락 만큼이나 둥글고 두터운 사운드를 내기 때문에 리드 악기로서 기타가 갖는 소음향의 핸디캡을 벗고, 사운드의 중량감을 돋구어주는 데 있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1950년대 말까지 무명에 가까웠던 웨스 몽고메리를 리버사이드 레코드사에 소개해준 사람은 유명한 알토 색소포니스트 케논볼 애덜리였다. 이때 녹음된 [Increduble Jazz Guitar](1960)라는 앨범은 웨스 몽고메리의 대표작으로, 발표되자마자 미국의 재즈 비평지 '다운비트'에서 별 다섯 개의 최고점수를 얻어내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Incredible Jazz Guitar]나 [Full House] 등 리버사이드 시절 발표한 앨범들이야말로 모던재즈의 정수를 담아낸 웨스의 진정한 음악 세계라 할 수 있었다.
물론 웨스 몽고메리도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이 아니다. 그가 기타를 잡기 시작했던 이유도 스윙시대의 기타리스트 찰리 크리스찬 (Charlie Christian)의 레코드를 듣게 되면서 부터였다, 때문에 찰리 크리스찬은 본의 아니게 웨스의 사부님이 되는 셈이다. 이렇게 따지다 보면 재즈 기타의 계보에서 상위는 찰리 크리스찬이고, 중간에 웨스 몽고메리가 있으며(물론 탈 팔로우 Tal Falow, 허브 엘리스 Herb Ellis 도 있었지만) 이후부터는 조지 벤슨, 팻 마티노, 팻 메스니, 얼 클루, 리 릿나워 등 주구장창 기타 열전이 펼쳐져 왔다.
사실 웨스 몽고메리가 등장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재즈라 하면 피아노나 색소폰이 주인공이지 기타는 뒤에서 양념이나 쳐대는 리듬악기 정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던 기타를 무대의 중앙에서 열전을 펼칠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 바로 웨스 몽고메리의 가장 큰 공헌이라 할 수 있다. 웨스의 기술과 인기는 짧은 시간 동안 기타연주와 그에 대한 인식을 집약적으로 발전시켰던 것이다.
오늘날 수많은 기타 연주자들이 웨스의 연주법을 교과서로 삼고, 또 그것을 흉내낼 수 있을 때만이 재즈 기타리스트로 불려질 수 있다는 전제를 만든 웨스 몽고메리야말로 가장 재즈다운 기타 연주자로 영원히 거론될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