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토) 오후 7시다.
여성 시인 김정란을 모셨다.
기어이 '여성시인'이라고 적시한다.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이 사회의 여성성의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했는지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만에 강사 님의 책들을 꺼내놓고 읽는다.
오래 된 책들을 지나, 시집을 지나.
이제 번역서들.
미셀트루니에의 '생각의 거울'에 이르렀다.
아마..이 책을 제목을 바꾸어 개정판까지 낸 걸로 보면,
번역자로서 애정이 깊은 책인가 보다.
그곳에서 번역자 김정란은 이런 말을 적었다.
"트루니에는 아주 느긋하고, 가볍게, 그러나 충분히 진지하게 무거운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게 해서 나날의 식탁으로 하강한 철학은 생생한 삶의 먹거리가 된다."
시인 김정란은 이런 담화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ㅠㅠ)
그 전에 읽은 말의 귀환을 읽다가 한참을 멍하니(처음 읽을 때는 아마..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던 듯 하다. 그때는 별로 의미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선배였던 박근혜에게 보내는 편지가있다.
1년 선배였던 박근혜의 졸업식에 김정란과 박근혜의 두번의 송사와 답사를 주고 받았다고 한다. 그 선배에게 후배 김정란은 '어머니의 환영을 살지 말고, 자신의 말로, 자신의 정치를 하시라'는 부탁들 한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아버지의 환영를 불러들이는 굿판을 대한민국에 펼치고 있다. 아...이 상황을 바라보는, 선생님은 어떤 기분일까. 어떻게 이 시간들을 견디고 있을까...
그래서.
모셨다.
현실이 모질고 어려울 때는, 신화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다.
면면히 이어져온 신화의 해석 속에서 우리는 희망도 읽고,
그렇게라도 희망을 읽어보고자 하는 그 염원들이 희망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무슨 마음이었을까.
한번도 가본 적 없던, 북카페 '사람'으로 강연장소가 결정되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