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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 프랑스 파리 뤼 드 박에 오신 성모님
기적의 메달
역사적 배경
1830년을 시작으로 성모님은 유례없이 자주 인류를 찾아오셨다. 그것도 다른 곳이 아닌 유럽에서 집중적으로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셨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그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을 일견해봄으로써 얻게 될 것이다. 1830년, 즉 성모님께서 프랑스 파리의 가타리나 라브레 수녀에게 발현하셨던 때를 일컬어 독일의 루돌프 그라버 주교는 “그때부터 기술 위주의 시대가 시작되었으며 우리는 그 시대를 '기술혁명의 시대'라고 한다. 그 세기는 인류역사에서 유일한 그런 세기일 것이다. 커다란 변혁이 일어났으며 그 변혁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짐작하기 어려운 세기”라고 했다.
더욱이 “지금은 악한 시대이다. 프랑스에는 곧 무서운 일이 닥칠 것이다. 왕실이 넘어질 것이며 전 세계는 무서운 재난을 당할 것이다”는 그때 성모님의 예언처럼 당시의 프랑스는 심각한 위기와 불안의 시대였다.
1789년 7월 14일, 국민병에 의해 바스티유 감옥이 점령되면서 시작된 이른바 프랑스 대혁명은 절대군주제의 몰락을 가져왔으며, 그때까지 국가 내의 국가 구실을 하던 교회 역시도 축소와 박해의 아픔을 감내해야 했다. 루이 16세가 처형되고, 1799년 11월 9일 젊은 장군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쿠데타를 일으켜 “프랑스 황제”를 자칭하면서 1815년 귀양 중에 죽기까지 군림한다. 그를 이어 루이 18세(1815-1824년 재위), 샤를르 10세(1824-1830년 재위)에 의해 왕정이 복고되지만 정치적 안정은 요원한 채 1830년 7월 혁명, 1848년 2월 혁명으로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등 국가의 전반적인 체제가 무너지면서 프랑스의 존립이 위험에 처했었다. 또한 1871년 제3공화국 시기에 프랑스는 프러시아에 의해 침략당하고 이에 대항한 파리 코뮌들은 “피의 주간”으로 일컬어지는 그해 3월 22-28일 동안 삼만 명 이상이 죽음을 당하는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쳐야 했다.
뿐만 아니라 산업혁명으로 유물론사관, 노동자 계층의 탄생, 칼 마르크스에 의한 사회주의 공산당의 출현 등으로 인해 유럽 전역은 혼란과 격동의 시기, 자유, 평등, 박애의 미명 하에 신성모독이 극에 달했던 시대에 접어들고 있었다. 따라서 1830년을 시작으로 성모님은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를 향한 천상적 평화의 계획을 실현시키기 시작하셨을 뿐 아니라 이른바 “마리아의 시대”를 여셨다.
첫 번째 발현
1830년 7월 18일, 프랑스 파리의 뤼 드 박에 있는 카리타스 수녀회의 창립자인 성 빈센트 아 바오로의 축일(7월 19일) 전날인 이날 밤이었다. 당시 수련자였던 가타리나 라브레 수녀는 “라브레 수녀님, 성당으로 어서 가 보셔요. 복되신 동정녀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라는 아름다운 소리에 잠을 깨었다.
깨어보니 흰옷을 입은 4, 5세가량의 소년이 서 있었다. 소년은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가타리나는 당황하였으나 소년은 “걱정마셔요. 지금은 밤 11시 30분이고 사람들은 다 잠들어 있어요. 어서 가요. 내가 수녀님과 함께 가겠어요.” 라고 말했다 .
가타리나는 소년을 따라 성당으로 갔다. 그러자 성당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등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성당 문은 소년이 손을 대자마자 열렸으며, 놀랍게도 성당 안은 ‘마치 자정미사라도 드리려고 준비한 듯’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소년은 그녀를 감실 앞 난간으로 인도했다. 그녀가 무릎을 꿇자 소년이 “여기 복되신 동정녀께서 계십니다.” 라고 말하였다.
그때 어디선가 명주자락이 끌리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것과 동시에 눈부신 광채로 싸인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동정녀께서 제대 앞에 나타나셨다. 성모님은 앞으로 몇 걸음 걸어 나오더니 수녀원에 미사 드리러 오는 신학교 교장 신부님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의자 위에 앉으셨다. 성모님은 상아빛 부인복 위에 푸른 망토를 걸치셨고 머리에는 흰 베일을 쓰고 계셨다. 가타리나는 앞으로 걸어나가 합장한 두 손을 성모님의 무릎 위에 얹었다. 그녀는 “일생에 최대로 행복하며 형용할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했다.
“나의 딸아, 하느님께서는 네가 한 가지 사명을 맡기를 원하신다. 그 일을 하려면 너는 많은 고통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는 은총을 받을 것이다. 지금은 악한 시대이다. 프랑스에는 곧 무서운 일이 닥쳐올 것이다. 왕실이 넘어질 것이며 전 세계는 무서운 재난을 당할 것이다. 하지만 믿고 열심히 청하는 사람에게는 큰 사람, 작은 사람 할 것 없이 풍부한 은총을 부어 주겠다. … 많은 박해가 있을 것이며 십자가는 업신여김을 받아 땅에 세차게 내던져질 것이고 피가 사방에 넘쳐 흐를 것이다. 그리고 대주교도 죽음을 당할 것이다.”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눈은 항상 네게 머물러 있으며 네게 많은 은총을 내려 주겠다. 그리고 청하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은총을 내려 주겠다. 기도하기를 게을리하지 말아라.”
이 말씀을 마치시고 성모님은 날아가는 구름처럼 사라지셨다. 그녀는 얼마 동안 무릎을 꿇은 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소년도 그때까지 그녀와 함께 있다가 다시 그녀를 인도해 주고는 사라졌다. 그녀가 침실에 돌아왔을 때 기둥시계가 새벽 2시를 알렸다.
성모님의 발현 직후 파리에서 혁명이 일어났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성모님께서 이미 예언하신 대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십자가는 모욕을 당하고 수도원과 교회는 사람들의 무리로 들끓었다. 뤼 드 박에 있는 수녀원 본원도 포화로 진동하고 폭도들에게 포위되었다. 하지만 성모님의 약속은 헛되지 않아 가타리나 수녀가 속해 있는 수녀원과 그 건물은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다.
두 번째 발현
1830년 11월 27일 토요일이었다. 그날 오후 5시 30분에 가타리나 수녀는 묵상을 하기 위해 다른 수녀들과 함께 수녀원 성당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명주자락이 스치는 듯한 소리를 어렴풋하게 들었다. 순간 제대 위에 성모님께서 나타나셨다. 성모님은 커다란 지구의 위에서 뱀을 밟고 서 계셨으며, 또한 손으로는 십자가가 꽂힌 작은 지구의를 들고 계셨다. 성모님은 그것을 하느님께 바치기나 하듯이 높이 쳐들었다. 손가락에 끼어 있는 보석에서는 여러 가락의 광선이 흘러나와 큰 지구의 위를 비추었다. 눈을 아래로 향하신 성모님은 가타리나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보는 이 지구의는 세계를 상징한다. 나는 세계를 위하여, 또 이 안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한다. 이 광선은 내게 청하는 사람들에게 내려 주는 은총을 의미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은총을 받지 못하는데 청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씀을 하신 후 양 손을 펴면서 팔을 아래로 넓게 펼치셨는데 손에 들고 있던 지구의는 사라졌다. 그리고 성모님의 주위에는 타원형의 테두리가 형성되었다. 거기에는 불꽃처럼 반짝이는 금빛 글씨로 “오! 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의탁하는 우리들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라고 씌어 있었다. 그때 성모님은 명령조로 말씀하셨다. “이런 모양으로 메달을 만들어라. 이 메달을 착용하는 사람은 누구나 큰 은총을 받을 것이다. 특히 목에 걸고 다니면 좋다.”
갑자기 모습이 바뀌면서 뒷면이 보였는데 거기에는 커다란 M자 위에 십자가가 있고 십자가 아래에는 막대기가 가로놓여 있었다. 그 밑에는 두 개의 심장, 곧 가시관으로 둘러 싸인 주님의 심장과 창에 찔린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이 있었다. 그리고 열두 개의 빛나는 별들이 이 모든 것들을 둘러 싸고 있었다.
세 번째 발현
1830년 12월말 경에 성모님은 세 번째로 발현하셨다. 가타리나 수녀는 성모님을 뵙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열렬히 기도하고 있었는데 그날 밤 성모님은 전과 같이 “오, 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의탁하는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라는 글자로 둘러 싸여 모습을 드러내셨다. 이번에도 메달을 만들라고 다시 말씀하셨다.
발현 이후
성모님께서 명하셨지만 메달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했다. 드디어 1832년 6월 30일 최초의 메달이 만들어져 그로부터 놀랄 만한 속도로 보급되어졌다.
한편 1871년 파리에서는 다시 혁명이 일어났고 성모님께서 처음에 발현하셨을 때 예언하신 일들이 그대로 일어났다. 거리는 피로 물들었고 많은 사제들이 죽음을 당했으며 파리의 교구장인 뒤부아 주교는 비참하게 살해되었다. 이 혁명을 겪는 동안 부상당한 많은 군인들이 카리타스 수녀회에서 경영하는 병원으로 후송되었는데 그때 가타리나 수녀는 문지기 수녀로서 그들 군인들에게 이 메달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그리하여 많은 이들이 은혜를 체험하게 되어 메달의 정식 이름은 “무염시태의 메달”이었으나 오히려 “기적의 메달”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발현의 의의
1830년을 시작으로 성모님의 발현은 계속되었다. 교회에서 공인된 것만 해도 1846년 라 살레트(프랑스), 1858년 루르드(프랑스), 1871년 퐁멩(프랑스), 1879년 녹(아일랜드), 1917년 파티마(포르투갈), 1932년 보랭(벨기에), 1933년 바뇌(벨기에)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른바 1830년과 더불어 “마리아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럼 성모님께서는 이 발현들을 통해서 인류에게 무엇을 전하고자 하셨던 것일까?
성모님의 요청에 의해서 만들어져 “기적의 메달”로 세상에 널리 전해진 이 메달 안에서 그것을 볼 수 있다. 거기에는 성모님에 관한 모든 상징들이 다 들어 있는데 그것들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는 사실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모님은 원죄없이 잉태되신 분이라는 사실이다. 1830년까지 이것은 믿을 교리가 아니었지만 이때 이미 성모님은 “원죄없이 잉태된 이”로 당신을 지칭하고 있다. 더욱이 인류를 죄로 이끌고 타락으로 유인한 뱀, 곧 사탄의 머리를 밟아 부수는 “여인”(창세 3, 15)으로 당신을 계시하신다. 아울러 묵시록의 “여인”(묵시 12, 1)으로서 사탄의 계략과 간계를 꿰뚫고 계시면서 오늘날 온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어가는 “붉은 용”(묵시 12, 3)을 맞서 싸우신다.
둘째, 성모님은 은총의 중개자이시다. 성모님은 당신께 은총을 청하는 이들에게 은총을 구해줄 수 있는 분이라는 사실을 직접 증명해 주셨다. “이것을 목에 거는 모든 이는 큰 은총을 받을 것이다. 이것을 신뢰하여 지니는 사람에게는 은총이 넘쳐흐를 것이다.”
셋째, 메달의 뒷면에서 볼 수 있는 십자가와 그 아래에 있는 M(마리아의 머릿글자), 그리고 두 개의 성심은 성모님이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을 위해서 뿐 아니라 인류구원의 동반자, 협력자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예”(Fiat, 루가 1, 38)로써 하느님의 어머니가 된 나자렛의 마리아는 이제 십자가 아래에서 그리스도와 똑같은 고통을 겪으면서 인류의 “어머니”(요한 19, 27)가 되셨고 구세주와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로서 구원사업에 연결되셨다. 아울러 예수 성심과 나란히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이 공경되어야 함을 보여 주셨다.
이상에서처럼 인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은 인류의 구원에 있어 중대한 사실들을 그해 1830년에 이르러 계시해 주셨다고 할 수 있으며, 그해를 기점으로 현대세계를 위한 극적인 활동을 시작하셨다고 할 수 있겠다. 아울러 이 발현은 계몽주의, 합리주의, 이성주의 등의 사조로 하느님과 멀어져 인간중심적 사고와 삶을 지향하고, 기술과학과 물질주의에 의해 하느님이 사각지대로 밀려나는 현대 세계에 보내는 천상 메시지라고 할 수 있겠다.
가타리나 라브레 성녀는 성모님의 발현을 목격한 후에도 고해신부에게만 그 사실을 이야기했을 뿐 철저한 침묵 속에서 수도생활을 계속했다.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 장시간에 걸쳐 기도한 결과 관절염으로 심한 고통을 받아야 했고 천식으로도 고통을 당해야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혼자 인내하면서 수녀원의 문지기 소임에 충실했다.
발현 후 46년이 지나자 고해신부의 충고에 따라 그녀는 성모님의 발현 사실을 기록하여 원장 수녀님에게 알렸다. 그리고도 원장 수녀 외에는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 채 그녀가 죽은 후에 비로소 알려지게 되었다.
1876년 12월 31일에 마지막 숨을 거두었고 1933년에 발굴되어져 지금은 뤼 드 박의 성모님의 제단 아래 모셔져 있다.
죽은 지 1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혀 썩지 않고 온전하게 남아있는 카타리나 라브레 수녀의 시신,
파리의 ‘기적의 성모성당’에 안치되어 있다.
교황 비오 12세는 가타리나 라브레 수녀를
1947년 7월 27일에 “침묵의 성녀”라는 이름으로 시성했다.
상징 (마리아 사전에서 발췌)
1. 기적의 메달은 단순한 작은 메달이 아니라 하나의 징표이다.
사실, 메달은 판에 새겨져 있는 대상의 표시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이 기적의 메달은 자연적인 관계성으로는 이해하기 힘들고 부족한 의미를 파악케 하는 구체적인 표지 내지 상징인 것이다. 우리는 물질적인 재료나 새겨진 말마디를 뛰어넘어 기적의 메달이 지니고 포함된 그 깊은 의미를 알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고대의 “상징적 물건”들을 가끔 발견하고, 우리가 그 당시에 살지 않아서 모르고 지내던 여러 가지 의식 구조와 삶을 알기 위하여 발견된 대상을 재료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의미를 찾으려고 애쓴다. 이런 물건들은 대개가 그 시대의 생활과 의식을 밝혀 주든지, 무의식의 세계와 접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가타리나 라부레를 통하여 기적의 메달을 주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는 이것을 하나의 상징적 언어로 사용하신 것이 분명해진다.
2. 동정녀는 빛 가운데 계신다.
○ 흰 수건을 쓰신 동정녀 : 동정은 흔히 손상되지 않는 것, 거룩한 것, 접촉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심지어 수건 자체도 봉헌 혹은 축성을 가리키는 언어로 사용된다. 따라서 마리아는 완전히 개방적인 자세로 하느님의 풍요성을 고스란히 받아들였기 때문에, “천주의 동정 어머니는 태양을 향한 땅”을 상징하고, 따라서 이 상징이 다시 “변화된 땅”, “빛의 땅”이 되는 것이다.
○ 빛의 상징 : “그녀의 모습은(가타리나의 말이다)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나는 감히 필설로 표현할 수 없다…” 그녀의 손에서 내리비치던 빛살은 복되신 동정녀가 전달해 주시는 은총의 상징이다. 성서에서도, 빛은 하느님이 주신 생명, 구원 그리고 행복을 상징하고, 반면에 암흑은 “악마, 불행, 벌, 파멸, 그리고 죽음의 상징”이다. 빛과 밝은 빛살로 눈부신 마리아는 종말론적 하늘에, 산 자의 빛나는 지역에 계시는 듯 보인다. 교부들에 의하면 빛은 천상 세계와 영원한 세상의 상징으로 해석한다. 주님 안에 계시는 빛이신 마리아는 위선과 불투명과 정반대이다. 마리아는 완전한 진실이시다.
3. 승리자이신 동정녀
○ 반지를 끼신 손 : 우리는 성모님이 양손을 널리 펴시는 모습과 반지를 끼신 손에 대해서도 퍽 관심이 있다. 원래 마리아는 당신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필요없는 분이시다. 마리아는 소유하시는 분이 아니라 주시는 분이다. 당신의 손은 환영하고 맞이하기 위하여 펼치셨다. 반지는 성실한 유대를 가리킨다. 반지는 계약, 서원, 공동체, 동일한 운명체의 상징이다. 하느님의 신부인 마리아는 인류에게조차 성실하시다. 마리아는 새 세상을 위해하느님과 체결한 새 계약의 인격화이다.
○ 누른 점이 박힌 푸르스름한 뱀은 – 유태인과 크리스챤의 눈에 – 사탄과 악의 세력의 상징으로 내비친다. 뱀은 동정녀의 발꿈치를 물려고 하였다.
이것은 선악의 피나는 전투의 현장인 세상에 대한 극적인 환시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뱀은 – 구약에 의하면 – 태초부터 인류의 적수로 나타났다. 사탄의 정복자인 동정녀는 우리 안에 내재하는 암흑의 영역을 무력화 시키고 피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시고, 악의 세력을 부수어 평화를 이룩하게 하신다.
○ 지구는 우주 속의 지리적인 총체 또는 절대 권력의 법적 통일성을 의미한다. 다라서 여기서 지구는 사람의 권력이 행사되는 한정된 지역을 가리킨다. 이 권력은 유한하다. 동정녀의 발아래 있는 지구는 온 세상, 온 나라 그리고 모든 영혼들에 대한 당신의 왕권을 상징한다. 다른 말로하면,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은 다 그녀에게 속한다. 그래서 마리아는 승리자이신 동정녀가 되신다(J. 귀똥).
4. 함께 수난하시는 동정녀
○ 십자가는 십자가상 죽음을 상징한다. 십자가는 그리스도의 인간사, 즉 그분의 인성과 결부되어 있다. 십자가는 흔히 “가장 완전한 상징”으로 인정받는다. 십자가 안에서 하늘과 땅이 마주치고…시간과 공간이 서로 엇갈린다. 십자가는 하늘과 땅 사이의 연결, 밑바닥에서 꼭대기, 꼭대기에서 밑바닥을 연결하는, 우주의 영구적 일치를 도모하신 중재자의 상징이다. 여기에 동정녀가 참여하신 것이다.
○ 기적의 메달 뒷면에 두 번씩이나 되풀이 표시된 성심은 예수와 성모성심을 가리킨다. 성서적인 전통에 따르면, 마음은 내적 인간, 영적인 생활 그리고 한 존재의 심장부를 상징한다. 심장은 첫 번째 생성 기관이지만 죽을 때에는 맨 마지막이라고 한다. 따라서 심장은 죽을 때까지 주님을 사랑하는 한없는 마음을 상징한다. 이 마음은 자신을 온전히 바쳐서 그리스도와 마리아를 본받도록 우리 의식에게 호소한다. 그러므로 기적의 메달의 성심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절대 필요한 치료약을 우리에게 제공하는 셈이다.
5. 또 다른 상징
기적의 메달은 상기시키고(과거), 계시하며(현재), 그리고 보호한다(미래).
○ 기적의 메달은 구원사건을 상기시키기 때문에 하나의 기념물이다. 가타리나 라부레에게 나타나신 복되신 동정녀의 발현, 시간과 영원과의 만남, 땅과 하늘과의 만남, 역사의 주이신 하느님이 마리아의 중재를 통하여 인간사에 개입하신 역사적 사건을 상기시킨다.
○ 기적의 메달은 계시의 말씀이다. 전면에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 인류에게 계시된 구원의 원형으로 선택되신 분에게 비치는 하느님의 빛이 있다. 이것은 만민이 그분의 빛 가운데 빛날 것을 상징한다. 뒷면에는 엄숙하고 감추인듯한 메시지, 곧 사랑과 십자가가 드러난다. 이것은 우리 주님의 수난과 우리 성모 마리아의 공동 수난으로 설명할 수 있다.
○ 기적의 메달은 하느님의 보호에 대한 신뢰의 표시이다. 이것은 군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방어물과 같은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세 가지 방법으로 기적의 메달의 의의를 생각하더라도 결코 그 진가는 감소되지 않는다. 기적의 메달은 그만큼 상징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마리아와 함께 영적 세계, 하느님과의 일치를 꾀하는 하나의 공간으로 인정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첫댓글 “내 눈은 항상 네게 머물러 있으며 네게 많은 은총을 내려 주겠다. 그리고 청하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은총을 내려 주겠다. 기도하기를 게을리하지 말아라.”
“이것을 목에 거는 모든 이는 큰 은총을 받을 것이다. 이것을 신뢰하여 지니는 사람에게는 은총이 넘쳐흐를 것이다.”
“오! 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의탁하는 저희들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기적의 메달을 어머니를 신뢰하는 마음으로 목에 걸고 ‘오, 원죄없이 잉태되신 어머니, 당신께 의탁하는 저희들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를 꾸준히 기도드리도록 이끌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