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포천 백운산
산행코스 : 광덕고개~백운산 정상~삼각봉~도마치봉~향적봉 안부~백운계곡~흥룡사~백운계곡주차장
산행시간 : 9시 30분경 ~ 17시 무렵(7시간 30분 가량 ; 휴식, 식사, 물놀이 시간 포함) 이동시간은 5시간 7분
산행거리 : 10.2km
6시 50분에 천호역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일행 중 두 사람이 전철이 정전으로 멈추어 서는 바람에 약간 늦었다. 그래서 7시 10분이 지나서야 출발하였다. 가는 도중에 국도변에서 아침을 먹었는데, 두 사람은 아침을 안먹는 관계로, 한 사람은 아침을 먹고 온 관계로 7명만 밥을 사먹었다. 그런데 아침을 먹고와서 밥을 안 사먹은 사람이 나중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차를 타고 가면서 오늘의 산행코스에 대해 논의를 했는데, 오늘의 날씨, 일행들의 컨디션을 고려해서 백운계곡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한 산행계획을 변경하여 애초의 계획대로 광덕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백운계곡에 도착하니 도로는 이미 차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백운계곡을 지나 광덕고개로 향했다. 광덕고개에 도착하니 9시 20분이 약간 못되었다. 두 시간이나 걸린 셈이다.
그런데 날씨가 수상하다. 산에 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우리가 산행할 동안 비가 오지 않아야 할텐데. 각자 산행준비를 끝낸 뒤, 모여서 오늘의 산행코스에 대해 숙지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만약 비가 오지 않거나 많이 오면 원래의 산행계획대로 정상~도마치봉~향적봉~흥룡봉으로 가고, 약간의 비가 오면 향적봉~백운계곡으로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비가 약간 오면 흥룡봉 길은 바위가 미끄러워 위험하고, 비가 많이 오면 계곡 산행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산행들머리에 들어서는데, 빗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다들 베낭카버를 꺼내서 뒤집어씌웠다. 아직 우의를 꺼내입기는 그렇다. 9시 30분이 지나서야 산행을 하기 시작했다. 길은 육산이라서 푹신푹신하다. 그리고 능선길이라서 곳곳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준다. 내가 제일 후미로 올라가는데, 앞에 올라간 산우님들이 앉아서 쉬고 있다. 그런데 다들 그냥 멀뚱멀뚱 앉아서 손가락만 빨고 있다. 다른 산행 같았으면, 다들 먹을 것을 꺼내놓기가 바쁠텐데. 산행하는 산우님들이 많다보니 다들 눈치를 보느라 먹을 것을 챙겨오지 않은 것 같다. 10인분을 챙기자니 베낭이 무거워지고, 그렇다고 나 혼자 먹을 것만 챙기자니 다른 산우님들이 신경쓰이는 까닭이다.
11시12분경이 되어서 백운산 정상에 도착했다. 간식을 먹지 못해서 그런가, 아니면 아침을 사먹지 않아서 그런가 지기님이 점심타령을 하기 시작한다. 다른 산행 같았으면 1시가 넘어서야 점심을 먹을텐데. 다들 12시가 아직 멀었다고 더 가서 먹자고 달랜다. 지기님의 먹자타령에 결국 삼각봉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시간은 아직 11시 49분밖에 되지 않았다. 자리를 깔고 도시락 뚜껑을 여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일시 도시락뚜껑을 닫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지만 비는 금방 그칠 것 같지 않다. 일부는 빗물을 국물삼아 밥을 먹기도 하고, 일부는 우산을 쓰거나 우의 또는 윈드자켓을 입고 밥을 먹었다. 그래도 비가 쏟아지지 않고, 적당히 밥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와서 다행이다. 밥을 다먹고나니, 거짓말처럼 비가 딱 그친다. 점심시간 하나는 칼같이 잡았다.
점심을 마친 뒤 다시 산행을 시작하여 도마치봉에 도착한 것이 12시 56분경이다. 사방을 조망하려 하나 구름으로 가려져 조망은 거의 없다. 백운산은 조망이 괜찮은 산인데, 많이 아쉽다. 내가 제일 뒤에 내려가는데 왼쪽에 조망바위가 하나 보인다. 그 위에 올라가서 보니 조망이 끝내준다. 기암도 보이고, 저멀리 쌍봉낙타의 등처럼 생긴 가리산도 보인다. 오늘 산행에서는 유일한 조망지이다. 고함을 쳐서 저 밑에 내려가는 산우님들을 불렀더니, 몇 명만 올라왔다. 다들 사진을 한 장씩 박고 내려간다.
하산길은 급경사가 많다. 가득이나 아픈 다리, 조심조심하면서 내려간다. 아직까지 탈을 부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향적봉 안부에 도착하니 백운계곡으로 내려가는 길과 흥룡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산행코스에 대한 논의가 또 벌어진다. 계획대로 흥룡봉으로 가면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기 어려울 것 같단다. 여름산행인데 알탕은 하고 가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흥룡봉코스의 끝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잘 모르는 터라 흥룡봉코스로 가도 알탕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중지에 따라 계곡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계곡 곳곳에 알탕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적당한 곳을 골라 쉬기로 한다. 계곡에 몸을 담그니 살 것만 같다.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몸을 담그고 있어도 참지 못할 정도도 아니어서 알탕을 하기에는 아주 적당하였다. 한참을 쉰 다음 엉덩이가 떨어지지 않는 산우님을 독촉하여 다시 하산을 하기 시작한다.
계곡을 몇 차례 가로지르면서 하산을 한다. 비가 많이 오면 이 길로 하산을 하면 안될 것 같다. 이 코스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산행로도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 백운계곡은 유명한데, 산행로가 정비되어 있지 않다니! 한참을 내려오니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넓은 계곡에서 물놀이 하느라 사람들이 우글댔다. 우리가 산행을 하는 동안에는 사람을 보기 어려웠는데. 백운산은 산행은 하지 않고 물놀이만 하는 산인가? 다시 한 차례 계곡에 앉아서 쉬었다.
흥룡사에 도착하여 하늘을 보니 청명하기 그지 없다. 파아란 하늘의 구름은 온갖 모양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흥룡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5시가 약간 지났다. 이로써 오늘 산행도 무사히 끝났다. 아무런 탈없이 산행을 끝내준 산우님들이 고맙다.
<광덕고개에서 백운산 가는 길>
광덕고개의 쉼터
광덕고개
산행로 들머리. 9시 30분경 출발
백운산 정상
백운산 정상석. 11시 12분 도착
<정상에서 도마치봉 가는 길>
삼각봉 정상석. 11시 49분 도착
도마치봉 정상석. 12시 56분 도착
도마치봉 이정표
도마치봉 방향표지판
<하산하는 길>
하산길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기암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가리산
가운데 약간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가리산. 조망바위에서의 조망은 가시거리가 비록 짧기는 했지만 오늘 산행에서 유일하였다.
백운계곡 폭포
흥룡사 부도
흥룡사 부도
포대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