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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매일 미사 집전순서
11/15(금) 예수회 11/16(토) 의정부교구 등 11/17(일) 11/18(월) 상임위 |
2013_11_14_목 |
+++ 함께 해 주신 사제
주례 : 김일회 신부(인천교구 부평1동성당) 강론 : 오혁환 신부(인천교구 중2동성당)
인천교구 : 정연섭, 김일회, 장동훈, 이현수, 호혁환, 이승남 신부 예수회 : 박종인 신부 |
+++ 함께 해 주신 수도회
노틀담 수녀회 한국 순교복자 수녀회 성가소비녀회 예수 성심 전교 수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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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느님 가운데에 있는 것
강론
+ 찬미예수님
“하느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또 보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정말로 하느님 나라는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이곳에 참 오랫동안 있었습니다. 비가와도 더워도 추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관심 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여기에 있을까요? 있어야 할 터인데, 정말 없으면 어떻게 하지! 라는 의심도 듭니다. 우리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하느님 참 무심하십니다. 아무 말도 없으십니다. 우리가 이렇게 내가 이렇게 힘든데 아무 것도 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침묵” 하면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는 이 침묵이라는 말이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무엇인가 자기를 들어내야만 해야 하고, 어떤 문제에 대해서 척척 해결하고 대답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너무도 이해 안 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선천적으로 또한 후천적인 사고를 당해 평생을 장애로 살아야만 하는 아픔, 빈익빈 부익부, 아프리카의 굶주림. 대량 학살, 죄 없이 죽어가는 생명들. 이러한 현실에 대해서 우리는 늘 누군가 에게 답을 듣기를 원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에 누구도 답을 해 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 질문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답을 얻을 수 있을까요? 당장 답은 얻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침묵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당신의 뜻대로 우리에게 우리의 소망을 이루어 주십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기도를 들어 주실 수 있다고 의아하게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상대방에게 말을 들어주기 위해서는 우선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말을 하는 순간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오히려 상대방에게 자신의 말을 들어달라고 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하느님께서 모든 일이 일어날 때 마다 우리에게 일일이 설명을 하고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간섭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러면 우리의 모든 인간적인 의지와 이성은 아무것도 필요치 않습니다. 먹을 것을 주면 먹고, 안주면 굶주리고, 하느님이 죽이면 죽는 것이고, 하느님이 먹으라는 것만 먹고 살아야만 할 것입니다.
침묵이라는 것은 단순히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질문을 하나도 놓침 없이 듣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침묵은 기다려주는 것이고 인내해 주는 것이고 배려해 주고 모든 것을 덮어주는 것입니다.
이곳 대한문에서도 하느님은 침묵하고 계십니다. 무심하십니다. 그러나 그 침묵이 우리의 소리를 들어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하느님 가운데에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 의심하지 마십시오! 힘을 내야 합니다. 우리의 소리를 하나도 놓침 없이 들으시려고 하느님은 침묵하고 계십니다. 아직 하느님께서 침묵하고 계신다고 하신 것은 우리의 땀과 열정과 연대와 억울함을 들을 것이 더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멘.
1 16일(토) 돌아가신 24분의 위령제 지냅니다
오혁환 신부(인천교구 중2동성당)
쌍용차 해고노동자 이야기
문기주
반갑습니다. 문기주입니다. 지난 월요일 김정우 전지부장동지의 재판이 있었습니다. 그날 저는 남대문경찰서와 평택에 조사를 받으러 다녀왔습니다. 지금까지 5년의 시간 동안 사실 제가 별로 한 것이 없는데 경찰이 오라고 해서 갔습니다. 남대문경찰서는 엄한 질문을 하더군요. “ 너 집회에 참석했냐?” “참석했다.” “그렇게 한 것이 잘못이 아니냐?” “난 모르겠다. 난 정당한 우리의 주장을 위해서 참석했고, 경찰이 도로를 차벽으로 막아서 시민들이 불편이 컸던 것이지 우리로 인해서 불편이 컸던 것은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니까 경찰관이 인상을 팍 쓰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에 전자지문채취를 하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난 이것 안 하겠다. 죄인도 아닌데 죄인 취급 받는 것 같아서 안 하겠다. 정 받고 싶으면 영장 가지고 와라.”라고 말했더니 또 인상을 팍 쓰더군요.
그리곤 기차를 타고 평택에 내려갔습니다. 그 무시무시한 검찰청에 갔더니 영상기록실로 데려갔습니다. 일반적인 수사가 아니라 영상기록을 가지고 조사를 하더군요. 거기서 제일 먼저 이야기한 것이 “집시법 위반과 업무상의 이유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하면서 묻더군요. “철탑에 올라간 적 있느냐?” “올라갔다.” “집회신고는 하고 올라갔냐?” “철탑에 올라가면서 집회신고를 하냐?” “두 사람 이상이 모였기 때문에 집회신고를 해야 한다. 당신들 시위하러 올라간 것 맞지 않느냐?”고 말하더군요. “이제까지 살면서 철탑에 올라가면서 집회신고하고 올라간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그리고 설령 그렇게 집회신고를 한다고 서류를 들고 왔다면 너희가 그것을 받아주었겠느냐? 그러면서 집회신고를 안 했으니 불법집회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앞에 신부님 수녀님들이 모여서 하는 것은 집회신고가 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그 뒤에 앉아있는 저희는 집회신고를 안 했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대더군요.
화요일에 밀양 할매들이 올라오셔서 국회 앞에서 집회를 하고 여기 시청까지 걸어오시는데 마포서와 영등포서가 계속 길을 막더군요. 처음 막을 때는 그런가보다하고 참았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신촌로터리 앞에서는 오도가도 못하게 꽉 막더군요. 몸자보를 떼지 않으면 못 보낸다면서요. “일반시민은 보내주고 시위참가자는 못 보내준다며 저도 막더군요. 어떻게 나와서 뒤에서 보니 어떤 여성분이 마스크를 하고 경찰간부들과 작전회의를 하고 있더군요. 제복도 없이 은밀하게 회의를 하는 것을 촬영했더니 사복경찰이 와서 못 찍게 하더군요. 결국 한참 실랑이를 하고 보니 그들 모두가 경찰이었고, 그 여자는 위장을 한 마포경찰서장이었습니다. 위장을 하고 행진하는 우리들의 동태를 파악하고 경찰 진도지휘를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경찰이 떳떳하지 못하게 그런 짓을 하고 있습니다. 참 더럽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에 돌아가신 24분의 위령제를 지냅니다. 그리고 분향소를 평택으로 옮깁니다. 많은 분들께서 분향소를 옮긴다니까 저희가 대한문을 떠나는 줄 아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분향소는 공장 앞으로 가서 지금 현재 쌍용자동차가 5년의 시간 동안 24분이 돌아가시고 우리 해고자들이 거리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옮기는 것입니다. 이 대한문은 작년 4월 5일 우리의 문제만 해결하기 위해서 처음 자리를 만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노동자들, 시민들, 농민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우리의 문제와 상관없이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이 자기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유지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어떠한 상황에도 이어갈 것입니다.
비록 분향소는 평택으로 내려가지만 저희 쌍용자동차의 문제, 밀양의 문제, 강정의 문제, 그리고 다른 사업장들의 문제를 꾸준히 알리고 정부와 국회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할 것입니다. 그 동안 많은 우애곡절을 겪고 많은 내부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입니다. 조금 있으면 눈보라와 추위가 있겠지만 저희는 끝까지 이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