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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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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 새소식 스크랩 관광/여행 [강원/인제,고성] 옛 미시령의 가을, 폐쇄된 미시령휴게소 앞에서의 망중한
미시령에서 추천 3 조회 3,789 13.10.04 22:20 댓글 11
게시글 본문내용

길손은 미시령휴게소가 그립습니다.

미시령(彌矢嶺)

강원도 인제군 북면, 고성군 토성면, 속초시

 

이제는 폐쇄되어 철조망이 막아선 휴게소,

그 앞에선 미시령 비석은 묵묵히 섭니다.

가을 바람, 가을 풍경 넉넉한데,

허전함은 절경 조차 쓸쓸하게 만듭니다.

비록 불편한 길이지만... 그리운 옛 미시령길입니다.

 

 

강원도 인제군 방향

 

 

해발 826m, 조선시대에는 '미시파령(彌矢坡嶺)'이라 했습니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과 고성군 토성면의 경계에 선 고개, '미시령(彌矢嶺)'입니다.

산세가 험하고 길이 가파라 한때 폐쇄하였으나, 조선 성종떼에 다시 사용하였던 길입니다. 이 후 1950년 차가 다닐수 있도록 길을 닦았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공병단에 의해 관리되면서 군작전용으로 사용 되다가 1989년에 들어서야 왕복2차선으로 포장을 하면서 일반인에 개통 되었었습니다.

그리하여 한때는 수많은 행렬들이 이 고개를 넘어 동해바다로 향했었지요. 서울에서 오자면 십이선녀탕과 백담사, 고개를 넘어 울산바위와 흔들바위등 관광도로로서 명성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갈 곳 잃어 탐탁치 않은 고개길이 되어 버렸습니다. 2006년 5월, 고개바로 아래 미시령터널의 개통은 미시령의 옛 모습마저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이유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이유이겠습니다만, 미시령에 자리한 쉼터 '미시령휴게소'의 폐쇄와 함께 철처망으로 둘어 놓은 모습은 영 보기 꺼림직한 풍경이 못내 아쉽습니다. 어차피 알고 올라선 길이었으나, 막상 그 현장을 보고나니 공연히 울화가 치미네요. 미시령 터널의 관통으로 얻는 수입이 미시령휴게소의 존재를 사라지게 할 정도였나 싶은 아쉬운 마음에서 입니다.

하기사 겨울에 눈만 내렸다 하면 도로폐쇄에 2010년말부터 발생한 구제역의 여파로 사실상 출입이 통제 되어 유명무실한 휴게소였습니다. (주)미시령에서 무상임대하여 사용하다가 같은해에 종료 됨으로서 사실상 공중에 붕 뜨게 된것이지요. 거기다가 미시령터널의 4차선 확포장 공사로 인하여 정체 없이 인제와 속초를 드나들 수 있는 편안함으로 옛 미시령 고개는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와 같은 아나로그 몸뚱아리들은 아직도 이러한 구불구불한 길을 원합니다. 아마도 설악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미시령휴게소에 대한 사용을 원하고 있어 어떠한 식으로든 미시령휴게소를 다시한번 만날 수 있을수도 있다는 희망은 가지고 있습니다.

미시령휴게소, 다시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가을풍경 앞에서 구운 감자, 호떡, 뜨거운 커피한잔이 그립습니다.

 

   

 

저 산너머 어드메쯤이면 오세암과 그 뒤로 백담사가 넉넉하게 앉아 있을 것입니다.

 

 

미시령은 영서지방에서 영동지방으로 넘어가는 중간 관문입니다.

태백산맥을 넘어서는 고개중 남으로 대관령, 한계령, 중앙에 미시령, 북으로 진부령이 있습니다. 그 중 가을풍경의 으뜸은 당연, 한계령입니다. 우거진 수풀을 간직한 한계령의 가을은 정말 감탄하고도 남음이 있지요.

지난주, 한계령을 넘었었습니다. 그러나 밀려대는 차에 지친것도 그러하지만, 자전거 라이딩들의 떼빙은 정말 사람 환장하게 하더군요. 나름의 방법으로 가을을 즐기시는 그 분들께 뭐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운전하시는 분들께서는 정말 안전에 만반에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큰일 나겠다 싶습니다.

 

길손도 멋진 가을 풍경이 그리웠으나,

한계령으로 잘못 들어섰다가는 자칫 한참 남은 인생 조지겠다. 싶어서 오늘은 미시령으로 넘었습니다.

 

 

미시령 비석

 

'미시파령(彌時坡嶺)'

-택당 이식(澤堂 李植, 1584~1647)-

 

평소에 호시의 뜻을 품고서 사방의 험준한 길 두루 밟고 다녔나니,

남쪽으론 조령의 잔도를 넘고, 북쪽으론 마천령(磨天嶺)을 넘어도 보았어라.

그런데 뜻밖에도 동쪽 산골가는 길에 또 다시 미시령(彌時嶺)이 버티고 서 있다니

돌고 돌아 일백 굽이 건너야 할 강물이요, 일천 겹 에워 싸인 준령(埈嶺)이로세.

한 발 삐끗하면 곧바로 푸른 바다, 손을 들면 잡히나니 푸른 구름

처음에는 디딜 땅도 없을 듯 겁나더니, 하늘까지 오를 욕심 다시금 샘솟누나.

 

이제야 알겠도다. 예맥(濊貊)나라 이 동쪽에 따로 별세계가 감추어져 왔던 것을

여기저기 좀 실컷 구경하려 하였는데, 말 안듣는 허리 다리 이를 어쩌나.

때때로 접하는 기막힌 경치만으로도 속세에 찌든 얼굴 펴기에 족하도다.

다섯 걸음마다 한 번씩 뒤를 돌아보고, 열 발 걷고 나서 다시 멈춰 휴식하며,

삼일 동안 아침 나절 험한 비탈 올라, 사흘 저녁에 정상에 우뚝 섰어라.

거대한 바위에 발도 다쳤고, 깍아지른 낭떠러지 눈이 아찔했나니,

광대하도다. 미시령이여, 천기간에 그 무엇이 그대와 짝하리요.

 

수레를 돌렸거나, 마부 꾸짖었거나 모두가 충효심의 발로라 할 것인데

노모를 모신 이 길 무엇 때문에 깊은 골 뒤질 생각 거꾸로 한단말가,

 남은 인생 성명(性命)을 보전할 수만 있다면 자취 끓고 먼 산골로 들어가도 좋으련만,

바람결에 날려 보내는 나의 장탄식, 나의 이 길 과연 옳은 것인지.

 

 

 

 

예의 썰렁한 미시령,

여전한 것은 바람입니다. 그것도 몸 가누기 힘들정도의 세찬 바람이지요. 황량하다 싶은 고개에 철저망으로 그물을 쳐버린 휴게소의 모습은 을시년스럽습니다. 편안함과 빠름에 밀려 사라진 미시령휴게소, 한때는 고개를 넘으며 잠시 들려 와플 한조각, 커피 한잔은 꼭 하고 넘어가던 길인데, 오늘은 그냥 곁눈짓만 하고 길을 재촉합니다.

 

미시령의 풍경, 예전만 못하네요. 마음이 무거워서 일것입니다.

속초 시내를 바라보면 바람을 맞던 그러한 시원함이 아닌, 서늘한 한기가 서리는 바람에 길게 있고 싶지가 않네요. 그래도 시간의 흐름은 어찌할 수 없나 봅니다.

나무나 풀, 한계령에는 미치지 못하는 초라함이지만, 미시령에도 가을은 여지없이 찾아와 있습니다. 낮게 깔린 수풀들의 넘실거림과 맑은 날씨 속에서 보이는 속초와 앞바다의 조망은 정말 훌륭하지요. 속이 뻥 뚫리는 풍경,

이내 다시 미시령 휴게소가 그리운 이유입니다.

기대 보다는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미시령에도 가을이 왔음을 함게 하고 싶습니다.

 

 

모든 님들, 행복한 가을 되세요.

 

 

강원도 속초, 동해바다

 

 

미시령을 내려서면서..

 

울산바위

 

 

 

by 박수동

www.gilso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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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3.10.05 09:21

    첫댓글 몸과 마음이 저절로 힐링되는 곳! 가을 단풍이 매력적인 드라이브 코스, 강원도 미시령옛길! 울산바위를 바라 보면서, 차창문 활짝 열고 미시령의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면서, 울긋불긋 가을 단풍과 산들산들 가을 바람을 마음으로 느끼면서, 한적하게 드라이브를 즐겨 보세요. 올 가을엔 자연을 벗 삼아 꼬불꼬불 미시령옛길로 천천히 돌아 오세요!!

  • 13.10.06 11:27

    미시령옛길... 자연도 느끼고 터널 통행료도 아끼고... 1석2조!!

  • 13.10.06 18:07

    태백준령의 산세와 정취를 그냥 지나 가면서 구경할 수 있어서 좋지요. ^^*

  • 작성자 13.10.16 22:36

    꼬불꼬불 구절양장의 백두대간의 산세와 계곡, 그리고 병풍처럼 서 있는 웅장한 울산바위를 각도를 달리하며 바라 볼 수 미시령옛길... 만약 미시령옛길을 이용하기 위해서 터널통행료의 2배가 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해도 저는 기꺼이 꼬부랑 미시령옛길을 선택할 겁니다! ^^;

  • 14.05.09 11:47

    구불구불 첩첩산중이라야 진짜 강원도 분위기 나잖아... 언제 나와 둘이 손잡고 정처없이 이곳저곳 끝없이 헤매고 다녀 볼 사람은 쪽지 보내주삼 ㅋㅋㅋ

  • 작성자 13.10.06 13:43

    통상적으로 단풍의 절정은 산 전체의 80% 정도가 물들었을 때를 말하는데요.., 9월 말 대청봉에서 시작된 설악산 단풍은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빠른 기세로 산 밑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미시령은 10월 19일을 전후로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시령의 단풍은 자동차로 미시령 고갯길(미시령옛길)을 천천히 운행하면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13.10.11 11:36

    WoW~ 미시령 옛길의 단풍이 정말 곱고 이쁘네요. 다음주 속초에 갈 땐 미시령 옛길로 가야겠네요!

  • 작성자 13.10.12 14:54

    미시령터널이 개통되기 전, 서울에서 속초까지 가는 길 마지막에는 항상 미시령 휴게소가 있었습니다. 험준한 산길을 계속 오르다가 이곳에 다다르면 탁트인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감동과 함께 성수기에는 많은 차량과 사람들로 북적거렸던 곳입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차량들이 터널을 이용하기 때문에 미시령옛길에는 뜨문뜨문 관광객들이 몰고 올라오는 차들과 가끔 보이는 자전거 여행객들이 전부입니다. 기념품 가게와 간이 식당, 작은 찻집이

  • 작성자 13.10.12 14:57

    있었던 미시령 휴게소는 이제 폐쇄되어 철문을 굳게 걸어 잠근채 적막함 속에 잠겨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같은 단풍철에는 휴게소 인근 갓길에 여기 저기 차들이 세워져 있고 외설악의 수려한 단풍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가을 나들이를 위해 한나절 정도 여유가 있지만 산행은 부담스럽다면 미시령옛길을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합니다! 올 가을 속초에 오실 땐 잊혀진 옛길을 따라, 추억을 따라 한적한 미시령옛길을 천천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 작성자 13.11.08 17:50

    미시령옛길에서 바라본 설악산 울산바위 (2013년 11월 7일)

  • 작성자 13.11.08 17:52

    미시령옛길의 늦가을 풍경 (2013년 1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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