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간과 환경을 위한 조세와 재정』
저자 : 김유찬
출판사 : 에코리브르
발행일 : 2024년 11월 12일
이 책의 저자는 ‘김유찬’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의 조세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으로 2018년 4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제13대 원장으로 재직했다. 저자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며 경험한 조세·재정 정책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3부-09의 <부가가치세와 소비세> 부분이다. 왜냐하면 부가가치세는 일상생활에서 영수증 같은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소비세는 일반 소비세와 개별 소비세로 나뉘며, 일반 소비세는 부가가치세를, 개별 소비세는 담배 소비세, 교통·에너지·환경세, 증권거래세 등을 포함한. 소비세는 소득세에 비해 납세자들의 저항이 적어 재정 수입 확보에 적합하지만, 소비세 비중이 커지면 조세 체계 전체의 역진성이 강화된다.
부가가치세는 간접세로 납세자의 개인적 상황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고, 소득에 역진적인 세 부담을 부여하기 때문에 소득세와는 다른 소득 재분배 요소가 있다. 그 예시로 복수 세율 구조와 면세 및 영세율 제도가 있다.
부가가치세율 인상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저소득층이 소득 대부분을 소비에 할애하는 점에서 더 큰 부담을 준다. 이는 소득 역진성을 심화시키며, 전체 소비 수요 감소로 이어져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생활필수품에 경감 세율을 적용하는 복수 세율 제도가 있다. 이는 소득 분배의 역진성 문제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국의 부가가치세율은 10%로, 영국, 프랑스, 독일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며 실제로 납세자가 부담하는 세금의 비율인 실효세율도 낮다. 그러나 전체 세수에서 소비세 비중은 작지 않으며, 소득세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부가가치세율을 높이는 것은 소비세의 소득 역진성을 심화시켜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
면세와 영세율의 적용은 부가가치 체계에서 특정 재화를 과세에서 제외하는 방법이다. 면세 제도는 소비에서 나타나는 조세를 부담하는 능력과 관련해 부가가치세의 역진성을 바로잡는 정책적 기능을 한다. 영세율 제도는 매입 세액 공제를 허용해 최종 소비재의 부가가치세 부담을 없애는 제도이다.
그러나 면세 제도는 부가가치세의 명분과 정당성을 손상한다. 또한 면세 재화와 과세 재화의 공존으로 부가가치세 부과 절차도 매우 복잡해진다. 따라서 효율적이고 공정하면서도 제대로 기능하는 부가가치세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면세 대상 품목을 과세로 전환하되 여기에 경감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인 6부에서 저자는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책 전환 수준을 넘어 경제 발전 체계 자체에 대전환이 필요하다. 부의 편중은 심각하고 기회의 균등은 구호에 그칠 뿐 까마득하다. 또한 산업 생산은 지속적으로 늘고 소비도 확대되었으나 그 과정에서 지구를 황폐화하고 있다. 경제 체제를 공정하면서도 생태적인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전환기에서의 재정 정책 측면에서 저자는 국가 경제에서 재정은 중요한 기능을 한다. 따라서 과업 지향 재정 정책을 국정 운영의 중심축으로 삼아 재정 정책이 국가가 나서서 큰 재원을 투입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조세 정책 측면에서 저자는 세제 개혁에 기후 중립과 불평등 해소에 유효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재원 조달 과정에서 부 및 소득의 격차 해소는 사회 발전의 관건이며, 특히 소득세, 법인세, 종부세, 상속 증여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재정정책과 조세정책에 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책에서 경제 용어를 쉽게 설명해 주기보다는 경제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며 설명해 모르는 개념을 찾아보며 읽느라 다 읽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그럼에도 평소에 이름만 들어본 부가가치세, 소득세, 상속 증여세 등 여러 세금에 관한 이야기를 알 수 있어 유익한 책이었다.
특히 이 책은 올해 11월에 발행된 신간으로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시기의 최근 조세 및 재정 정책을 다뤄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알려준 점이 좋았다.
수업 시간에 재정 정책 부분에 대해 배우고 난 후, 이 책을 다시 한번 더 읽어보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