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양심' 와다 하루키의 착각... 윤석열 정부 잘못 봤다
김종성별 스토리 • 8시간 전
'일본의 양심' 와다 하루키의 착각... 윤석열 정부 잘못 봤다© 제공: 오마이뉴스
올해 85세인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일본의 양심'으로 불렸다. 1988년 8월 20일 자
4면 중간 기사는 도이 다카코 일본 사회당 위원장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한반도 전체에 대해 책임을 지고 청산해야 한다"라고 발언한 사실을 다루면서 와다 하루키를 거론했다.
기사는 "일본의 양심과 이성을 대변해 온 와다 하루키 교수처럼 일본은 과거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외치는 소리가 극소수의 일본 지식인 가운데 있었긴 하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오랫동안 일본의 양심으로 불려 온 와다 하루키 교수가 강제징용(노동자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최근의 생각을 밝혔다. 저서인 의 한국어판 출간을 계기로 서울을 방문한 그는 지난 1일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안에 관해 "위기를 피하기 위해 지혜를 낸 해결책"이라고 호평했다.
노예노동을 강제한 전범기업과 일본 정부를 대신해 한국 정부가 배상책임을 떠안는 이 방안에 대해 그는 "외교적으로 너무 큰 피해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피해 해결에 도움을 주는 방안이었다는 의미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이라고 평한 게 아니라, 일본과의 충돌로 인한 한국 외교의 피해를 회피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안이었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평한 것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측에서 뭔가 대응책이 나오기를 당연히 기대했을 것이지만, 기시다 총리는 '마음이 아프다'고 했을 뿐"이라며 "그렇지만 이제 와서 그만둔다고 할 수는 없다"고 윤 대통령의 처지를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 대해 그는 "딱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혜로운 해결책'을 냈다고 평가한 대목과 대비되는 언급이다.
와다 하루키의 착각
'일본의 양심' 와다 하루키의 착각... 윤석열 정부 잘못 봤다© 제공: 오마이뉴스
박진 외교부장관이 지난 3월 6일 '제3자 변제'를 선언하기 전에, 와다 교수는 이를 반대하는 성명에 동참했다. 시민운동가·학자·변호사·언론인 94명이 참여한 지난 1월 16일의 공동성명을 통해 "피고 기업이 사과도 하지 않고 보상으로 1엔도 내지 않는 방안은 해결이라고 부를 수 없다"며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과·배상을 촉구하는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그는 제3자 변제가 관철된 뒤에는 이를 '지혜로운 해결책'으로 평할 뿐 아니라, 징용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다는 인식도 함께 표시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피해자가 고령이고 별로 시간은 없다"면서도 "지금 해결을 요구해도 어려울 것"이라며 "긴 안목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문제의 해법은 이미 제시돼 있다. 전범기업이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이 2012년에 이어 2018년에도 거듭 나왔다. 하지만 그는 이 판결대로 하라고 주문하지 않고 '긴 안목'으로 처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