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은 사진이 없어서 삼일문고에서 사진은 가져왔네요.
2020년에 삼일문고에서 문학으로 만났었다. 당신들의 천국과 길 위에서로...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여서 매번 책꽂이에 얌전히 있었고 도서관에서 종종 봐서 제목은 알고 있었지만 손이 가지 않던 책을 읽어 볼 수 있었으며, 더 깊이 볼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며 덤으로 푸코에 대한 책도 몇 권 읽었다.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내오남불이라 요즘 대세가 되어버린 단어인데 궁금해서 강의를 듣기 전에 책을 먼저 읽었다.
아! 아!하며 읽다가 니체 [낙타, 사자, 어린아이]가 더 와 닿았으며 의 '신은 죽었다'라는 말이 획기적이고 사회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이론적인 것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천재들의 생각을 범인은 따라가기 힘들지하며 넘겼다. 이 책을 읽으며 번쩍하는 느낌과 함께 이 문장의 힘이 느껴졌다. 한편으론 정답이 없어지는 세상의 무게도 함께....
처음 들었을 때는 서양 철학책을 보는 느낌인데 공연을 보러 갈 걸 잘못했나, 재미없는 (이 또한 나의 내로남불이지만) 공연, 책 등과는 너무 거리가 있는 아빠랑 가서 많이 걱정 되었다. 혹시 내가 야구나 축구장 가 있는 느낌이랑 같으면 어떻하지 하는 생각 이 두 가지 생각이 왔다갔다 하면서 듣는데 강사분 '말장난 같죠'라는 말 빵빵 터졌다. 어떻게 아셨을까 하는데 본인도 서양의 책을 읽으면 똑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하셨다.
이 덕분에 책 읽기가 힘들고 철학자들마다 단어의 정의도 본인이 내려서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 이들은 주소를 적을 때도 우리랑 다른데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이니 당연히 하면서도 너무 힘들다를 연발하며 읽었다. 철학을 전공 하신 분들은 덜하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내로남불을 하지 않기 위해 나 스스로 나름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 보였다. 그때는 몰랐지만 ....
이번에 아이들과 독서동아리 수업할 때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조금 일찍 태어나서 너희들과 다른 세상에 살았지만 그래도 경험이 조금 많다보니 그 경험과 생각으로 이 책을 읽고 너희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어. 그러니 너희들이 다음에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읽어보면서 어 이 부분은 나랑 생각이 다르네, 이 부분은 같은데하는 느낌을 느껴봤으면 좋겠어. 이건 먼저 본 나의 느낌이니까."
마지막 수업에 '매번 종이 한 장으로 두 시간을 설명을 듣고 말하고 한다'하고 읽고 싶은 책이 있었냐고 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있었다는 말에 안도의 한 숨이 나왔었다.
인연이 되면 다음에 또 보자는 말로 끝내고 나왔다.
큰 아이들을 가르칠 때 갑자기 삼강행실도에 꽂혀서 배포한 이유는 뭘까? 그것도 그림으로 이 것으로 일어난 다른 일을 우리가 모르는 일은 없었을까? 너가 생각하는 것 중에 몇%가 너만의 생각일까 공익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배포되고 있는 많은 자료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을 많이 이야기 했었다. 책을 읽고 토론할 때도 자료를 어디서 찾았느냐 거기에서 너의 생각은 올바르다고 타인들이 주장하면 너의 생각이 아니면 어떻게 할 것이냐 등 아이들을 많이 괴롭혔던 기억도 떠올랐다.
이런 여러 생각을 하고 남편과 처음엔 이 내로남불로 많이 싸웠다. 처음엔 말로 하지만 둘의 감정만 더욱 나락으로 떨어져서 다음엔 답장 없는 편지를 많이 보냈었다. 언제 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가 불만이 있으면 이 사람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술을 먹고 와서는 '너는 우리 엄마처럼 나있는데 안해주는데'라고 하는 말을 듣고 속으로는 엄청 욕했다. 나이차이가 좀 있으므로... 하하하
하지만 이 또한 맞는 말 같았다. 그 후 한 발 뒤로 물러나서 보게 되었다. 포기인가? 하하하
어찌되었던 아직까지는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다.
나는 내로남불가 어느 정도일까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겠지라는 자화자찬을 하고 이 내로남불 덕분에 살아갈 때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즐겁고 유쾌한 강의였다.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엔 남편과 같이 간 가연이는 이 신나고 활기차고 재미있는 공연을 어떻게 보았을까 궁금해서 마음이 급했다.
- 어땠어?
* 피곤했어!
- 아니 이렇게 신나고 에너지가 만땅인 공연을 보고 피곤하다니 피로가 풀려서 와야지?
* 아니 피곤했다고
잉 웬 짜증이지 이해가 안되었다. 남편에게 물어도 별로라는 답변
도저히 이해가 얼마나 보고 싶은 공연이었는데 가연이와 신나게 즐기고 재미있는 추억만들라고 보냈더니 둘이 이건 무슨 반응이지 ...
* 엄마 다음부터는 공연이든 뭐든 엄마랑 같이가. 아빠는 일어서라고 해도 일어나지도 않고 박수도 안쳐서 내가 찔렀어. 그러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 들었어.
- 가연아 공연을 꼭 알아들어서 즐기는 건 아니잖아. 분위기를 보고 음악에 리듬을 타면서 즐기는거지. 그동안 엄마랑 가서 박수도 많이 치고 춤도 추면서 놀았잖아. 그러면 되는데..
* 그건 엄마랑이니까 가능한거지 너무 피곤했어.
아 실수였다. 역시나 내가 야구장이나 축구장에 관객이 별로 없을때 뭘하는 걸까 하며 멍하니 앉아있는 경험과 같았구나 그래도 관객이 많아 지면 응원하고 나름 즐기는데 이런 것이 어려운 남편을 보냈으니 어떻하지 22일도 일이 있어서 아빠랑 같이 청춘 금오천을 보러 가야할 것 같은데 갈려고 할지 의문이다.
이렇게 어네지 넘치고 재미있는 공연을 다른 일정과 겹쳐져서 눈물을 머금고 양보했건만 ㅠㅠㅠ 이런 결과라니 그래도 나름 좋은 경험들이었을 것 같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에 두 부녀는 이 공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궁금해지며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