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덕 : 역시... 유 사범이 중요한 차이점을 발견했어요.
태극도 중요하지만 태극을 지키는 괘 또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자. 그럼, 내가 무엇을 말하기 위해 태극에 대해 질문을 했는지 혹시 짐작이 갑니다.
정 현 :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 것을 잘 알지 못하고
미신이나 낡은 것으로 취급하거나 그 전통을 잘 지키지도 못하기 때문 아닌가요?
조문덕 : 맞습니다. 태극은 한인사상이고 우리의 얼, 정신입니다.
태극을 만든 고대 한인들은 자신들만 잘 먹고, 잘 사는 이기적인 사고가 아니라
국가와 민족주의를 벗어나 이 세상의 모든 인류를 이롭게 하고,
깨달음으로 향하는 부처의 세상으로 만들기를 원했습니다.
그 뜻을 이어받은 단군왕검이 '홍익인간 재세이화'를 온 천지에 표명했고,
그 고귀한 가르침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 지금까지 이어져 한인의식을 이어받은
인류들의 가슴에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뜨거운 열망으로 살아 숨쉴 수 있는 것입니다.
태극은 창조의 형상이고, 모든 만물의 시작입니다.
이런 대단한 태극을 국기로,
그것도 괘까지 사용하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란 말입니다.
아시겠어요?
높은 이상을 가지고 있었던 고대 조상님들이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주신 크나큰 선물에
우리는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다시금 태극과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 자손들에게도
다시 전달해줘야 하는 큰 사명이 우리 모두에게 남아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그 사상이 올바르게 세상으로 퍼져 나가고 실천했을 때 부정성에 물들고,
어둠에 지배당해 노예화됐던 인류들이 구속과 억압으로 부터 풀려나 영적인 자유와 해방,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게 됩니다.
잘 아시겠지요?
자, 그러면 태극이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국기로 사용된 것은 언제였을까요?
정 현 : 제 기억으로는 박영효라는 사람과 일행들이 고종 황제로부터
수신사(修信使)로 특명 받아(1882년 8월 9일) 일본으로 가던 중 배안에서
짧은 시간에 태극기를 만들게 됐다고 국사 시간에 배웠습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기를 제작했다는 사실은 명실공히 우리나라가 자주독립국가임을
일본에 알리고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고종황제의 투철한 의지란 생각이 듭니다.
조문덕 : 잘 맞혔습니다. 정현회원, 역사 공부를 아주 잘했군요.
그 당시 짧은 시간 안에 국기가 나올 수 있었던 원인은 태극이 우리 민족의 정서이고,
생활 자체였기 때문에 순식간에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태극기의 원형이 그 당시에 만들어졌습니다.
자, 이번에는 저 벽에 걸린 태극기의 형상을 한번 보십시오.
어때요, 유 사범, 정현 회원. 뭔가 좀 이상하단 느낌 들지 않아요?
한번 기운을 느껴볼래요?
도 영 : 매번 봤던 태극기라 그런 생각을 못해 봤어요.
음...좀 차갑다는 느낌일까요? 약간 불안하기도 하고, 뭔가 분해되는 듯한 그런 느낌이요.
원장님, 전에는 몰랐는데 태극기의 기운을 느껴보니 정말 기운이 이상한데요.
강한 듯하면서 편하지가 않아요.
조문덕 : 그것이 역(逆)으로 치닫는 기운, 파괴와 소멸의 기운입니다. 잘 보세요.
지금의 태극기는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으로 돌고 있지요?
이런 기운은 태풍처럼 강하게 소멸시키는 기운입니다.
정 현 : 정말요? 그게 사실이라면 하루속히 태극의 방향을 오른쪽으로 바꿔야겠네요.
조문덕 : 태극의 방향은 아주 중요합니다.
지금의 태극은 물질적인 기운과 소멸, 파괴만 강할 뿐, 영적인 에너지는 약합니다.
도 영 : 박영효라는 사람은 태극의 원리에 대해 몰랐던 걸까요?
어떻게 한 나라를 상징하는 국기를 만들면서 사전 조사도 없이
자기 맘대로 태극기 모양을 결정할 수 있는 거지요?
조문덕 : 자, 이걸 보십시오.
이것이 박영효가 수신사로 일본에 가면서 만든 태극기의 모양이고,
이건 박영효의 집에서 가보로 내려오는 태극기의 모양입니다.
어떻습니까. 모양이 사뭇 다르지요?
정 현 : 아니, 이럴 수가. 집안에서 가보로 내려오는 태극기는 오른쪽으로 회전하고 있는데요?
더구나 태극이 만나는 지점이 가로가 아니라 세로로 되어 있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원장님?
조문덕 : 박영효 집안(1861-1939년)에 내려오는 태극기가 진짜 태극기입니다.
또 고종황제가 데니란 미국인에게 하사했던 태극기(1883년)도 오른쪽으로 도는 태극기였어요.
그런데 박영효가 특명을 받고 일본으로 가져간 태극기는 왜 왼쪽으로 돌아야만 했느냐.
그 이유는 고종 황제의 밀명(密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종 황제가 태극의 방향을 왼쪽으로 돌려 서구 열강들의 침략으로 인해
기울어져 가는 나라의 국운을 빠른 시간내에 강하게 바꾸고,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강한 힘과 물질적인 힘, 나라의 부강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 정신이 지금의 태극기에 고스란히 담겨 왕권정치가 몰락하면서
대한민국이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게 되었고,
사람들의 정서도 정신보다 돈과 힘이면 된다는 물질의 기운이 강화되었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경제를 일으켜 세우고 6.25란 치명적인 전쟁을 겪으면 모든 것이 황폐해지고,
남아 있는 것이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우리는 꿋꿋하게 일어나
그 어느 나라에서도 이룬 적이 없을 정도로 빠른 시일 내에
경제를 일으키고 발전해 경제대국이었던 서양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연신 'Korea Wonderful' , '한강의 기적'이라 감탄하며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을 경이롭게 바라봤지요.
정 현 : 이웃 동남아 국가들이 개발도상국가들이 우리나라를 경제성장의 표본으로 삼아
그 기술력을 배우기 위해 지금도 많이 찾아오고 있잖아요.
조문덕 : 그렇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한쪽이 강해지면 상대적으로 다른 쪽이 약화되고 균형이 깨져 소리 없이 무너지게 됩니다.
우리가 먹고 살기 위해 아등바등 물질에만 신경쓰는 동안 정작 우리의 버팀목이고 지주였던
이 정신은 낙후되고 잊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한인들이 물려준 소중한 자산인 홍익인간, 재세이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내가 남보다 더 잘 살아야 되고,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얄팍하고 비양심적인,
파렴치한 부정적인 사고가 어느새 우리 속으로 전염병처럼 퍼지기 시작했단 말입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은 무시하고 짓밟거나,
인간성은 못됐지만 나에게 이득이 된다면 굽실거리고 아부를 하는 못난 소인배의 모습,
자국민은 무시하면서 외국인에게만 관대하고 그들을 선호하는 얄팍한 사고방식,
물질을 많이 가진 자만 대우받는 비뚤어진 사회,
그런 삶을 인생의 최고 가치라고 생각하는 비열하고 치졸한 의식들이 도대체 어디서 온 겁니까.
옛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지요?
우리 민족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서로 경쟁을 하다 같이 망하는 겁니다.
그 누구도 돌보지 않고 버려졌던 황무지 같은 곳을 생명이 넘치는 오아시스(Oasis)로 만드는
놀라운 근성이 숨어 있는 반면, 강자끼리 만나면 서로 물고, 죽이는
잘못된 이기심이 발동을 하기도 합니다.
온 민족을, 온 인류를 가슴에 품었던 사랑이 넘쳤던 그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단 말입니까.
나는 그 해답을 우리 태극기에서 찾았습니다.
태극기를 관하면서 태극의 잘못된 회전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하늘과 땅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지만 잘못된 태극으로 인해
한민족이 두개의 사상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내 가족이 둘로 나뉘어 적이 되어야 하는 민족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 대립과 아픔, 오해와미움, 의심과 분노,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가장 큰 아픔이고,
이를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숙원(宿願),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의 지난 모습들은 급변하는 시간속에 앞만 보고 달리느라 소중했던
우리의 문화유산들을 지키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얻은 것만큼 더 중요한 것들을 많이 잃어야 했습니다.
본래 태극을 둘러싸고 있는 건, 곤, 감, 리의 뜻은
하늘과 땅, 모든 것들이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며,
정 가운데 있는 태극은 인간을 의미합니다.
또한 건곤감리의 괘에 해당하는 사대 강국들은 한반도를 약탈하기 위함이 아니라
보호하고 도움을 주는 기운이었습니다.
그러나 태극(음양)의 잘못된 회전으로 인하여 한국을 지켜야 할 존재들이
오히려 서로 차지하고 이용하려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말았습니다. 그 모든 원인이 왼쪽으로 도는 태극의 기운 때문이었으며,
파괴와 소멸을 불러오는 회전의 역 에너지 작용에 숨겨진 비밀이 있었던 것입니다.
더구나 태극의 형상에도 무시 못할 문제점이 있습니다.
태극의 기분은 이태극이지만 우리 민족, 아니 한인의식을 가지고 있는 인류들은
이태극이 아닌 '삼태극'을 사용해야 기운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