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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스크랩 질병에도 짝이 있다.
산사랑 추천 0 조회 45 12.06.17 23:2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통하는 이야기 | 건강하게 100세까지

 

 

질병에도 짝이 있다

 

 

 

 

 

 

 

 

 

 

김철중 의사,
조선일보의학전문기자

 

 

 

 

 

회사 인사팀 송모(52) 부장은 최근 직장에서 시행한 종합건강검진에서 거의 모든 건강 수치가 줄줄이 악화된 것이 확인됐다. 지방간이 있고, 혈압은 고혈압 전(前) 단계이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했다. 공복 혈당도 작년보다 올라갔고, 복부 비만 판정도 받았다. 딱히 당장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상태는 아니지만 각종 성인병이 일시에 준동할 태세다. 송 부장에게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직장인들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이 같은 ‘멀티(multi) 성인병’의 몸통이자 배후세력은 ‘인슐린 저항성’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혈당(血糖)으로 먹고산다. 이 혈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다. 하지만 인슐린 효율성이 떨어지면 인슐린 양이 충분해도 세포는 혈당을 받아먹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세포는 세포대로 혈당에 굶주리고 뇌(腦)는 인슐린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생긴다고 판단해 인슐린 생산을 더 늘린다. 이렇게 효율성이 감소한 인슐린이 계속 늘어나면 동맥경화와 대사(代謝) 장애를 일으키고 암(癌)위험을 높인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음식으로 섭취한 혈당 활용도를 떨어뜨려 에너지 효율을 낮추고,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체내 지방 축적을 일으킨다. 건강검진 데이터에 따르면 이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 ▲지방간 ▲심장병 ▲고혈압 ▲통풍 ▲폐 기능 감소 ▲식도염 ▲ 담석증 등 각종 성인병에 씨줄 날줄 얽히듯 상호 관여한다.


5년 동안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을 관찰해보니 지방간이 있던 사람은 나중에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가 2.7배 높았다. 애초에 당뇨병과 지방간 둘 다 없던 직장인을 5년간 지켜본 연구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에게서 새로 지방간이 발생한 위험이 2.5배 높았다.


특별한 질병이 없던 1만5000여명을 5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서는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 수치가 높을수록 지방간이 많이 생겼다. 통풍과 지방간, 당뇨병 등이 인슐린 저항성으로 얽히고 설킨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담석증 발생을 높이는 데도, 역류성 식도염 위험을 증가시키는 데도 관여했다.

 


인슐린 저항성은 혈관 내피세포층 두께를 증가시켜 동맥을 딱딱하게 만들고 내경을 좁게 만든다. 이로인해 종국에는 심혈
관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 평소에 건강했던 406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은 혈관에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고 중성지방 수치도 높았다. 이런 현상은 체중이 정상인 사람에게도 일어났다. 같은 맥락으로 인슐린 저항성은 비만도와 상관없이 별도로 고혈압 발생 위험을 최대 60% 증가시켰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958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들이 폐활량도 감소했다.

 


이처럼 질병은 서로 짝지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검진 데이터에는 이런 짝 짓기 질병 통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시다시피 종합검진은 뇌ㆍ심장ㆍ간ㆍ소화기 등 신체 여러 장기 상태를 한꺼번에 체크한다. 이 때문에 어느 장기에 건강 위험 요인이 발견됐을 때, 이와 연관돼 다른 부위에도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짝짓기 연구’는 서로 다른 부위에서 질병이 나타나기 전에 위험 요인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짝짓기가 있을까. 우선은 지방간이다. 지방간이 심한 사람은 심장의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4배 높다.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으로, 이 동맥이 좁아지면 심근경색증·협심증 등이 생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큰 이들의 지방간은 체내 잉여 지방이 간에 쌓여 생긴 경우가 많다. 단, 술을 많이 먹어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은 이와 연관 없다. 지방간이 심한 사람은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목 부위의 경동맥에도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났다. 경동맥이 좁아진 경우가 많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관상동맥협착증

 

 

관상동맥 협착증이 있는 사람은 대장 폴립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대장내시경을 받는게 권장된다.

 

 


대장 폴립과 관상동맥질환은 형제지간이다. 대장내시경과 심장 CT를 같은 날에 받은 사람을 분석해 보니, 대장에서 폴립이 발견된 사람은 관상동맥질환에도 문제가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대장 폴립이 발견되면 심장검사를 받아보라고
하기도 한다. 폴립 환자는 심장병 발생 위험이 최대 2배 높다. 폴립의 크기가 클수록 위험도가 올라갔다. 고지혈증ㆍ복부비만 등이 심장병은 물론 대장 폴립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심장병과 뇌졸중은 한통속이다. 심장 CT에서 관상동맥 벽에 딱딱한 석회물질이 침착돼 있으면 관상동맥 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는 심장병 발생 위험 신호다. 이런 석회화(化)가 심한 사람은 뇌졸중 발생! 위험이 1.7배 정도 높았다. 심장병과 뇌졸중이 동시다발로 시작되고 있다는 의미다.


복부 비만은 배 안의 소장과 대장 사이 사이에 낀 내장 지방과 피부 밑에 쌓이는 피하 지방 때문이다. 내장 지방이 많으면 배불뚝이가 되는 이른바 남산형 비만이 된다. 피하지방이 많으면 뱃살이 늘어나 접히는 이른바 삼겹살형 복부비만이 된다.


복부 CT를 찍으면 이 둘의 양을 각각 측정할 수 있는데, 내장 지방이 더 많은 사람은 대장 폴립 발생 위험이 3배가량 높다. 내장 지방에서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 영향 탓이다. 반면 피하 지방이 많으면, 천식 증상이 잘 생긴다. 피부 밑 지방에서 유독 많이 분비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천식 유발에 관여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남산형 복부비만은 폴립 위험 그룹, 삼겹살형 복부비만은 천식 취약 그룹인 셈이다.


남산형 복부 비만은 역류성 식도염과도 단짝이다. 위 내시경도 받고, 복부 CT로 지방 양도 체크한 사람을 분석해 보니, 내장 지방이 많은 사람은 역류성 식도염 발생 위험이 60% 증가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장의 음식물이 위로 올라가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내장 지방이 많으면 위장에 압박을 가해 음식물 역류를 증가시키고, 내장 지방 호르몬들이 위와 식도 사이를 조여주는 괄약근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 흙사랑물사랑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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