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통고전극의 하나. 무용과 음악적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일본의 독특한 민중연극이다.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에 걸쳐 발생한 이 놀이는 전대(前代)에서의 노가쿠[能樂]의 음악적·무용적 요소와 기가쿠[伎樂] 및 엔가쿠[猿樂]에서 사용된 가면 대신 구마도리[일본 가부키 특유의 화장법]라는 짙은 분장에 관능적 내용을 담은 민중극으로 약 4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간 고전극으로서 이미 많은 양식화가 이루어졌으나 민중적인 성격은 아직 남아 있어 대중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처음 이즈모[出雲]라는 큰 절의 무녀(巫女)로 자칭한 오쿠니[阿國]에 의해 방담이색적(放談異色的)인 연기로 추어진 염불춤은 당시 후류[風流]라고 하는 민속무용의 일종으로서, 여기에 일반 민중의 선정적인 놀이가 가미되면서 전대 노가쿠 및 교겐[狂言] 배우들이 이에 합류하여 골계(滑稽) 촌극을 연출하자 이를 가부키오도리[歌舞伎踊]라고 명명하였다. 다시 남장한 유녀(遊女)들이 이에 합세하여 유녀 가부키가 형성되고, 이를 통칭 여가부키단[女歌舞伎團]이라고 하였다. 이들은 1629년 바쿠후[幕府]에 의해 풍기문란으로 금지령이 내려졌고, 이후로는 여가부키단 대신 잘생긴 소년으로 구성된 와카슈가부키단[若衆歌舞伎團]이 나왔는데 이들 또한 남색 취미로 폐단이 생겨 52년 금지령이 내려진 바 있었다. 이에 흥행주들의 탄원에 의하여 앞머리를 자르게 했던 성년배우에 의한 야로가부키[野郞歌舞伎]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로부터 무용 본위의 양식에 대사의 요소를 많이 취함으로써 가부키 희곡의 발생을 촉진하고 무대기구면에서도 히키마쿠[引幕]와 하나미치[花道]가 새로 발명되어, 겐로쿠[元祿, 1688∼1704] 연대에는 이미 연극으로서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게 되었으며, 작가 지카마쓰 몬자에몬[近松門左衛門]이 배출되었다. 연기면에서도 이때부터 사실적 방향의 연구가 진행되며 당시 무가(武家)의 생활을 묘사한 지다이가부키[時代歌舞伎]와 서민생활을 그린 세와가부키[世話歌舞伎]의 출현을 보게 되었고 전자에는 나미키 쇼조[竝木正三]·나가와 가메스케[奈河龜輔]·나미키 고헤이[竝木五甁] 등, 후자에서는 쓰우치 지헤에[津打治兵衛]·쓰루오 남보쿠[鶴尾南北]·가와타케 모쿠아미[河竹默阿彌] 등 많은 작가들을 배출했다.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후 연극과 극장의 개량운동이 전개되면서 1878년에는 신후극장[新富座], 89년 가부키극장[歌舞伎座]이 각각 신설되고 그 내용들도 역사물(歷史物)로 바뀌어, 다시 시대의 사회풍속물로까지 변해갔다. 그 뒤 신극개량 운동으로 새로운 서구식 신파극이 등장하자 가부키는 점차 고전화되었으며 일반 민중으로부터 멀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