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계품(入法界品) 8
서문
선남자여, 저는 널리 세간에서 갖가지 방소(方所)와 갖가지 형상과 갖가지 행과 이해로
가지가지 길에 죽고 태어나나니,일체 모든 길[一切諸趣]인 이른바 천신의 길과 용의 길과
야차의 길과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지옥,축생과 염라왕의 세계와
사람과 사람 아닌 등 이들의 일체 모든 길입니다.
혹 여러 가지 소견에 빠지고,
혹 이승(二乘)을 믿고,
혹 대승의 길을 좋아하는 이와 같은 일체 모든 중생들 가운데서
저는 갖가지 방편과 갖가지 지혜의 문으로 이익 되게 합니다.
이른바 혹 모든 세간의 갖가지 기술을 연설하여 온갖 공교한 기술다라니지혜를 갖추게 합니다.
혹 네 가지로 거두어 주는 방편[四攝法]을 연설하여 일체 지혜의 길을 구족하게 하기도 합니다.
혹 모든 바라밀다를 연설하여 일체 지혜의 지위로 회향하게 하기도 합니다.
혹 큰 보리심을 칭찬하여 위없는 도의 뜻을 잃지 않게도 합니다.
혹 모든 보살의 행을 칭찬하여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중생을 제도하려는 소원을 만족하게도 합니다.
혹 모든 나쁜 짓을 하면 지옥 따위에 빠져 여러 가지 고통 받는 일을 연설하여 나쁜 업을 싫어하게도 합니다.
혹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모든 착한 뿌리를 심으면 일체 지혜의 과보를 얻는다고 연설하여 환희한 마음을 내게도 합니다.
혹 모든 여래 응공 정등각의 공덕을 찬탄하여 부처님의 몸을 좋아하고 일체 지혜를 구하게 하기도 합니다.
혹 모든 부처님의 위엄과 공덕을 찬탄하여 부처님의 무너지지 않는 몸을 좋아하게도 합니다.
혹 부처님의 자유자재한 몸을 찬탄하여 여래의 가릴 수 없는 큰 위덕의 몸을 구하게도 합니다.
21, 변행외도(徧行外道)
- 제10 진실행(眞實行) 선지식 -
(1) 변행외도를 뵙고 법을 묻다
<1> 가르침에 의지하여 선지식을 찾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부동우바이에게 법을 듣고 일심으로 기억하여
가르쳐준 것을 모두 믿어 받고 사유하고 관찰하면서 점점 나아가
여러 나라의 도시를 지나서 도살라(都薩羅)성에 이르렀습니다.
해가 질 무렵에 그 성중(城中)에 들어가서 상점과 골목과 네거리로
다니면서 곳곳에서 변행외도를 찾았습니다.
강설 ; 선재동자의 선지식은 상대가 누구든지 가리지 않고\앞의 선지식이 지시한대로 찾아간다.
드디어 외도까지 찾아왔다.외도(外道)를 외교(外敎)ㆍ외학(外學)ㆍ외법(外法)이라고도 한다.
인도에서 불교 이외의 모든 교학을 일컫는다.종류가 많아서 96종이나 있다. 부처님 당시에 6종의 외도가 있었다.
본래의 뜻은 신성하고 존경할 만한 은둔자(隱遁者)라는 뜻이지만불교에서 보면 모두 다른 교학이므로 외도라고 한다.
<2> 공경을 나타내고 법을 묻다
성(城)의 동쪽에 산이 있으니 이름이 선덕(善德)이었습니다.
선재동자가 한밤중 쯤 되어 이 산꼭대기를 보니 초목과 바위에 광명이 환하게 비추어
마치 해가 처음 뜨는 듯하였습니다. 이것을 보고 나서 크게 기쁜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내가 반드시 여기서 선지식을 친견하는가보다.’라고 하였습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저가 들으니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치신다 하시니 바라옵건대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2) 변행외도가 법을 설하다
<1> 온갖 길에서 죽고 태어남을 보이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선남자여, 저는 이미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에 편안히 머물렀고,
이미 세간을 두루 관찰하는 삼매의 문을 성취하였고, 이미 의지한 데 없고[無依] 지음이 없는[無作]
신통의 힘을 성취하였고, 이미 넓은 문 반야바라밀을 성취하였습니다.”
“선남자여, 저는 널리 세간에서 갖가지 방소(方所)와
갖가지 형상과
갖가지 행과 이해로
가지가지 길에 죽고 태어나나니,
일체 모든 길[一切諸趣]인 이른바 천신의 길과 용의 길과
야차의 길과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지옥, 축생과 염라왕의세계와 사람과 사람 아닌 등
이들의 일체 모든 길입니다.”
<2> 온갖 법으로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다
“혹 여러 가지 소견에 빠지고,
혹 이승(二乘)을 믿고,
혹 대승의 길을 좋아하는 이와 같은 일체 모든 중생들 가운데서
저는 갖가지 방편과 갖가지 지혜의 문으로 이익 되게 합니다
혹 모든 바라밀다를 연설하여 일체 지혜의 지위로 회향하게 하기도 하며,
강설 ; 6바라밀은 보살수행의 바른 길이며 중생교화의 정범이다.
만약 보살이 상구보리하고 하화중생 하는데
이 6바라밀을 등진다면 그것은 보살의 길이 아니다.
혹 큰 보리심을 칭찬하여 위없는 도의 뜻을 잃지 않게도 하며,
혹 모든 나쁜 짓을 하면 지옥 따위에 빠져 여러 가지 고통 받는 일을 연설하여 나쁜 업을 싫어하게도 하며,
혹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모든 착한 뿌리를 심으면 일체 지혜의 과보를 얻는다고 연설하여 환희한 마음을 내게도 하며,
혹 모든 여래 응공 정등각의 공덕을 찬탄하여 부처님의 몸을 좋아하고 일체 지혜를 구하게 하기도 하며,
혹 모든 부처님의 위엄과 공덕을 찬탄하여 부처님의 무너지지 않는 몸을 좋아하게도 하며,
혹 부처님의 자유자재한 몸을 찬탄하여 여래의 가릴 수 없는 큰 위덕의 몸을 구하게도 합니다.”
“또 선남자여, 이 도살라성 중의 여러 곳에 있는 여러 종류의 남녀들 가운데서
저는 갖가지 방편으로 그들의 형상과 같이 나타내고 그들에게 알맞게 법을 말하거든
그 중생들은 저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서 왔는지를 알지도 못하지만 오직 듣는 이로 하여금 사실대로 수행하게 합니다.”
“선남자여, 이 성에서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는 것처럼 염부제의 여러 성과
도시와 마을의 사람이 사는 곳에서도 이와 같이 이익 되게 합니다.”
<3> 갖가지 외도들을 방편으로 조복시키다
“선남자여, 염부제에 있는 96종 외도들이 제각기 야릇한 소견으로 고집을 세우거든
저는 그 가운데서 방편으로 조복시켜 모든 잘못된 소견들을 버리게 합니다.”
강설 ; 변행외도 선지식은 사람에 대한 어떤 차별도 없이 법을 설하여 교화하지만 특별히 외도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외도들을 잘 가르쳤다. 당시 인도에는 육사외도(六師外道)가 있었고 다시 육사외도에서 파생되어 96종의 외도가 있었다.
육사외도(六師外道)란 석가세존 당시에 중(中)인도에서 가장 세력이 크던 6인의 철학자며 종교가의 교파(敎派)들이다.
(1) 부란나가섭(富蘭那迦葉)은 선악 행위와 그 보응(報應)을 부정하는 외도이다.
(2) 말가리구사리자(末伽梨拘賜梨子)는 운명론을 주장하였다. 불교에서는 그를 사명외도(邪命外道)라고 하였다.
(3) 산사야비라지자(刪闍耶毘羅胝子)는 궤변론(詭辯論),
또는 회의설(懷疑說)을 주장하였다.
(4) 아기다시사흠바라(阿耆多翅舍欽婆羅)는
유물론과 쾌락설을 주장하였다.
(5) 가라구타가전연(迦羅鳩馱迦旃延)은
유물론적인 주장을 폈다.
(6) 니건타야제자(尼犍咤若提子)는
기나교(耆那敎)를 편 사람이다.
96종외도란 육사외도에서 각각의 스승과 각각의
제자 15명씩을 합하여 말한 숫자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개략적인 수를 든 것이라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무종교인을 교화하는 것보다
이미 다른 종교를 믿고 있는 사람을 교화하는 것이어렵지만 그 효과는 더욱 크기 때문이다.
“염부제에서와 같이 다른 사천하에서도 또한 다시 이와 같이 하고, 사천하에서와 같이 삼천대천세계에서도
또한 다시 이와 같이 하며, 삼천대천세계에서와 같이 이와 같이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의 중생바다에서도
저는 그 가운데서 모든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서 갖가지 방편과 갖가지 법문과 갖가지 몸과 갖가지 말로써
법을 설하여 이익 되게 합니다.”
(3) 자기는 겸손하고 다른 이의 수승함을 추천하다
“선남자여, 저는 다만 이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行)만을 알거니와
저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몸이 일체 중생의 수효와 같고, 중생들과 차별이 없는 몸을 얻으며,
변화한 몸으로 모든 길에 두루 들어가 모든 곳에 다 태어나되 일체 중생들의 앞에 널리 나타나서
청정한 광명으로 세간에 널리 비치며,걸림이 없는 소원으로 온갖 겁에 머무르며,
제석의 그물 같은 모든 같을 이 없는 행을 얻어 일체 중생을 항상 부지런히 이익하게 하고,
항상 함께 거처하면서도 집착이 없으며,널리 세 세상에 모두 다 평등하여 ‘나’가 없는 지혜[無我智]로 널리 비추고,
크게 자비한 곳집으로 모든 것을 관찰합니다. 그러나 저가 그 공덕의 행을 어떻게 알며 말하겠습니까.”
(4) 다음의 선지식 찾기를 권유하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광대(廣大)요,
그곳에 향을 파는 장자가 있으니 이름은 우발라화(優鉢羅華)입니다.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습니까?’라고 물으십시오
그 때에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여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앙모하면서 하직하고 물러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