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감상.꽃이피는첫걸음 :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2013)
: 윈드보스
: 2016.4.17.
참 평범한 이야기로 마음을 잔잔히 감동의 물결로 뒤덮은 이 애니메이션은 최근에 만난 어떤 영화보다도 눈물나게 감동했던 애니메이션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는 만화주제들의 다양함과 독특함, 그리고 이야기거리가 넘쳐나는 그들의 상상력에 혀를 내두르게 되지만, 아주 평범한 한개의 일상을 가지고, 한 소녀를 통해 3대를 멋지게 연결해 내면서, 가슴 깊은 곳에서 눈물이 샘솟도록 하는 이야기는 반할 수밖에 없다.
멋진 로봇 이야기나 SF 이야기, 독특한 소재의 애니메이션만을 얘기할 수 없는 그들만의 감동이야기 구성은 타고 났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우리는 영화로도 실제 이야기를 주제로 해서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감동의 이야기를 이 애니메이션 한편으로 대신한다는 일본의 이야기에 대한 힘을 느끼게 됐다.
안타까운 건, 그들의 애니메이션 기술은 이미 이렇게 앞섰는데, 그들의 영화만 보면 왠지 낯설고 촌스럽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아무리 대작을 만나도 이런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그런 구성력과 생동력은 느껴지지 않고, 꾸며진 모습과 너무 판이한 형식표현에 수없이 실망하게 만드는 일본의 문화영역에 안타까운 생각마저도 든다.
헐리웃에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공하는 위력을 보이기까지 하는 일본의 기본 시나리오들이 왜 일본에서 영화로 만들면 그리도 허접해 지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 애니메이션은 그런 일본의 영화표현기법보다 월등하게 멋진 방법으로 내게 '와!!!' 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누워서 침대에서 보다가, 양 눈에서 눈물이 나오고 있는 자신을 느끼면서, '어라?' 하게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대단한 이야기도 아닌, 그냥 반항하는 한 시골의 여자애가 세상에 나갔고, 맞서 싸우지만, 결국 자신이 가장 싫어했던 그 엄마라는 존재의 대단함과 낳은 딸이 다시금 할머니께 와서 엄마를 이해하고, 세상을 배워간다는 잔잔한 일상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이 애니메이션의 탄탄한 구성력과 일본인 특유의 정신을 제대로 느끼게 해 주었다.
멋진 애니메이션이고, 접하게 된 행운을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