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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공청(洗耳恭聽)
귀를 씻고 공손하게 듣는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귀담아 듣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洗 : 씻을 세(氵/6)
耳 : 귀 이(耳/0)
恭 : 공손할 공(㣺/6)
聽 : 들을 청(耳/16)
(유의어)
영천세이(潁川洗耳)
세상을 피해 산야에 묻혀 사는 은자(隱者)라 하면 대뜸 중국의 허유(許由)와 소보(巢父)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친구 사이라는 이들은 실제 인물이라기 보다는 요(堯) 임금 때 살았다는 전설에만 나온다.
허요(許繇)라고도 하는 허유는 임금 자리를 맡아달라는 소리에 귀가 더럽혀졌다며 귀를 씻었다(洗耳).
속세를 떠나 나무에서 살았다는 소보는 그런 귀를 씻은 강물을 자신의 소에게 먹일 수 없다고 하여 상류로 끌고 갔던 사람이다.
이렇게 하면 귀를 씻는다는 말이 세상과 완전 담을 쌓은 고집불통을 연상하나 여기에 공손히 듣는다(恭聽)란 말과 결합하려 쓰이면서 귀를 씻고 남의 말을 경청한다는 뜻으로 변했다.
서진(西晉)의 학자 황보밀(皇甫謐)은 벼슬을 하지 않고 숨어 사는 학덕이 높은 선비들을 모아 고사전(高士傳)을 저술했다. 두 은자가 등장하는 내용을 보자.
패택(沛澤)이란 곳에서 살던 허유는 사람됨이 의리를 지키고 행동이 바르며 부정한 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는 사람이었다. 성군 요임금이 이런 훌륭한 사람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찾아가자 정치에 뜻이 없던 허유는 기산(箕山)이란 곳으로 숨었다.
요임금은 처음 허유가 겸손해서 그러는 줄 알고 다시 사람을 보내 구주(九州)의 장이라도 맡으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허유는 한층 역겨워하면서 산 아래의 영수(潁水)라는 강가에 내려가 귀를 씻었다(由不欲聞之 洗耳於潁水之濱).
이 고장에 은거생활을 하던 친구 소보가 송아지를 끌고 와 물을 먹이려다 마침 이 모습을 보고 연유를 물었다.
허유의 이야기를 들은 소보는 쓸데없이 떠다니며 명예를 낚으려는 행동은 옳지 않다고 나무랐다. 강물에 귀를 씻었으니 송아지의 입이 더러워지겠다며 상류로 끌고 가서 물을 먹였다.
귀를 씻는다는 말이 경청하는 뜻으로 바뀐 것은 원(元)나라 이후 잡극에서 사용됐다. 작가 관한경(關漢卿)이 관우(關羽)에 대해 쓴 단도회(單刀會)에선 ‘군후께서는 말씀하십시오. 소관은 귀를 씻고 경청하겠습니다’란 대사가 등장한다고 했다(請君侯試說一遍 下官洗耳恭聽).
듣기 싫은 이야기를 듣고서 바로 의견을 내친다면 그 조직은 발전할 수 없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두루 들으면 현명해진다는 겸청즉명(兼聽則明)이란 말도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 반대 측의 좋은 방안도 받아들여야 진정한 화합을 이루는 것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세이(洗耳)
세속에 물들지 않고 고결한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를 비유하는 말로 기산세이(箕山洗耳), 영수세이(潁水洗耳)라고도 한다.
진대(晉代)에 황보밀(黃甫謐)이 지은 '고사전(高士傳)'이라는 책의 '허유(許由)' 편에 나오는 말이다. '고사전'은 청고한 선비들의 언행과 일화를 엮은 것이다.
허유의 자는 무중(武仲)으로 양성(陽城) 괴리(槐里) 사람이었다. 그는 사리가 분명해 한 치도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는 선비였다. 허유의 성품을 높이 평가한 요 임금은 자신의 자리를 그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요 임금은 사신을 보내 허유가 은거하고 있는 기산(箕山)에 찾아가게 했다. 그런데 허유는 제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더욱이 임금이 그를 구주(九州)의 수장으로 삼으려 한다는 사자의 말을 듣자, 그는 '들으려 하지 않고 영수 가에서 귀를 씻었다(不欲聞之, 洗耳於潁水濱)'는 것이다.
때마침 그의 친구 소부(巢父)가 송아지를 끌고 와 물을 먹이려다가 허유가 귀 씻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그 까닭을 물었다.
허유는 소부에게 '요 임금이 나를 불러 구주의 수장으로 삼으려 하기에 그 소리가 듣기 싫어 이런 연고로 귀를 씻고 있었네(堯欲召我爲九州長, 惡聞其聲, 是故洗耳)'라고 말했다.
그러자 소부는 한술 더 떠 시큰둥한 표정으로 허유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네가 만일 높은 언덕과 깊은 계곡에만 거처한다면 사람 다니는 길과는 통하지 않았을 테니 누가 자네를 볼 수 있었겠는가. 자네가 일부러 떠돌며 그 명예를 듣기를 구한 것이니, 내 송아지의 입을 더럽혔구려(子若處高岸深谷, 人道不通, 誰能見子. 子故浮游, 欲聞求其名譽, 汚吾犢口).'
그러고는 '자네가 그런 더러운 말을 듣고 귀를 씻었으니 이 물도 더러워졌을 것'이라면서 그런 물을 소에게 먹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세이(洗耳)'를 실행한 허유나, 그런 말을 들은 것 자체가 문제라고 호되게 지적한 소부의 절개와 지조는 정치의 계절인 오늘 이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 洗(씻을 세, 깨끗할 선)는 ❶형성문자로 洒(세)는 동자(同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先(세)는 발을 내디뎌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지마는, 여기서는 발의 뜻을 나타낸다. 물로 발을 씻다, 물건을 씻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洗자는 '씻다'나 '설욕하다', '깨끗이 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洗자는 水(물 수)자와 先(먼저 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洗자를 보면 先자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先자는 사람의 머리 부분에 발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발을 강조해 그린 先자에 水자를 결합한 것은 발을 씻는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洗자의 본래 의미도 '(발을) 씻다'였다. 그러나 지금의 洗자는 단순히 '씻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洗(세, 선)는 ①물로 씻다 ②다듬다, 갈고 닦다 ③설욕(雪辱)하다 ④조락(凋落)시키다(초목의 잎 따위가 시들어 떨어지게 하다) ⑤대야(둥글넓적한 그릇), 그릇 그리고 ⓐ마음을 깨끗이 하다(선) ⓑ발을 씻다, 목욕하다(선) ⓒ경건(敬虔)한 모양(선) ⓓ편안(便安)한 모양(선) ⓔ추워서 떠는 모양(선) ⓕ큰 대추(선) ⓖ벼슬의 이름(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씻을 식(拭), 씻을 척(滌), 씻을 탁(濯)이다. 용례로는 옷이나 피륙을 물과 세제 또는 용제 등을 이용하여 깨끗하게 하는 일을 세탁(洗濯), 깔끔하고 품위가 있음 또는 말이나 글이 군더더기가 없이 잘 다듬어져 있음을 세련(洗練), 얼굴을 씻음을 세수(洗手), 얼굴을 씻음을 세면(洗面), 깨끗이 씻음을 세척(洗滌), 입교하는 사람에게 모든 죄악을 씻는 표로 시행하는 의식을 세례(洗禮), 자동차의 차체에 낀 먼지나 때를 물로 씻어 내는 것을 세차(洗車), 물에 타서 고체의 표면에 붙은 물질을 씻어 내는 데 쓰는 물질을 세제(洗劑), 깨끗하게 빨거나 씻음을 세정(洗淨), 부끄러움 따위를 씻어 버림을 세설(洗雪), 더러운 것을 씻어 버림을 세제(洗除), 쌀을 씻음 또는 씻는 그 쌀을 세미(洗米), 마음을 깨끗하게 함을 세심(洗心), 머리를 감음을 세발(洗髮), 다리를 씻음을 세각(洗脚), 물로 깨끗이 씻어서 검사함을 세검(洗檢), 빨래를 함을 세한(洗澣), 털을 씻음을 세모(洗毛), 눈을 씻음을 세안(洗眼), 발을 씻음을 세족(洗足), 간을 씻어 깨끗하게 한다는 뜻으로 마음을 청결하게 함을 세간(洗肝), 더러운 옷이나 피륙 따위를 물에 빠는 일을 세답(洗踏), 세례를 받는 일을 영세(領洗), 화초에 물을 주는 그릇을 화세(花洗), 물로 씻음을 수세(水洗), 일제히 씻어 냄이나 한꺼번에 싹 제거함을 일세(一洗), 깨끗이 씻음을 정세(淨洗), 머리를 빗고 세수함을 소세(梳洗), 양치질하고 세수함을 수세(嗽洗), 죄악을 깨쳐 마음을 깨끗이 함을 참세(懺洗), 상전의 빨래에 종의 발꿈치가 희게 된다는 말로 남을 위하여 한일이 자신에게도 이롭게 되었다는 말을 세답족백(洗踏足白), 남의 말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귀담아 듣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세이공청(洗耳恭聽), 가난하기가 마치 물로 씻은 듯하여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빈여세(赤貧如洗), 피로써 피를 씻으면 더욱 더러워진다는 뜻으로 나쁜 일을 다스리려다 더욱 악을 범함을 일컫는 말을 이혈세혈(以血洗血), 칼로 창자를 도려내고 잿물로 위를 씻어 낸다는 뜻으로 마음을 고쳐먹고 스스로 새사람이 됨을 이르는 말을 괄장세위(刮腸洗胃) 등에 쓰인다.
▶️ 耳(귀 이, 팔대째 손자 잉)는 ❶상형문자로 귀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한문에서는 귀라는 뜻 이외에도 ~할 뿐이다, 혹은 ~할 따름이다 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耳자는 '귀'나 '듣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耳자는 오른쪽 귀의 귓바퀴와 귓불을 그린 것이다. 耳자는 사람의 귀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귀의 기능인 '듣다'와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글자에서는 항아리나 솥과 같이 단순히 물체의 '손잡이'를 뜻할 때도 있다. 참고로 중국 고문(古文)에서는 耳자가 종종 '~일 뿐이다'나 '~일 따름'과 같은 어조사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곤 했다. 그래서 耳(이)는 ①귀, 오관(五官)의 하나 ②성(盛)한 모양 ③뿐 ④귀에 익다, 듣다 ⑤곡식이 싹나다 그리고 ⓐ팔대째 손자(孫子)(잉)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귀와 눈 또는 남들의 주의를 이목(耳目), 겉귀의 드러난 가장자리 부분을 이개(耳介), 귀와 코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이비(耳鼻), 귀에 생기는 병을 진찰 치료하는 의술의 한 분과를 이과(耳科), 귓바퀴를 이각(耳殼), 귀동냥으로 얻은 학문을 이표(耳剽), 몹시 떠들어서 귀가 먹먹함을 이괄(耳聒), 귀로 들음을 이령(耳聆), 귀가 먹음을 이색(耳塞), 귓바퀴가 뺨에 붙은 부분을 이근(耳根), 귀로 소리를 듣는 능력을 이력(耳力), 귀에 입을 대고 하는 말을 이어(耳語), 듣기만 하여서 알게된 학문을 이학(耳學), 귓속이 곪아 앓는 병을 이통(耳痛), 귀가 먹어 들리지 않음을 이롱(耳聾), 나이 60세를 이르는 이순(耳順), 참맛을 모른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단지 귀로 듣기만 하고 넘겨짚어 관찰을 할 줄 모름을 이식(耳食), 귀와 눈과 입과 코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이목구비(耳目口鼻), 귀로 듣고 눈으로 봄을 이르는 말을 이문목견(耳聞目見),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는 뜻으로 눈치가 매우 빠른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이시목청(耳視目聽), 담에도 귀가 달렸다는 뜻으로 남이 듣지 않는 곳에서도 말을 삼가라는 뜻으로 일컫는 말을 이속우원(耳屬于垣), 귀로 듣고 눈으로 봄으로써 일어나는 욕심 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욕망을 일컫는 말을 이목지욕(耳目之欲), 귀로 듣고 눈으로 봄 즉 틀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이이목지(耳而目之), 귀를 잡아당겨 얼굴을 마주하고 가르친다는 뜻으로 친절히 가르침을 이르는 말을 이제면명(耳提面命), 말의 귀에 동풍이라는 뜻으로 남의 비평이나 의견을 조금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흘려 버림을 이르는 말을 마이동풍(馬耳東風), 쇠귀에 경 읽기라는 뜻으로 우둔한 사람은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우이독경(牛耳讀經), 바람이 귀를 통과하는 듯 여긴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여풍과이(如風過耳), 제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뜻으로 얕은 꾀로 남을 속이려 하나 아무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엄이도령(掩耳盜鈴),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으로 바르게 타이르는 말일수록 듣기 싫어함을 이르는 말로 충언역이(忠言逆耳), 귀로 들어온 것을 마음속에 붙인다는 뜻으로 들은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여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입이저심(入耳著心), 귀를 귀하게 여기고 눈을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먼 곳에 있는 것을 괜찮게 여기고, 가까운 것을 나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귀이천목(貴耳賤目), 남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남에게 전할 정도밖에 되지 않는 천박한 학문을 일컫는 말을 구이지학(口耳之學), 들은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는 뜻으로 들은 말을 귓속에 담아 두고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언유재이(言猶在耳), 머리를 수그리고 귀를 드리워 엎드린다는 뜻으로 온순하게 맹종하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면수첩이(俛首帖耳), 콩알 두 개로 귀를 막으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소한 것이 큰 지장을 초래함을 이르는 말을 양두색이(兩豆塞耳) 등에 쓰인다.
▶️ 恭(공손할 공)은 ❶형성문자로 心(심)의 변한 모양이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밑(㣺=心, 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두 손을 마주잡다'의 뜻을 가진 共(공)으로 이루어졌다. 공손한 마음 가짐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恭자는 '공손하다'나 '받들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恭자는 共(함께 공)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共자는 양손으로 물건을 받드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함께'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본래 '공손하다'는 뜻은 龍(용 룡)자가 들어간 龔(공손할 공)자가 쓰였었다. 갑골문에 나온 恭자를 보면 용을 양손으로 떠받드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경배한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중국에서 용은 길상(吉祥)을 상징하는 존재로서 신성시됐었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용을 받드는 모습으로 그려져 '삼가다'나 '공손하다'는 뜻을 표현했었지만 소전에서는 글자가 간략화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그래서 恭(공)은 ①공손(恭遜)하다, 예의 바르다 ②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직분(職分)을 다하다 ③받들다 ④섬기다 ⑤높이다, 존중(尊重)하다 ⑥고분고분하다, 순종(順從)하다 ⑦조심하다 ⑧크다 ⑨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공경 경(敬), 공경할 흠(欽), 공경할 지(祗), 겸손할 손(遜), 공경할 건(虔)이다. 용례로는 삼가서 공손히 섬김을 공경(恭敬), 공경하고 겸손함을 공손(恭遜), 공손하고 온순함을 공순(恭順), 삼가 생각함을 공유(恭惟), 공손하고 삼감을 공건(恭虔), 공손하고 검소함을 공검(恭儉), 공손하고 부지런함을 공근(恭勤), 공손히 대접함을 공대(恭待), 공손하고 삼감을 공근(恭謹), 삼가 기뻐함을 공열(恭悅), 공손하고 말이 없음을 묵공(恭黙), 남을 높이고 자기를 낮춤을 뜻하는 말을 겸공(謙恭), 극히 공손함을 극공(極恭), 삼가고 존경함을 경공(敬恭), 삼가서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는 모양을 건공(虔恭), 공손하지 아니함을 불공(不恭), 온화하고 공손함을 온공(溫恭), 인정이 많고 공손함을 독공(篤恭), 지나치게 공손함을 과공(過恭), 다할 수 없이 지극히 공손함을 지공(至恭),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말을 공하신년(恭賀新年), 공손하면 수모를 당하지 않는다는 말을 공즉불모(恭則不侮), 언행이 공손하지 아니하고 건방지며 버릇이 없다는 말을 불공불손(不恭不遜), 공손한 태도가 없이 함부로 하는 말을 불공지설(不恭之說), 지나친 공손은 오히려 예의에 벗어난다는 말을 과공비례(過恭非禮), 주는 것을 물리치는 것은 공손하지 못하다는 말을 각지불공(却之不恭), 남의 말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귀담아 듣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세이공청(洗耳恭聽), 처음에는 거만하다가 나중에는 공손하다는 뜻으로 상대의 입지에 따라 태도가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전거후공(前倨後恭) 등에 쓰인다.
▶️ 聽(들을 청)은 ❶형성문자로 聴(청)의 본자(本字), 听(청)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귀 이(耳; 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呈(정, 청)의 생략형과 나머지 글자 덕(세우다)으로 이루어졌다. 소리가 잘 들리도록 귀를 기울여 듣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聽자는 ‘듣다’나 ‘받아들인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聽자는 耳(귀 이)자와 壬(천간 임)자, 悳(덕 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耳자에 두 개의 口(입 구)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의 말을 열심히 듣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후에 口자는 생략되었고 대신 눈과 심장을 그린 悳자와 壬자가 더해지면서 ‘보고(直) 듣고(耳) 느끼는(心) 사람(壬)’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획이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단순히 ‘듣는다’라는 뜻에서 ‘듣고 용서하고 살핀다.’까지 모두 표현하려다 보니 이렇게 다양한 글자들이 결합한 것이다. 그래서 聽(청)은 ①듣다 ②들어 주다 ③판결하다 ④결정하다 ⑤다스리다 ⑥받아 들이다, 허락하다 ⑦용서하다 ⑧살피다, 밝히다 ⑨기다리다 ⑩따르다, 순종하다 ⑪엿보다, 염탐하다 ⑫맡기다 ⑬마을 ⑭관청(官廳) ⑮염탐꾼, 간첩(間諜) ⑯이목(耳目)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소리를 듣는 감각을 청각(聽覺), 방송이나 진술 따위를 자세히 들음을 청취(聽取), 강연이나 설교 등을 듣는 군중을 청중(聽衆), 퍼져 돌아다니는 소문 또는 설교나 연설 따위를 들음을 청문(聽聞), 강의를 들음을 청강(聽講), 귀로 소리를 듣는 힘을 청력(聽力), 명령을 들음을 청령(聽令), 송사를 자세히 듣고 심리함을 청리(聽理), 듣고 봄을 청시(聽視), 소리가 귀에 들리는 범위를 청야(聽野), 이르는 대로 잘 들어 좇음을 청종(聽從), 죄의 고백을 들음을 청죄(聽罪), 몰래 엿들음을 도청(盜聽), 눈으로 봄과 귀로 들음을 시청(視聽), 남의 말을 공경하는 태도로 듣는 것을 경청(敬聽), 주의를 기울여 열심히 들음을 경청(傾聽), 듣기 기관의 장애로 듣는 힘이 낮아지거나 없어진 상태를 난청(難聽), 듣지 아니함이나 청하는 것을 들어 주지 아니함을 불청(不聽), 참여하여 들음을 참청(參聽), 소문을 들음 또는 그 소문을 풍청(風聽), 공손한 태도로 조심성 있게 들음을 근청(謹聽), 아무리 귀를 기울이고 들어도 들리지 않음을 청이불문(聽而不聞), 듣고도 못 들은 체함을 청약불문(聽若不聞), 길거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곧 그 길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는 뜻으로 거리에서 들은 것을 남에게 아는 체하며 말함을 도청도설(道聽塗說), 거문고 소리가 하도 묘하여 물고기마저 떠올라와 듣는다는 뜻으로 재주가 뛰어남을 칭찬하여 이르는 말을 유어출청(遊魚出聽),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는 뜻으로 눈치가 매우 빠른 사람을 비유하는 말을 이시목청(耳視目聽),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 보면 시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음을 겸청즉명(兼聽則明), 남의 말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귀담아 듣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세이공청(洗耳恭聽),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남을 꾸짖지 않음을 내시반청(內視反聽), 여러 사람을 거쳐 전해 오는 말을 들음을 전지전청(傳之傳聽)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