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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7일 새롭게 열린 한티가는 길 1구간을 서른 한 명의 어른들과 순례길을 나섰다. 삼덕성당 교육위원회와 데레사 신협의 공동 행사로 진행되고 단체 버스를 이용하고 중간 지점 금무봉 고사리 화석단지로 차량을 이용한 별도의 도시락과 추가 생수가 제공된 터라 큰 어려움 없이 약 10 km 구간 길을 천천히 걸어 5시간 30분이 걸려 1구간의 가실성당∼신나무골 성지의 숲길을 제대로 걸을 수 있었다.
서른 한명과 같이 1구간의 숲길 걷기는 ‘한티가는 길’에서 내내 묻고 있는 주제인 ‘그대로 어디로 가는 가?’와 함께 1구간의 ‘돌아보는 길‘에 대한 각자 자신에 대한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아울러 의외로 소나무가 많았던, 우거진 숲길 속에서 피톤치트와 함께 늦봄의 산 내음을 맡으며 걸을 수 있었던 힐링의 시간이 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함께 걸어가며 가장 못 걷는 이들을 위해 잘 걷는 사람들이 스스로 이들에게 맞추어 쉬고 간식거리를 나누며 서로 배려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나 스스로에게는 각박하게 살아가는 팍팍한 삶 속에서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과연 얼마나 되는 지?’를 물었다. 1구간 전체 여정 길을 안내해 가는 과정 속에서 나 스스로에게 “너, 어디 있느냐(Where are You) ?“라고 물었지만 나 스스로 여전히 ”예, 여기 있습니다.(Here, I am....)"라고 말할 수 없음에 머쓱해 했다.
바삭바삭한 5월의 햇볕이 내리쬐는 늦봄 속의 화창한 하루, 그리고 어느 듯 녹색 신록의 기운이 나무 줄기를 타고 한껏 녹색 잎으로 배어져 나온 탓에 그야말로 녹색 숲 그늘 속을 걸었다. 1구간의 숲길이 왜관 일반산업단지 뒤에 있는 금무봉에 연결된 왜관읍 낙산리 지천면 금호리를 경계 짓는 산줄기 속의 길이었고 이 곳에 이렇게 소나무가 많았나하고 의아해 할 만큼 피톤치트가 풍성한 소나무 숲길이어서 걷는 가운데 때로는 나무를 등받침대로 해서 쉬곤 했다.
전체 걷는 구간이 10km, 4시간 이상이라는 얘기에 미리 신청한 어른 몇 분들이 취소하기도 했다. 천천히 걸으면 걸을 수 있는데...... 아울러 전날 본당 사목평의회에서 본 행사 예정사항 및 여정에 대한 설명을 하자, 주임신부님께서는 “얼마 전 청년들이 이 길에서 모두 나가 떨어졌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씀을 하셨다. ㅎㅎ 그러나 걸을 수만 있다면, 평소 많이 걷고 걷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의지가 있고 발만 온전히 살아 있다면 각자 스스로의 격려에 의해 걷고 여기에 더해 안내하는 사람이 전체의 걷는 속도를 제대로 천천히 걷게만 한다면 충분히 우리 어느 높은 산도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본인의 지론.
유감스럽게도 우리 주변의 산행 습관은 높이와 거리, 그리고 걷는 속도와 종주 시간에 너무 함몰되어 있다. 그런 탓에 어느 산을 얘기할 때는 꼭 남자들이 군대 얘기를 젊은 날의 자랑스러운 무용담처럼 얘기하듯이 남녀 누구할 것 없이 ‘산꾼’이라는 이는 대부분 지리산, 설악산의 무슨 봉, 1,000m 이상의 산 이름을 먼저 꺼내며 몇 시간 만에 다녀왔다고 얘기하곤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주변의 지명과 산군들에 대해 묻거나 좀 더 세부적으로 그 산 속의 야생화나 계곡의 물줄기와 산줄기 흐름에 대해 물으면 제대로 얘기하는 이들이 흔치 않다. 여기에 더해 걷는 가운데 느꼈던 느낌을 묻는다면 ? 이에 대한 대답은 본인에게는 당황스럽게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또는 “쉽게 걸었다“라고 걸음과 산에 대한 느낌을 얘기한다.
3년 전인가, 그 당시 1 대리구 담당신부님이셨던 하성호 신부님께서 본당을 찾아오신 가운데 미사 강론 속의 당신의 산 얘기를 기억한다. 당신이 느끼는 예쁜 산은 바로 “가끔씩 마음의 쉼터로 지금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무태성당 뒤편에 위치한 함지산인데 그 때의 길과 저녁 노을, 주변 풍경이 무척 아름답습니다“라는 말씀이 나에게는 꽤 인상적으로 다가와서 그 이후 어느 날, 신부님 당신께서 말씀하신 함지산의 저녁 무렵의 모습이 궁금해서 아내와 함께 무태성당에 차를 주차하고 함지산에 올라갔다. 완만한 경사를 가진 오솔길 산길.....천천히 올라가며 가끔씩 뒤돌아 보는 여유를 가지고 망일봉에 올라서서, 이후 산마루를 따라 함지산 정상부로 걸어가는 가운데 바라보는 경계인으로서의 대구시 북구 지역의 함지산과 저녁 도시의 어울림, 여기에 더해 해질 무렵의 붉게 물들어가는 주변 풍경에 나로서는 하성호 신부님의 말씀에 그저 끄덕끄덕 할 수밖에 없었다. 동네 뒷 산도 예쁜 길임을......
가실 성당에서부터 신나무골 성지까지 걸어가는 ‘한티가는 길‘ 1구간에 대한 관심은 성당의 많은 분들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왜관 가실성당을 기차와 버스로 찾아가고 다시 신나무골에서 대구로 돌아오는 버스 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가고 싶기는 하지만 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들이 많았다. 그러나 데레사 신협이 본 행사를 주관하는 덕분에 이번 1구간은 전세 버스를 통해 편하게 여유있게 오고 갈 수 있었다.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자유스러움을 가져다 주는 행복이다. 참가자 대부분이 60세 이상의 어른 분들이었지만 천천히 몸으로 걸어가며 때론 급경사 오름 길에서 힘들어하고 내리막에서 조심하기도 했지만, 당신의 의지에 따라 10km를 스스로 걸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스럽게 감사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얘기한다. 아울러 가실성당 안에서 잠시 머물렀던 시간들과 함께 걷는 가운데 숨을 거칠게 내어 놓는 가운데서 문득문득 각자 자신을 자연스럽게 돌아보고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금무봉 고사리 화석산지에서 점심 식사 후, 세 분이 조심스럽게 중간에 포기할려고 하셨다. 다른 일행들에게 짐이 된다고 그러면서..... 그런데 가이드인 본인이 아닌, 동행하시는 분들이 모두 같이 가자고 권유하셨다. 여기에 더해 본인으로서는 이제부터는 더 천천히 걷고, 여전히 가장 못걷는 분들의 걷는 속도가 오늘 우리 모두 31명의 속도가 결정하는 척도가 된다고 말씀 드렸다. 그 덕분에 걷는 가운데 잠시 나마 걷는 우리는 시간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고 그 힘으로 모두가 1구간을 무탈하게 걸을 수 있었다.
대구에서 가실성당까지 40분 남짓한 거리. 경부고속도로 왜관 나들목을 통해 왜관산업단지를 통과해 낙동강변 도로를 따라 가실성당에 도착하다.
5월말의 가실성당은 여전히 예쁘다.
# 가실성당 (佳室 / 아름다운 집)
왜관 가실성당이 위치한 낙산리 일대의 천주교 복음전파는 1784년(한국 천주교 창립시기)으로 가늠되고 낙산리에 살았던 성섭이라고 불리는 한학자가 천주교 교리를 받아들임으로써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당시 유교 의식 및 제사의식과 배치됨으로써 유교사회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져 박해의 시작되고 1886년경까지 지속되었다. 그 이후 한불수호조약(1886년)이 수립되고 파리외방전교회의 하경조 신부(1894년 조선 파견)가 국내에 파견되어 1894년 6월 칠곡 지천 신나무골 거주하며 경북 북부지방의 전교활동을 하게되고 성당 물색을 하는 가운데 현 낙동강가에 가실 성당이 세워지게 되었다. 낙동강가 언덕위에 성당이 세워진 가장 큰 이유는 낙동강 수로를 이용하여 안동, 부산권역까지 전교활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1895년 본당 설립되었으며 계산성당 이후 가장 오래된 대구대교구 성당으로 1924년 9월 신고딕-로마네스크 양식으로 현 성전 봉헌이 봉헌되었다. 설계는 프와넬 신부(전동성당도 설계)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한 때 피정성당(드망즈주교)로, 그리고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의 임시 거처로 사용되기도 했다. 본당 내 색유리화(예수님 일생)를 유심히 살펴보면 뜻 깊은 시간이 될 수 있다.
출발 전 첫 출발기점 스템프를 찍다.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 분이셨던 탓에 성전 안에 잠시 머물다가 출발하기로 했다. 걷는 가운데 먼저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마음 가짐과 최근 자신을 다시 되돌아 보는 시간, 그리고 오늘의 출발을 위한 숨고르기.........
단체 기념사진을 찍은 후 가실성당을 나서다.
가실성당 마을을 내려와서 다시 잠시 숨고르고.. 노인분들이 대부분이어서 무조건 천천히 걷기. 가장 잘 못 걷는 분에게 속도 맞추어 주기.
아스팔트 길에서 이런 저런 얘기. 담소를 나누다. 걷는 것은 그 자체가 홀로 걷기가 우선이지만 때로는 같이 걸으며 부대끼며 걷는 것도 의미있는 일....
왜관산업단지 2-3단지를 연결하는 새 도로가 건설중이었다. 그 아래 터널을 벗어나서 사진 왼쪽으로 진행하면 1구간의 숲길,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임도길. 우리는 당연히 숲길이었다.
논에서는 농부 한 분이 모내기 준비에 한창...
가실마을 낙산리 왜관 3산업단지 옆을 따라 걷다.
5월말이지만 땡볕. 바싹바싹한 햇볕이 내리쬐는 날이었다. 그러나 마음만은 즐겁다.
숲길 입구로 접어들고..
그대 어디로 가는 가? 묵직한 물음은 길은 나에게 던져온다. 길에서 길을 묻다.
한티가는 길의 구성은 의외로 소나무숲길이 많다는 것. 특히 1구간이 더욱 많았다. 칠곡군 이 일대가 이렇게 소나무가 우거져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천천히 일행들 가운데서 때로는 같이, 또 다른 때는 혼자 걷기도 했다. 공상도 하고, 지난 주 일도 다시 생각하기도 하고... 그러나 걷는 가운데 이런 것들은 순식간에 잊는다.
무덤 옆을 지나 올라가고...
한 분, 한 분에게 걷는 의미는 무엇일까?
걷는 가운데 대부분 말이 없다.
걸은 지 30분 남짓. 그러나 쉬어가기로 했다. 어느 높은 산이나 장거리 산행이나 단거리 산행이나 첫 30분은 늘 힘들다. 마지막이 힘든 것처럼..... 왜 발품을 팔아 걸어야 하는 지? 그러나 늘 걷기는 역설적이다. 물 한모금의 소중함을 새삼스럽게 느껴보다.
5분 정도 숨고르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묵주를 들고 나름대로 기도하며 걸으시는 분도 있었고...... 한티가는 길은 걷기 좋은 길이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편안하게 이런 저런 생각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기도 했다.
솔잎 향기가 가득했던 5월말 토요일이 하루...
신협 직원 분들이 말미에서 수고를 해 주셨다. 이날의 유일했던 젊은 사람들이었다면....
오름길에서 다같이 천천히 올라가기.
드디어 1구간 숲길과 임도길의 합류지점에 도착하고.. 휴~ 크게 숨을 쉬고 간식거리 내어먹다.
금무봉 방향 길로 들어서며 이 곳에서도 다시 왼편 숲길과 임도길로 나뉘어지다. 어디로 가실래요? 선택은 자유.....
숲길로 진행하는 분도 있었고..
임도로 가시는 분들도 있었고.... 서로 옆으로 걸어가는 터라 쉽게 각각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숲길의 지속....
숲길과 임도의 만남. 이 날 땡볕이 내리쬐는 탓인지 임도로 걷는 분들도 모두 숲길로 들어섰다.
임도로 올라오고 계시는 분들... 천천히 올라오시라고 안내했다.
숲길로 접어들어 소나무숲에서 또 다시 휴식.. 소나무 숲이 우거진 탓에 5월의 야생화 구경은 강한 피톤치트 향으로 인해 포기했다.
이제 어느 듯 걸음 걸이도 모두 경쾌해진 듯.....
여럿이 걷는 가운데 말없이 묵묵히 걷다.
철탑 아래를 지나가기도 하고...
지속적인, 큰 경사를 가진 오름길은 아니었지만 지속적인 오름길에도 불구하고 의지로 잘 걸으셨다.
다함께 걷는 것은 때로는 속도감의 차이로 인해 피곤할 수도 있겠으나 분명 이 날은 잘 걷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위안이 되기도 했다. 배려였다.
70세를 넘으신 여자 어른 분이 오셨다. 초기의 숲길에서 잠시 쉬는 동안, 휴대폰 전화를 하다가 우리 일행들과 떨어져 약간 당황하셨다고 했다. 그리고 약간의 오버워크. 그 탓에 약간 힘들어하시기도... 신협직원(여자)의 아빠께서 같이 오셨는데, 부녀 두 사람이 이 분과 천천히 같이 걷기.
그리고 이 분을 위해 다 함께 좀 더 충분히 쉬고 가기로 했다. 일어서서 쉬는 대신, 마음껏 주저 앉아서 쉬기. 숲속 피톤치트 힐링의 시간... 가장 못 걷는 분들께서 출발하자고 할 때까지 우리는 기다렸다. 그동안 물 한모금 마시고,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어느 한 분께서 "오늘은 우리 각자 돌아보는 시간이 아닌가요?"라고 그러신다.
어른 친구 두 분의 동행.
전망데크가 눈에 들어오고.. 급한 경사길이어서 조심하기...
늦봄의 전망데크 쉼터. 화창한 날씨 덕에 멀리 낙동강을 손쉽게 바라보다.
금호리 일대를 너머 낙동강이 눈에 들어왔다. 영남의 젖줄..... 강에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똑딱이 카메라로 간신히 좀 더 클로저업~~
전망테크에서 조망 놀이.... 그리고 다시 길을 나서다.
전망데크에서 숲길과 임도의 갈림길. 이번에는 대부분 임도로 내려가고....
본인은 몇 분들과 가보지 않은 숲길을 선택했다. 임도로 가는 분들은 신협 직원분들에게 잠시 맡기고...
오솔길... 금무봉 일대는 거의 소나무숲길....
걷기에 그 자체로 좋은 길. 살아있음에,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똑 바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은은히 다가오는 바람에 대해 그저 고마워하며 걷는 길..... 오감과 관능의 초대.
전망 좋은 산마루를 지나가는 자리에 무덤이 들어서 있다.
묘지 아래로 멀리 지천면 금호리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때로는 숲길을 잠시 벗어나기도 하고...
그런데 이 길로 간 사람들이 몇 사람 있었는데, 천천히 걷다 보니 보이지 않는다. 잠시 총총 걸음....
앞서간 이들을 만났다. 앞에 가는 사람~~~~~^^
바람쉼터 60m 전.
바람쉼터 앞 임도로 내려서다. 임도로 내려서는 분들을 만나다.
바람쉼터에서 한참 쉬어가기.
이 곳에서 오늘 오신 분들과 이런 저런 인사. 레지오 동료들과 오신 분들도 있었고, 동네 친구들과, 혼자 걷기 좋아서 오신 분들도 있었고....
이제 잠시 땡볕 길... 어느 듯 우리는 초하의 문턱에 들어서 있음을 가늠했다.
비가 내리지 않는 가문 날씨. 그런 탓에 이 곳도 길 부근의 풀들도 갈증의 연속.
드디어 바람쉼터 임도의 끝. 더 이상 임도길은 허락하지 않는다.
다시 숲길로 접어들자 오름길이 시작된다.
어느 정도 점심 시간이 경과되고 가실성당으로부터 5km 이상을 걸어왔던 터이어서 어른 분들이 천천히 걷기를 원하셨다. 천천히, 쉬는 간격을 좀 더 자주 갖기로 했다.
느림의 미학. 뚜벅뚜벅 걷다보면 컴컴한 터널을 빠져나가게 되는 것처럼.... 다수의 침묵이 이어진다.
앞에서 선두로 걸어가는 이는? 오늘 걷는 길의 안내 중점은 선두의 속도 조절이었다.
때로는 내려서는 오솔길에 미끄럼질 주의 ! "조심하세요~~'라고 작은 소리로.....
앗 ! 오디 열매 발견~~
5월말, 6월초에 열리는 오디열매 맛보기. 잠시 입 안이 시커먼스로 변모하다...^^
계속적인 오름길..
다소 좁아진 산길... 어느 듯 이 곳은 참나무 위주의 활엽수 길...
숲길에서 다같이 선 채로 또 다시 쉬어가기...
오솔길은 여전히 예쁘다. 새롭게 단장한 한티가는 길을 조성한 이들에게 개인적으로 감사했다. 금무봉 일대 5부 능선길을 따라 걷는 산길.
급격하게 내려서는 길은 나무계단으로 되어 있었고...
더욱더 좁아진 산길로 있었고... 천천히 조심조심...
다시 쉬어가는 길.... 이제 힘든 가운데서도 여유가 생겨서 그런 지 서로 미소와 이야기.
가파른 산길... 이 때는 스틱이 유용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어떤 분은 스스로 떨어져 있는 나무가지로 지팡이를 만들었다.
다시 평판해진 길.... 그런 가운데 "배 고파요~"라고 그런다.
작은 개울가도 지나가고.... 가뭄이 아니면 이 곳은 작은 물길로 열려 있을 터인데...
드디어 앞서간, 신협직원 분들이 우리들의 민생고, 점심 도시락을 챙겨 기다라고 있었다.
개인 도시락 챙겨받고, 맥주와 수육도 제공받고.....시원한 얼음 생수도 별도로 받고......^^
나무 고사리 화석산지 일대에서 점심 식사를 다같이 하다.
# 경북 칠곡군 금무봉 나무고사리 화석산지
1962년, 나무고사리 화석이 있는 금무봉 지역 일대가 천연기념물 제146호로 지정됨(1925년 일본인 학자에 의해 최초 발견). 금무봉 나무고사리 화석은 약 1억 3,000만 년 전에 번성했던 고사리와 비슷한 잎을 가진 고사리 식물의 화석으로 잎은 고사리와 같으나 나무줄기와 가지가 있고 잎이 가지에 붙어 있기 때문에 나무고사리라고 한다. 예전에는 나무고사리 화석 줄기로 생각되는 검은 색의 암석 덩어리를 발견할 수 있었으나, 좋은 화석들은 이미 도굴범들이 채집해버려, 현재는 화석 채취가 불가능한 형편이 되었다. 최근 칠곡군에서 나무고사리 화석산지 일대를 표본 연구조사를 한 결과가 2015년 1월에 별도의 연구용역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더 자세한 내용은 개인적으로 알 수 없어 아쉬웠다. 이 곳에 안내판과 화석표본 그림이 새롭게 단장되어 서 있으면 좋지 않을까하고 가늠했다.
30분 정도의 점심시간.. 그리고 나무 고사리 화석 산지를 벗어나다.
이내 오름길의 시작.... 지그재그 오름길.... 제법 급한 경사 오름길이었다.
때로는 지그재그 길이외에 바로 올라서는 길도 있었다. 급한 경사로에 자신 있는 분들은 바로 올라서기. 그러나 대부분천천히....
점심 식사후인 터라 무조건 천천히 걷자고 했다.
어느 듯 금무봉 아래의 오름길에 올라서고...
이제 내림길로 내려서고... 그 가운데 잠시 쉬어가기. 나무에 기대어 서다.
무덤 옆을 다시 지나가고.. 연옥영혼을 위해 기도하다.
금무봉 아래 왜관읍 일반산업단지와 칠곡군 연화리 불동교차로와 연결되는 산속 임도(포장되어 있음) 길을 만나다.
임도를 횡단하여 다시 산길로 접어들며... 순례객 분들,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 !
이제 북동방향의 왜관읍과 지천면의 경계 산길을 따라 걷다. 어느 듯 길은 넓어져 있다.
멀리 철길 건너편 연화리 너머 건령산 일대의 산군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2, 3구간을 걸어본 분들은 건령산(금락정-여부재) 길에서 철길을 유심히 가늠해 보시면 될 듯.....
이제 본격적으로 연화리 연화역으로 내려서는 길..
연화리로 내려서기 직전 다시 휴식~~
연화리로 내려서고...
경부선 철길 옆을 따라 걷다.
철길 아래 터널 통과
그리고 4번국도 아래를 통과하기...
개울 가와 4번 국도 아래를 절묘하게 만든 길. 칠곡군에서 꽤 고민끝에 만든 길이라는 것을 나중에 들었다.
4번 국도를 건너 연화역 권역을 벗어나 연화 예술원 방향으로 들어오다.
금계국 만발.....
연화예술원으로 접어들기 직전의 그늘.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한 낮의 땡볕은 때로는 작은 그늘조차 고맙기도....
왼쪽으로.......
연화예술원 앞에서 숨고르기
어디쯤 가고 있을까?
이제 경부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고...
도암지 입구의 소나무 거송을 만나다.
이날 걸었던 분들은 "웬지 스템프 도장 한 개가 중도 포기를 하지 못하게 만드네~"라고 그러신다. 작은 즐거움....
도암지는 예쁘다. 연꽃이 피는 도암지.... 연화리라는 이름을 낳게 한 곳이라는데... 아직 제대로 된 연꽃을 보기는 힘들고.....
그늘막 쉼터에서 쉬기도 하고...
도암지에서 소나무에 기대어 쉬기도 하고....
한참을 쉰 후 도암지를 나서다.
웬지 도암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이른 아침과 저녁무렵의 도암지를 상상하면......
도암지를 벗어나 연화리 피정의 집과 마리아 상을 향해 들어가는 길....
땡볕과 오른쪽의 공장 지대.. 그리고 딱딱한 콘크리이트 길이 부담스럽다. 그늘 숲길의 고마움을 새삼스럽게 가늠하다.
다시 오디열매를 발견하다. 나도 이번기회에 맛보기. 제법 제대로 익은 달콤함.....^^
그 힘으로 걷다.
성모 마리아 상 앞에서.. 작은 기도.... 잠시 또 다시 잊어버렸던 것을 가늠한다.
예전 연화리 피정의 집 일대...
그러나 지금은 비워져 있다. 기웃기웃.... 이 곳 즈음에 하루 쉬어가는 곳이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고....
이제 신나무골 성지로 넘어가는 작은 오름길...
마지막 고비.. 그러나 끝은 쉽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천천히 올라오세요. 올라서니 산바람이 불어온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고마운 바람~~
이제 내려서는 길... 조심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제 신나무골로 내려서고..
얼마남지 않았음을 가늠한다.
신나무골 엘리사벳 집이 눈에 들어왔다.
엘리사벳 집은 공사중....
대구대교구 요람, 옛본당터에 도착하고....
본당터 집 마루에 걸터앉아 모두 스스로 대견해 하다.
한티마을에서 순교한 이선이 엘리사벳을 생각하다. 무엇이 당신을 당당한 죽음으로 나서게 한 것인가? 당신이 오고간 한티 길을 생각합니다.
본당터에 있던 신나무골 성지 스템프도 찍고, 이 곳에서도 마무리 '한티가는 길'용 신나무골 성지 스템프도 또 찍고.. 어느 분이 말씀하신다. "이 곳에서 찍지 않으면 오늘 한티가는 길, 1구간은 무효입니다(?) ~!"라고....
버스에 오르고 난 뒤, 대구로 출발......... 대구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몇 분에게 여쭈어 보았다. 오늘 어떠하셨는지요? 당장, "다음에 언제, 2구간 가나요?"라고 물어오셨다. 어떤 분은 처음에는 괜히 민페되지 않겠느냐고 미안함과 함께 당황스러워 했는데, 다같이 천천히 걸어준 덕분에 오늘 4시간을 걷게 되어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다같이 걷는 것은 소중한 것.... 개인적으로 다소 걱정하기도 했지만 이는 지나고 보니 기우였다. 당신들의 의지가 오늘의 걷는 힘의 원천이었음을......
혼자 또는 소수자들끼리 어울려 걷는 것과는 달리 여럿이 같이 길을 걷는다는 것은 산과 자연과의 침묵의 대화를 통해 뭔가를 얻는 것에 반해 자연과 숲, 나무를 소재로 한 다양한 대화와 지극히 원초적인 걷기(걸음, 땀, 지침, 쉬어가기....)를 서로에게 보여주며 또 다른 느낌의 서로간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대화와 이해에 대한 즐거운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면..... 또한, 잘 걷는 이들이 못 걷는 이들에 대해 배려와 이해를 통해 우리는 돌아보는 길을 걸은, '같이 걸은 사람들'이라는 소소한 공감대 형성할 수 있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에서 나 혼자 실없이 미소 지은 하루, 한티가는 1구간의 짧은 소감. 샬롬~
# 1구간 돌아보는 길 여정 요약
가실성당 출발(10시 7분) → 가실성당 시작 숲길/임도 갈림지점(10시 15분) → 숲길 입구/그대 어디로 가는 가?(10시 24분) → 숲길/임도 만나는 지점, 7부 능선(11시 7분) → 전망데크(11시 48분) → 바람쉼터(12시 1분) → 금무봉 고사리 화석산지(12시 55분) → 점심식사 → 연화예술원(14시 42분) → 도암지(14시 47분) → 성모상(15시 7분) → 신나무골 성지(3시 30분)
* 약 5시 30분 소요(점심시간 포함-화석산지) / 순례자 60세 이상 어른 / 천천히 걸음
이동교통편 : 전세버스 이용 이동
한티가는 길 1구간 : 돌아보는 길(가실성당∼신나무골 성지) 구간 지도 요약 :네이버 지도검색 색인
첫댓글 그 함지산 망일봉이 제가 종종 오르는 곳이어요. 한티이야기에서 그 이름을 만나니 반갑네요. 노을질 때도 한 번 가봐야겠어요.
함지산과 망일봉은 예쁜 산, 담담한 소박한 봉우리 그리고 넉넉함이 담겨 있는 오솔길....특히 노을 질 때는 또 다른 느낌으로....여기에 더해 요즘의 늦여름이나 초가을 약간의 선선한 바람이 불 때는 마실 나가는 기분으로 별 기대하지 않고 가 보시면 더 좋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