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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안동권씨(安東權氏) 원문보기 글쓴이: 權容鶴
★장례 준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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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그 이유만은 알 수가 없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따뜻한 체온으로 촉감을 나누던 그 사람인데 딸깍하고 숨넘어가는 순간 피부 닿는 게 싫어지고 손이라도 잡으려면 섬뜩하거나 꺼림직 해지기까지 하는 이유를 말입니다.
상제들의 울음과 덩달아 훌쩍거리는 문상객들의 비통함이 자박자박 내딛는 상두꾼들의 발걸음에 저승 가는 노잣돈으로 돗자리처럼 펼쳐집니다. 여한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한바탕 축원 같은 선소리가 끝나면 꽃상여,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고 있는 망자를 태운 꽃상여를 둘러멘 상두꾼들은 돌아오지 못할 그 황천길을 향해 자작자작 걸어갑니다. 대문을 나선 상여는 생전의 오욕칠정, 부귀명세 모두 놓아버리고 훠이훠이 장지를 향해 떠나갈 뿐입니다. 그렇게 길을 가다 도랑이라도 나오면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몸부림이라도 하듯 한바탕의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생전이야 마음대로 건네던 다리였지만 이제는 다시 건네지 못할 다리니 그냥 갈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이 다리는 웬 다린가' '어~허~어~허~'/'이승에서 맺은 악연' '어~허~어~허~'/'이승에서 쌓은 악업' '어~허~어~허~'/'남김없이 끊으라는' '어~허~어~허~'/'저승 가는 세심굔가' '어~허~어~허~'/'속세번민 인생팔고' '어~허~어~허~'/'벗어나는 해탈굔가' '어~허~어~허~'/'능파교간 극락굔가' '어~허~어~허~'/'이 다리를 건너가면' '어~허~어~허~'/'이제다신 못 올 텐데' '어~허~어~허~'/'애달고도 설운지고' '어~허~어~허~' 장지에 도착할 때까지 몇 십 분에서 한두 시간 정도 이렇듯 선소리와 상두꾼들의 후렴소리가 반복됩니다. 선소리에는 동지섣달 긴긴밤을 홀로 지새우며 청춘의 뜨거움을 홀로 식혀야 했던 청상과부의 한숨소리와 애환이 들어있을 수도 있고, 딱하고도 급급하기만 했던 홀아비의 궁상맞은 삶의 얘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착하게 살던 사람이 대접받으며 살아나갈 내세이야기도 들어있지만 악하게 살던 사람이 고통 받게 되는 저승세계 지옥이야기도 들어있습니다. 발원하며 돌이키고, 축원하며 영가의 명복이라도 빌다보면 상여는 어느덧 장지에 도착합니다. 지관이 잡아준 천하길지 명당에 좌향(坐向) 맞춰 반듯하게 파진 금정(金井)에 영가된 이가 들어있는 널을 조심스레 안장합니다. 그리고 흙을 다지는 달구(회다지)를 할 때 다시 한 번 선소리를 넣으면 선소리꾼 요령잡이의 역할은 마무리 됩니다. 선소리와 후렴구로 불러주는 삶의 노래, 망자의 노래는 한 사람의 그림자가 되어 모두의 가슴에 아름아름 내려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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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여소리 듣기 ※
※ 상여소리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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