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 복천박물관에는 많은 가야 철기들이 전시돼 있다. 중기 가야의 도읍을 동래로 추정할 만큼 많은 철기 유물들이 발굴됐는데, 이 철기를 만든 철의 산지는 어디일까.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이 철의 출처이다.
부산 지역에서는 흔히 모래에서 캐는 사철沙鐵을 이야기하지만, 울산의 달천 철광산이나 김해 생철리 철광산, 주동리 철광산 등이 고대국가 발전의 바탕이 된 점에 비춰 동래 분지에도 거대한 철광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래역 인근의 동래 야철지冶鐵址(철을 생산하고 버리는 작업 공정을 포함한 모든 제철 유적)를 보면 동래 분지에서 대규모 야철광 작업이 행해졌고 여기에 쓰인 철광석이 멀리서 오지는 않았다. 그 철은 부산진구(초읍동)와 연제구(거제동)의 경계를 이루는 금용산의 철이다.
금용산은 보통 '쇠미산' '쇠뫼산'으로 부르는데 쇠가 나는 산, 철광석이 산출되는 산이라는 뜻이다. 즉 금용은 쇠 금金에 솟을 용聳을 써 쇠가 솟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 지역에서 자란 옛 노인들은 이 산에서 쇳물이 많이 나왔다는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부산의 지질학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은 중생대 지형으로 각종 광산물의 보고라 한다. 얼마 전까지 황령산의 부산광산에서 금을 캤는데 금과 함께 유비철硫砒鐵(철황비소화 광물로서 비소의 가장 흔한 광석)이 많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신라 삼국 통일의 바탕이 된 울산 달천철광이 유비철이 함유된 양질의 자철광산磁鐵鑛山인데 <삼국지> '위지동이전'에서 말한 변진의 철이라 함은 김해와 울산의 철과 함께 부산 금용산의 철을 지칭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