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적 구성 개념에 대한 소견
맑스는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의 비율을 ‘자본의 구성’이라고 칭하고, 자본의 구성을 소재의 측면과 가치의 측면에서 고찰하며, 전자는 기술적 구성, 후자는 가치구성이라고 칭한다. 양자의 긴밀한 상호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자본의 가치구성이 자본의 기술적 구성에 의해 결정되고 또 기술적 구성의 변화를 반영하는 경우, 그것을 자본의 유기적 구성이라^고 부른다.”(자본1,836-837) 이때 자본의 ‘구성’은 각 개별 자본들에 적용되는 개념이다.
가치구성은 상이한 질을 지닌 소재들의 양을 동일하게 가치로 평가함으로써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의 비율을 명시하기 위한 개념이다. 이 비율은 이윤율을 계산할 때 중요하다. 예컨대 잉여가치율이 100%일 때, 자본 A의 가치구성 c : v = 1 : 1이면, 잉여가치 s는 1, 이윤율은 s/(c+v)=1/2이다. 자본 B의 가치구성이 c : v = 2 : 1이면, B의 잉여가치 s는 1, 이윤율은 s/(c+v)=1/3이다.
자본의 구성은 각 개별 자본에 적용될 수 있지만, 맑스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생산력발전과 평균이윤율의 변화에 관심을 두며, 이 경우 기술적 구성이 특히 중요해진다. 생산력의 발전에 따라 동일 노동력이 처리할 수 있는 생산수단이 커지는 일반적 경향과 이에 따른 평균이윤율의 저하 경향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적 구성의 요소인 생산수단과 노동력 자체는 이질적이어서 c : v = 1 : 1이라는 식으로 불변부분과 가변부분을 동일한 수량 단위로 표현할 수 없다.
유기적 구성은 기술적 구성을 가치구성과 연결하여 해놓는 개념이다. 즉 ‘기술적 구성에 의해 결정되고’ ‘기술적 구성의 변화를 반영’하는 가치구성인 것이다. 가치구성이기 때문에 예컨대 자본A의 유기적 구성은 c : v = 1 : 1 따위의 수치로 표현된다. 이것은 자의적 가치구성이 아니라 ‘기술적 구성에 의해 결정되고’ ‘기술적 구성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유기적 구성의 현실적인 바탕’(자본3,180)은 기술적 구성이지만, 유기적 구성은 가치구성과 마찬가지로 수치로 표현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다지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기술적 구성에 의해 결정되고’ ‘기술적 구성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말과 관련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우선 자본 A, B의 기술적 구성이 동일한데, 가치구성은 A의 경우 1 : 1이고, B의 경우 고가의 원료나 기계를 써서 2 : 1이라고 하면, 동일한 기술적 구성을 반영하여 A와 B의 유기적 구성도 동일한가? 동일하다고 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기적 구성은 수치로 표현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 동일한 값은 1 : 1인가 아니면 2 : 1인가? 이에 대해서는 답하기 어렵다. 오히려 자본 A의 경우 1 : 1이고, B의 경우 2 : 1이라고 말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기술적 구성을 비롯한 다른 조건이 그대로인데 B의 가치구성만을 1 : 1로 만들기 위해 불변자본을 1로 축소하여 원료나 기계를 줄인다면, 이는 기술적 구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가치구성으로 귀결될 것이다. 따라서 두 자본의 기술적 구성이 동일하더라도, 가치구성이 다르면 유기적 구성도 다르다.
이와 관련해 맑스의 다음 설명을 참조할 수 있다. “이윤율의 형성을 고찰할 때 본 바와 같이, 각각의 자본이 동일한 기술적 구성을 가진다 하더라도[즉 기계류와 원료에 대한 노동량의 비율이 동일하다 하더라도], 그 불변자본 구성분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구성을 가질 수 있다. 왜냐하면 원료나 기계류가 A의 경우보다 B의 경우 더욱 고가일 수 있기 때문이다.”(자본3,970-971) 여기서 ‘서로 다른 구성’이라는 말은 가치구성이면서 동시에 기술적 구성에 근거하므로 유기적 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기술적 구성이 변하지 않은 동일한 자본 A의 불변자본과 가변자본 가운데 어느 쪽이든 가치변화를 일으킬 경우 유기적 구성은 그대로인가, 변하는가? 예컨대 작년에는 c : v = 1 : 1이었는데, 가치변화로 인해 올해에는 2 : 1로 변한 상태로 재생산에 들어간다고 하자. 그러면 기술적 구성이 동일하므로 올해의 유기적 구성도 동일한가? 동일하다고 답할 수 있다. 동일하다면 1 : 1인가, 아니면 2 : 1인가? 1 : 1이라고 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변화한 가치를 감안하면 c의 소재적 분량은 기술적 구성에 필요한 것의 1/2만을 쓸 수밖에 없고 이러한 가치구성은 기술적 구성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다. 기술적 구성을 반영하는 가치구성은 2 : 1이다. 따라서 1 : 1이라는 구성은 유기적 구성이라고 할 수 없다. 유기적 구성이 되려면 동일한 기술적 구성과 함께 가치변화를 반영하는 2 : 1이 될 수밖에 없다. 상이한 자본 A와 B의 구성을 비교할 때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자본 A의 과거 구성과 현재 구성에서도 핵심은 가변부분에 대한 불변부분의 비율이다.
동일한 기술적 구성을 가진 자본(들)도 구성요소들의 가치가 다르거나 변하면 이에 따라 유기적 구성도 다르거나 변할 수 있다. 기술적 구성이 불변이면 가치구성과 무관하게 유기적 구성도 불변이라고 보면, 논리적 난점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정’이나 ‘반영’ 개념이 초래하는 혼선이다.
개별 자본에서 기술적 구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가치구성도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가치구성이 곧 유기적 구성은 아니다. 동시에 유기적 구성은 자본의 가변부분에 대한 불변부분의 비율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구성과 동일하지 않고 가치구성 개념과 결합하여 파악해야 한다. 이 경우 구성요소들의 상이한 가치 변화 비율만으로도 유기적 구성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원칙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 미세한 가치변동에 따라 그때그때 유기적 구성의 값을 일일이 달리 계산하는 것은 별 의미 없지만, 재생산과 이윤율을 고려할 때에는 가치변화에 따른 유기적 구성의 변화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다음 글에서 맑스는 가치변동과 기술적 구성의 변혁 모두를 이윤율의 균등화=변동과 관련짓는다. 즉 이윤율 s/(c+v)에서 s/v가 일정하면 c값의 변화가 결정적인데, 이때 c를 구성하는 소재의 변화(기술적 구성의 변화)만 아니라 가치의 변화(가치구성의 변화)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둘째의 예가 첫째의 예와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즉 A와 B 사이의 이윤율의 균등화는 둘째의 경우에는 기술적 토대가 동등하기 때문에 A나 B의 불변자본의 가치변동을 필요로 할 뿐이지만, 첫째의 경우에는 두 생산분야의 기술적 구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이윤율이 균등화되려면 기술적 구성이 변혁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자본3,185)
그런데 맑스의 근본적인 관심은 개별 자본의 이윤율 계산보다, 유기적 구성의 증대에 따른 평균이윤율의 저하와 자본축적의 한계를 이론화하는 데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유기적 구성의 전반적 증대의 현실적 근거를 가치변동보다는 주로 기술적 구성의 변혁, 즉 생산기술의 발전에 따른 c의 증대와 v의 축소에서 찾는다. 이러한 필요성으로 인해 그의 정식들에 혼선을 초래하는 표현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유기적 구성이 낮은 자본도 그 불변부분의 단순한 가치 증대에 의해[가치구성의 관점에서 보면] 유기적 구성이 높은 자본과 동등하게 될 수 있다.”(자본3,971) 이 경우 ‘유기적 구성’이라는 말을 기술적 구성이라고 바꾸면 의미가 더 명확할 것이다. 즉 가치구성이 동등한 두 자본이 유기적 구성은 다르다고 한다면 유기적 구성의 값 c : v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맑스도 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냥 ‘구성’인가?
첫댓글
출전: Fine and Harris, Rereading Capital
자료 감사합니다. 그런데 old values에서 평가되어야 한다는 Fine and Harris의 해석도 기술적 구성의 '반영'이라는 정의로 인한 혼선에 빠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적 구성을 반영한 c: v =1:1이라는 가치구성이 작년의 유기적 구성인데, 올해 기술적 구성의 변화 없이 가치변화로 인해 2:1로 바뀌는 경우에도 유기적 구성이 c:v=2:1이 아니라 1: 1이라고 한다면 올해 사업하는 관점에서 그 고정시점은 자의적이며, 유기적 구성도 이윤율 계산 등에서 무용지물이 됩니다. 올해에도 사업하려는 입장에서 c와 v의 비율은 1:1이 아니라 2:1이며, 이것을 기준점으로 삼아야 기술적 구성에 근거하는 가치구성을 만들고, 이에 따른 이윤율 계산도 나올 듯합니다. 자본구성의 변화는 가치변동과 기술혁신 두 요소를 모두 고려하는 것이 논리적일 듯합니다. 이는 기술혁신에 따른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 경향 문제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1. 통상적으로 가치 혹은 가격의 변동은 두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하나가 화폐(금) 생산 부문의 생산 조건 변화, 즉 생산성 변동이고, 다른 하나가 상품 그 자체의 생산 조건 및 생산성의 변동 때문이다.
2. 만일 자본 구성이 c: v = 1: 1인 노동 과정이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예를 들어 면화 10단위와 노동자 10명이 결합되어 면사 10단위가 만들어진다고 하자.
3. 이 경우 만일 화폐 생산조건의 변화로 인해, 다시 말해 금 채굴 과정의 생산성 증대로 인해 예전과 동일한 상품의 가치 표현 재료로 두 배의 금량이 요구된다고 하자.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화폐적 변동이므로 면화 및 면사 생산과정의 기술적 조건에는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우리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4. 반면 만일 투입물 면화 생산과정에서 생산성 변동이 발생하였다고 가정하자. 기후 여건이 악화되어 예전과 동일한 면화를 수확하기 위해 이전 기에 비해 두 배의 노동량의 요구된다고 하자. 따라서 면화의 단위당 가치 및 가격은 두 배로 증가한다.
5. 투입물인 면화의 생산조건이 변화하였으므로 면화 노동과정의 기술적 여건은 변화하게 된다. 이 경우 면화 생산의 기술적 구성은 하락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중요한 관심사는 다름아닌 면사의 생산과정이고 면사의 생산과정은 면화 생산과정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기술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 면화 가격이 두 배로 상승하였다고 해도 여전히 면사 생산과정에는 실물 면화 10단위와 인간 노동 10명이 투입되어야 한다. 투입계수의 변동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면사의 기술적 구성은 여전히 1:1 비율을 유지하여야 한다.
6. 면사의 기술적 구성이 1:1 불변이므로 면사의 유기적 구성이 이를 반영한다면 유기적 구성 역시 1:1이 되어야 한다. 유기적 구성은 통약 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치 및 가격 텀으로 표현되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구성을 반영하려면 기술적 구성의 비율을 여전히 유지하여야만 한다.
다시 기술적 구성의 '반영' 개념에 대한 논의로 돌아갑니다. 동일한 기술적 구성을 반영한다는 생각 때문에 새로 투입되는 자본의 가치구성을 1:1로 유지한다면 c의 실물은 과거의 1/2로 축소되는데, 이런 가치구성은 기술적 구성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반영하려면 가치구성이 2:1로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반영한 것이 유기적 구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가치구성이 기술적 구성을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반영하여 2:1로 만들 때 유기적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7. 다시 강조하건대 생산조건 혹은 생산성 혹은 기술적 여건의 변화는 투입물인 면화 노동과정에서 발생하였지 우리 논의의 포커스인 면사 노동과정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면화의 기술적 구성이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면사의 기술적 구성 및 이를 충실히 반영한 유기적 구성은 여기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물론 면사의 가치구성은 변화하겠지만.
8. 위의 사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9. 물론 면화 가격이 이전에 비해 두 배로 상승하였기 때문에 면사를 생산하는 자본가들은 예전과 동일한 기술적 구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면화 구입 비용을 두 배나 더 많이 들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구성 변화 효과는 면사 생산과정의 기술적 요건과는 독립적이며 따라서 면사 기술적 구성은 여전히 1:1을 유지하여야 한다. 동일한 양의 면사 생산을 위해 선대하여야 할 자본 가치량과, 동일한 양의 면사 생산을 위해 구성하여야 할 노동과 자본의 기술적 투입 비율은 서로 구분되어야 한다.
10. 이러한 결론은 요소 간 대체 가능성 문제와 관련된다. 통상적인 경우, 즉 요소 투입물 간의 대체 가능성이 존재하는 경우 면사 자본가는 면화 투입량을 줄이고 노동 투입량을 더 늘릴 것이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기술 가정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마르크스의 경우 기술적 대체가 불가능한 레온티에프 생산기술을 가정하기 때문이다.
https://blog.naver.com/73053936/80141441536 에 나오는 김수행 선생님의 설명도 기술적 구성 1:1의 비율을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 가치변동을 배제하는 방식입니다.(설명 자체에는 문제가 많아 보여 별도로 비판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기술적 구성의 불변자본량과 가변자본량을 통합하여 계산하는 방식이 가치구성과 별도로 이미 있고 그 값이 유기적 구성과 같게 나온다면 구태어 유기적 구성이라는 개념을 만들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기술적 구성과 유기적 구성이 동어반복으로 되기 때문입니다.
기술적 구성은 실물 텀이므로 합산이 불가하다. 이를 위해 가치텀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치 구성텀으로의 전환과정에서 기술적 구성으로부터 이탈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실물텀 상황을 잘 반영하면서도 합산 문제를 해결할 유기적 구성이 별도로 필요하다.
이렇게 정리하면 어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