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35. 개미
더운 나라에는 비교적 개미가 극성을 부린다.
5년 전, 처음 필리핀에 왔을 때 나는 뭔가에 물려 가렵다면 당연히 모기인 줄 알았다.
다인이가 와서 손 발이 뭔가에 물려 퉁퉁 부었을 때도 나는 으례 모기에 물렸다고 말했다. 의사가 개미에 물린 것 같다는 말을 했을 때 비로서 개미도 사람을 물 수 있구나 생각했었다.
처마 밑에는 여러 개의 구멍이 나 있었는데 개미귀신이 산다는 것이다. 개미가 가까이 가면 순식간에 툭 채어 구멍으로 들어간다고 하는데 며칠씩 눈여겨 보아도 나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제 개미가 지독한 줄은 잘 안다.
그런데 어느 날 정말 신기한 모습을 목격했다.
우리 빌리지 안에서 작은 개미가 줄을 지어 어디론가 대 이동을 하는데 그 길이가 수십 미터가 넘는다.
그 작은 놈들이 두 세줄로 섞여서 꼬물꼬물 끝도 없이 이어진다. 잔디 사이를 지나 벽돌 위를 지나 집 뒤로 돌아 담 옆으로 난 숲으로 길게길게 이어지는데 그 끝이 어딘지 찾을 수 도 없다.
간혹 나뭇잎이 동그랗게 말려 있다면 그건 개미집이고 그 안에 개미가 바글바글 들어 있다. 그 뿐 아니다. 큰 나무 줄기에 힘줄처럼 굵게 부풀어 오른 줄이 있으면 그것도 영락없이 개미 집이다. 손으로 잠시 뜯어내 보면 바글바글 기어나온다.
나무 의자나 나무로 된 가구들은 모두 자주 리스나 페인트 칠을 해 주어야 한다. 어느새 나무에 개미가 파고 들어가 밑에 소르르 소르르 나뭇가루가 떨어져 쌓이기 일쑤다.
븕은 갈색의 불개미는 더 무섭다. 골프장에서도 가끔씩 나무 밑에 서 있거나 구조물에 잠시 앉았다가 개미한테 물려 펄쩍 뛰도록 따가운 경우도 있다. 더운 나라에서는 개미도 참 강력한 적인 것 같다.
나무 줄기에 길게 붙은 혹이 개미집이다.
집의 현관 가장자리를 지나는 모습 (몇 달 전에 지나가서 이미 진하게 물이 들어있는 그 길을 다시 지나고 있다.)
비어 있는 앞 집의 현관 가장자리를 지나는 모습
개미가 잔디를 지나 블록 길을 이동하는 모습
개미귀신 집 구멍들
첫댓글 관찰역도 대단 하신 것 같아요.
아프리카 인가?
그 어느 곳의 흰 개미(?)는 큰동물도
순식간에 뼈만 남긴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