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0(화)
에제키엘서 33장~39장
(에제 34, 5)
그들은 목자가 없어서
흩어져야 했다.
흩어진 채 온갖 들짐승의
먹이가 되었다.
(에제 34,6)
산마다, 높은 언덕마다
내 양 떼가 길을 잃고
헤매었다. 내 양 떼가
온 세상에 흩어졌는데,
찾아보는 자도 없고
찾아오는 자도 없다.
묵상ㅡ
목자가 사라졌다.
양들이 어디로 갈지를
몰라 제 멋대로 가다가
흩어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목자가 양몰이를 하며,
휘파람 소리로 불러 모았던
양떼들이, 인도자를 잃으면
길을 잃는 것이다.
양들이 다 흩어져서
짐승들의 먹이가
됐는데도 찾아 올
생각을 안한다며,
주님께서 야단을
치시는 장면이다.
흩어진다는 말만
들어도 떠오르는
영상이 있다.
동물의 왕국이다.
양떼나 소떼, 또는
사슴 가족들이
무리지어 가는 장면이
등장하면, 평화로워
보이기도 하고,
저러다 사자나 치타
같은 포악한 짐승들이
나타나 공격당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감돈다.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나레이션을 하는 성우의
긴박해지는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온몸이
경직되며 마음까지 쫄깃해진
이때, 사자들이 한걸음씩
다가오며 양이나 소들을
위협한다. 그 중 한 두 마리가
두려워하며 동요를 일으키자,
몇 마리의 양들이 무리에서
이탈하여 사방으로 흩어진다.
누가 길을 인도해주는 것도
아니고, 어디 숨을 곳이
있어서 가는 것도 아니다.
곧 공격해올 것만 같은
어떤 위험에 대비해서
무의식적으로 몸부터
앞서나가게 되는 거다.
이러는 건 사람도 마찬가지!!
이렇게 되면 게임 끝,
사자들의 주도면밀한
계획이 이루어지는 거다.
흩어지게 하는것,
그래서 무리에서 이탈되어
홀로 약해진 상태로 만드는게
그들의 목표다.
무리에 섞여있으면서
가졌던 안전감이나
끈끈한 소속감이 사라지는
이순간, 사자들이 노리는 건
양들이 공포감을 느끼고
안절부절 못하게 하는 거다.
흩어지게 해놓고 단박에
쫓아가서 나꿔채는
발빠른 사냥,
무지막지한 적의 공격에
사냥감이 된 양은,
저만치 무리에서
무력하게 쳐다만보는
양떼들을 바라보며 죽어간다.
'얘들아, 나 좀 살려줘!'
기억을 더듬는 것만으로도
너무 안쓰럽고 불쌍해서
명치 부분이 아파온다.
아무리 자연의 순리에서
순환되는 먹이사슬 관계라지만
여린 생명이 목자의 보호도
못받고 죽어가는 것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런데 오늘 통독부분에선
양떼가 아니라 귀하디귀한
사람인거다.
약한 생명과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며,
우리 인간의 무관심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암시하는 것이다.
내 가족 안에서,
또는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힘없고 좀 부족하고,
가진게 없다는 이유로 내치고
밀어내서 결국 무리에서 견디지
못하고 흩어지게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 이런
경우에 걸맞을것 같다.
흩어지는 순간,
더 악랄하고 비인간적인
대상에게 잡아 먹히고
짓밟혀서 더이상 살아
남지 못하게 되는 일들
말이다.
왕따시키기,
불목하기,
분열시키기,
소외시키기
방치하기
기타등등,
약한 상대를 보호하고
인도하는 목자가 없어서
홀로 외면당한 채로
살아가는 이웃이,
내 주변에는 없는지
살펴보라고 말씀하신
거라고 생각한다.
주님,
당신께서는 언제나
일치와 화합을 강조하십니다.
이래서 그러신 거군요.
누구 하나 마음이
비둥그래져서 스스로
소외되거나,
부모자식, 형제자매간에
불목해서 흩어진
마음이거나, 서운하게
했다고 삐져서 바로
아웃시켜버리는 인간
관계를 맺고 있다면
주님 속을 썩이는 불효막심한
자식이겠지요.
모두 한마음이 되어
일치되고 화목해진
모습으로 한데
모아졌을때 우리는
주님께서 흩어진
자들에게 하셨던 말씀을
가슴으로 공감하게 되겠지요.
주님, 저희에게
연민의 정을 심어주시어,
길잃고 흩어진 양들에게
어진 목자가 되게 해주소서
하여, 주님 닮은 모습으로,
버림받고 아프고 외롭고
상처받아 흩어진 이들에게
다가가 사랑을 베풀고,
기도해주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으로 살게 해주소서.
(에제 34,16)
잃어버린 양은 찾아내고
흩어진 양은 도로 데려오며,
부러진 양은 싸매 주고
아픈 것은 원기를 북돋아
주겠다.
첫댓글 박지현 요셉피나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