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책 분과 장재열
과학문화NGO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우리 사회가 전통적으로 빈약한 분야가 있다. 과학적 소양(Science Literacy)이 서구에 비해 떨어지는 점이다. 대중의 과학적 소양이 바로 과학기술의 발전과 연계된다고 할 때 이는 가벼이 볼 것이 아니다. 모든 분야의 세계적 위상을 볼 때 노벨 과학상 수상이 한 번도 없다는 것과 연관시키기도 한다.
이에 대중이 과학을 이해하고 즐기는 풍토가 중요하다. 여기서 크게 이바지하는 것이 바로 과학문화NGO들이다. 이들은 각 고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대중과 호흡하고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정부 정책 수행을 지원하기도 한다.
한동안 이 NGO들이 비교적 활성화한 시기가 있었다. 2009년 11월 50여 개 과학문화NGO가 모여 한국과학문화 교육단체연합(과문연)을 결성했었다. 목적은 과학문화 활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각 단체의 역량을 키우자는 것이었다. 그 창립 취지문을 보자.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에 도전하려면 국민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과학과 대중, 과학과 사회 간의 심한 불균형이 존재한다. 이제 민간의 역량을 모아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시점이다.” 현재에서 보더라도 취지문은 과학문화NGO의 존재 가치와 역할을 정확하게 지적하였다.허지만 연합 활동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과 전 정부의 무분별한 예산 삭감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지 못했다. 과문연은 결국 2026년 5월 ‘한국과학기술문화소통학회’ 라는 단체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이 조직은 앞으로 연구와 문화사업 중심으로 커 나갈 계획이다.과학문화NGO는 과학기술을 대중에 접목하는 풀뿌리 단체다. 지난 30여 년간 그들이 전개한 주요 활동을 보면 ▲과학 열차의 운영 ▲지하철 과학 활동 ▲찾아가는 과학체험 활동 ▲자체 단체 역량강화사업 등이 있다. 이런 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민간의 창의성과 기동성이 적극 발휘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다행스럽게도 8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고경력 과학 기술인들이 과학문화 활동에 나서는 저변 인력으로 그 가능성이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이 과학문화 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면 과학문화NGO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이 틀림없다.
R&D의 한 축으로 인식해야
최근들어 유튜브 등 SNS의 부응에 맞춰 개인 과학커뮤니 케이터의 활동이 활성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과학콘텐츠의 생성, 다양한 분야 발굴, 전문성 축적 등이 이루어지려면 과학문화NGO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한 예로 2020년 이후 청소년을 위한 과학 체험 활동의 전개와 프로그램 운영이 침체에 빠진 것은 과학문화NGO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무엇보다 사회 변화에 신속히 적극 대처하는 전문적 역할을 하려면 단체나 기관의 기능을 가져야 할 것이다.
과학문화NGO에 전략적 지원해야
과학문화 활동의 핵심은 ‘정부와 민간의 과학관’, ‘한국 과학창의재단’, ‘문화NGO’이다. 이 3대 축이 자기 기능에 충실하고 서로 보완하며 사회적 자원을 확대해 나간다면 과학문화의 확산은 이루어질 것이다. 정부의 편협한 예산 지원, 전시성 사업 전개, 일관성 없는 과학문화 정책은 과학문화NGO의 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 요소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R&D 예산의 일정 부분을 국민을 위한 과학문화 사업에 투입하는 정책의 시행이다. 각 기관의 자체 홍보에 과학문화 사업비를 전용하는 것을 규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AI·기후변화·국가간 대립 격화 등 대격변 의 시대를 맞은 것은 과학문화NGO 들의 역할 강화가 중요함을 인식하게 만들었다. 민간이 과학문화 활성화에서 주체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절실하다. 과학문화의 활성화도 정부의 R&D 추진에 포함되는 주요 부분임을 강조하고 싶다.
필자소개
서울대학교 과학교육학과
중앙일보 과학부장
한국과학언론인회장
과학기술문화협동조합 이사장